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우호 씨가 마주친 세상

어쩌다, 우호 씨가 마주친 세상
이우호 지음 / 시간여행 / 2019년 12월

인간에게 불행은 나의 죽음과 삶에 대해서 인식하면서,살아간다는 것이다. 죽음을 마주하면서, 슬퍼하고,아픔을 느끼면서, 죽음 앞에서 의미를 부여하곤 있다.동물들이 가지지 못하는 공감적인 능력은 인간을 더 우울하게 빠져들게 되고, 뒤를 돌아보는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아슬아슬한 삶을 연속적으로 살아가는 이유이다. 즉 우리는 누군가의 죽음을 바라보면서,나의 죽음을 예견하게 되고,나에게 주어진 삶이 얼마나 남았는지 갸늠하게 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사고력과 판단력은 내 삶에 있어서 주어진 시간이 절대적인 변수였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죽음에 대한 기록이 참 많았다. 책 제목 우호씨는 저자의 이름이다. 어쩌다 세상에 던져진 몸, 죽지않기 위해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삶이면서,우리는 그 삶 속에서 항상 불안과 걱정을 끌어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나 스스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 살아가지 말아야 하는 이유, 그 경계선에서 우리는 항상 흔들리게 되고, 이유없이 흘러내리는 눈룸과 마주하면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신해철,체게바라, 그리고 저자의 아내의 오빠,이 세사람의 공통점은 이제 우리 앞에 없는, 다시 볼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그들은 세상에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존재이며, '죽은 공명이 살아있는 중달을 쫒았다'는 의미심장한 말이 후대에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우리는 또다른 죽은 제갈량과 만남을 통해 살아가기 때문이다.저자에게 신해철은 바로 그런 존재이다. 자신의 삶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쳤던 존재감, 가수 신해철은 아웃사이더였으면서, 스스로 미움 받을 용기가 되어 있었던 신해철은, 우리의 가슴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예기치 않은 죽음과 목도할 때 의연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남겨놓고 세상을 떠났다. 더군다가 그는 세상에 없지만, 그가 남겨놓은 방송과 동영상,음악은 여전히 현존하고 있다.살아있을 때보다 세상을 떠난 뒤 더 빛나는 존재가 된다는 것은 누구나 원하고, 나 스스로 꿈꾸는 것이지만, 아무에게 그런 것이 주어지지 않는다. 즉 우리 스스로 누군가에게 빚을 쥐고 살아간다고 인식할 때, 그 사람을 그리워하게 되고, 그 빈자리를 자꾸만 보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인간의 삶에 대해서 고찰하게 되었으며,나에게 있어서 또다른 신해철, 또다른 체게바라는 어떤 사람이 있는지 곰곰히 살펴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