나는 혜화동 한옥에서 세계 여행한다 -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안방에서 즐기는 세계 여행 스토리
김영연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울시 종로구 혜화로 12길 36은 1940년부터 토지대장 기록이 있다.그 당시,경북궁 주변 동네를 정비하느라 궁정동 가까이 있는 허술한 집들을 없앴다.혜화동에 있는 이곳은 동촌인 셈인데,철거민들을 이 부근으로 이주시켰다. 그래서 북촌에 비해 늦게 지어졌다. (-15-)


쿠미코 씨가 개량한복을 샀다.이번에 함께 온 일본인 친구와 나란히 한복을 실내복으로 입었다.친구에게 직접 한국문화와 한국어 공부를 가르친다.한국어를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한국어를 할 수 있으니 한국에 오른 것이 늘 즐겁다고 한다. (-131-)

이제는 남들과 밥을 먹으니 그들이 식구다.갓 지은 따뜻한 밥을 식구가 같이 먹는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작은 행복이 우리 삶에서 사라졌다.모든 가족이 옹기종기 밥상 둘레에 모여 앉아 아침을 먹는 풍경,저녁이 있는 풍경을 상상해본다. (-223-)


이제는 사람을 만나서 잠시 보고만 있어도,잠시만 마음을 열어도 ,보일 것, 안 보일 것이 대개는 보인다."그래 이제까지 잘 살아왔다"라고 어깨를 감싸 안고 싶은 인생이 어디 한둘이었겠는가?인생의 짐을 잔뜩 지고 온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다 해아릴 수 없다.나 도한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라 모두를 특별한 인연으로 만들지는 못했지만,마음 한구석이 짠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는 고풍스러운 한옥집이 있었다.80년 역사를 지닌 한옥집은 김영연님이 오기 전까지만 하여도 방치된 ,토지대장만 존재하는 흉물스러운 공간이었다.그 공간은 원래 김태길 서재였으며,저자는 나름대로 한옥집 안주인으로 집을 꾸미게 된다. 10년동안 먼지를 털어내고, 집을 꾸미고,한옥집 서까래를 고치면서, 자신만의 공간을 창출하기에 이르렀다. 전문적이지 않지만,살림이 서툴지만,한옥집이 가지고 있는 한국인의 정서와 전통을 심어나가게 된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이야기를 담아가고 있었다. 남다른 공간을 해외 숙박 앱 에어비앤비에 올리고, 한국을 체험하고 싶은 외국인들이 늘어나게 된다. 한국어를 배우고,온돌을 느끼고, 김장 김치를 담그는 법,김영연님은 겨울철 눈을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외국인들을 위해,겨울이면 일부러 눈을 남겨 놓고,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다.


온돌을 느끼고, 사람들간의 열린 공간을 창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다만 김영연님께서 사람을 좋아하기에 그들을 따스하게 맞이 할 수 있었다.경계가 사라지고,공간의 틈이 줄어들면서, 그들과 더불어 함께 열린공간을 만들어 가게 된다. 인터넷에 올라온 정보만으로 게스트하우스 문을 두드린 외국인도 있었다.주변 공인중개사즐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공간을 직접 알음알음 발품을 찾아서,그곳을 안내해주려는 저자의 애착이 책 속에 고스란히 느껴졌다.그건 자발적으로 하지 않으면 ,쉽지 않는 선택이라 할 수 있다.한 장소에서,다양한 나라의 외국인들과 함께 하며, 전통혼례식을 올리는 그 모습들은 이질적이면서,정겨움미 묻어났다.문화를 교류하고,언어를 교류하고,사람간이 정서를 느끼는 것,그것이 바로 혜화동에 자리잡고 있는 게스트하우스  유진하우스(서울미래유산 김태길 가옥)의 독특한 마음씀씀이에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