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대화 - 너는 왜 그렇게 말하고 나는 왜 이렇게 힘들까
이진희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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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내거나 감정적으로 표현하는 것만이 상대에게 상처 주는 게 아니다.'수동적 공격'이라는 방식도 있다.당장 갈등을 모면하거나 불편함을 덜기 위해 우선 상대가 원하는 대답을 하거나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것이다.하지만 실제로는 늑장을 부리거나,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것이다.하지만 실제로는 늑장을 부리거나, 고집을 피우거나, 불성실하게 일을 처리하는 등 조용한 방식으로 저항한다. 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가는 약속대로 일이 되지 않아 언쩒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 그들은 사과하고, 다시 하겠다고 하지만, 회피 성향이 강할수록 일을 대충하거나,그마저 하지 않아 다시 상대의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결국 그들의 일은 시킨 사람의 몫으로 돌아간다. (-47-)


우리가 소속되어 있는 직장 내 관계, 친구 관계를 생각해보자.냉담하고 비판적인 분위기에서 사람들은 긴장하고 힘들어한다. 무엇을 해도 비난받거나 미움을 받는 환경에 처해 있다면 '학습된 무기력'으로 인해 더 주눅들 수 밖에 없다.상황의 책임을 남에게 도리는 '남 탓'도 나쁘지만, 자신이 잘못하지 않은 것까지 자기 탓을 하는 '내 탓' 도 좋진 않다. 비난은 밖으로 향하든 안으로 향하든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남길 뿐이다. (-95-)


사람들은 분노를 해소할 때 '입'을 사용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누군가를 씹는다는 표현에서도 알 수 있듯, 말로 누군가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고, 노가리를 씹는 것처럼 음식을 꼭꼭 씹으면서 분노를 풀기도 한다. 또 노래방에 가서 미친듯이 노래를 부르거나 큰소리를 지르면서 화를 풀기도 한다. (-150-)


"내가 그 사람의 감정 쓰레기통도 ,동네북도 아니잖아요.왜 힘든 이야기를 다 들어줘야 하는 거죠? 그동안 그 친구 때문에 힘들었던 걸 생각하면 소리 지르고 다 쏟아붓고 오고 싶지만, 그냥 '차단'할래요.

그리고 이들의 내면에는 또다른 욕구도 자리잡고 있다.혼자 있길 원하면서도 마음이 잘 통하는 사람과 소통하고 싶은 욕구다.그래서 저마다 경우는 달라도 모두 입을 모아 말한다.(-198-)


인간이 문제다.우리 속담에 '검은 머리 거두지 말라' 이 있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가 인간관계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특히 인간과 인간 사이의 연결관계를 맺는 매개체가 되고 있는 돈,돈은 곧 자본이며, 그 자본을 획득하기 위해 인간이 서로 관계를 맺고,관계를 차단하게 된다.여기에 문제시 되고 있는 것은 감정적인 배설이다.


어쩌면 제4차산업혁명에 대해서 인간이 기대하고 있는 것은 인간이라는 것을 배재하는 게 아닐까 싶다.자본가는 돈은 있지만, 노동력을 인간에게서 사와야 한다.그 과정에서 자본가와 노동자는 서로 타협하고, 서로 소통이라는 것을 찾으려 한다.그런데 인간은 보편적으로 성장하면서, 저항하는 것이 익숙하고, 분노와 공격하는 것이 익숙하다.생존하기 위한 과거의 습관이 여전히 살아있으며, 도덕과 법, 사회 절차에 가두어 놓는 것이 인간의 본능을 가두어 버린다.혐오와 갈등,분노 표출,상처가 간헐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며,우리는 그 과정에서 바른 선택과 결정을 강요하게 된다.누군가 분노를 하고,화풀이를 할 때, 거기에 허술하게 대응하면, 서로 수평적인 관계 혹은 상대방이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된다.그런데 약자가 될 때 반박을 하지 못하고 참게 된다.그래서 우리는 그 과정에서 수동적인 저항을 하거나, 관계를 차단하고,단절하게 된다.건정한 관계가 형성되지 못하고, 삐걱거리는 관계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지속적으로 만들어지는 이유다.


나를 바꾸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나 자신을 바꾸는 것이며, 변화와 연습이 필요하다.교과서에서 가르쳐 주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감정에 대해서 잘 배출하는 것, 상대방에게 배출하지 말고,내 안에서 스스로 소멸시킬 수 있어야 한다.운동을 하거나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거나,술을 먹는 방식으로 자신의 묵은 감정,불편한 감정들을 배출해야 한다.그래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고, 단절과 혐오,차별이 줄어드는 건전한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결국 이 문제가 생겨나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소통이 안 되는 사회, 건강하지 않은 사회이기 때문이다.더군다나 SNS는 감정 배설의 도구가 되고 있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가벼움이 만들어지는 습관적인 행동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거리를 두고, 간격을 두면서,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연습이 우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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