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의 독립 국가 소말릴란드 걸작 논픽션 16
다카노 히데유키 지음, 신창훈.우상규 옮김 / 글항아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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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릴란드 사람은 미개하고 폭력적이며,제멋대로이고, 거짓말쟁이야.너희 둘 만으로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그래도 좋아?"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33-)


첫째는 민주주의 국가인 소말릴란드, 둘째는 해적 국가(?) 푼틀란드, 셋째는 '현실 속의 북두의 권' 남부 소말리아,남부 소말리아는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과 과도 정부,기타 무장 세력이 패권을 다투고 있는 지역이다. 우리는 왠지 모르게 '소말릴란드라고 해서 좋은 것일색인 건 아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적어도 해적 문제만큼은 이제부터 취재하면 알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54-)


두 씨족간의 분쟁은 시간이 갈수록 격화됐지만 나주에는 하발 유니스와 도르바한테의 술탄끼리 만나 화해했다.노인은 화해를 '핸샵'이라고 표현했다.아라비아어로 핸샵은 정산이란 뜻이다.요즘도 식당에서 계산해달라고 할 때 "핸샵'이라고 외친다.핸샵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 손을 내밀었는지, 누가 먼저 싸움의 원인을 제공했는지가 아니라 사람이 몇 명 죽었는지, 낙타 몇 마리를 빼앗겼는지 하는 '숫자'리고 한다.소말리인의 전통 관습을 '헤르'라고 하는데, 헤르에 따라 싸움의 정산을 한다는 것이다.(-126-)


첫째는 유족들이 디야의 금액에 납득하지 않는다.앞서 이야기했듯이 디야는 남성이 낙타 100두, 여성이 낙타 50두다.그런데 이 돈이 유족에게 온전히 전해지지 않는다.씨족에 다라 다르지만 이스자아크에서는 30퍼센트, 마제르텐에서는 20퍼센트가 표준이라고 한다.디야의 전액이 유족의 손에 쥐어지지 않는 이유는 협상하는 데 경바가 들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협상할 때는 교통비,식비, 숙박비, 협상하는 원로와 경비병의 일당을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된다.경비 외에 씨족에게 전달되는 돈도 들어간다. (-252-)


모가디슈는 내가 지금까지 전혀 본 적이 없는 도시다.너무 의외여서 이 도시의 번영을 강조했다.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 '무법 도시'라는 변명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왜냐하면 어깨에 자동 소총을 걸친 사람이 여기저기에 있기 때문이다.너무 평범하게 보여 점점 '현지에서 유행하고 있는 독특한 어깨걸이 가방'처럼 보일 정도다. 항상 병사들을 가득 실는 트럭이 지나간다.특히 기관총과 로켓 발사기를 비치한 무장 트럭 '테크니컬'의 위압감은 대단하다. (-336-)


결국 모가디슈 사람들은 도시인이다.영어 가능 여부와 상관없이 그들은 세련되고 사회성이 뛰어나며 겸손과 수줍음도 갖추고 있다.나는 모가디슈에 머무는 동안 함디와 자쿠리야에게 매일 밤 카트와 낙타 젖을 사다달라고 했는데 그들은 비용을 요구하지 않았다. (-400-)


소말리인들은 어쨋든 타인에게 이것저것 간섭받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그것은 푼틀란드도 남부 소말리아도 마찬가지다.유엔이나 구미 제국은 '위로부터의 민주주의'를 강요한다.대통령이 있어야 하고 ,그다음 국민의 대표를 선정하고 장관과 지방 관료를 결정한다.그런 다음 국민에게 설명하고 전쟁을 하지 말라고 호소한다. 소말리의 민주주의는 다르다.'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다.이는 국가와는 독립적으로 작동한다.먼저 동과 동, 구와 구, 시와 시 들 이런 식으로 바닥의 작은 그룹에서 큰 그룹으로 평화와 협력관계가 구축돼 각각의 이권을 보장한다.그러고는 마지막에 국가가 나타난다.아니, 원래 국가도 없지만 현대 민주주의국가에서는 국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하니 소말릴란드인은 '하이브리드 국가'를 만든 것이다.어떤 의미에서는 소말리의 전통사회는 국가를 촌월한 세계화에 아주 적합하다. (-441-)


이 책은 아프리카의 변방, 소말릴란드를 주목하고 있다.여기서 소말릴란드 하면 먼저 떠올리는 곳은 아덴만이다.어쩌면 우리의 인식 속에 아덴만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아덴만을 거점으로 하는 해적 때문일 것이다.푼틀란드에 속한 아덴만은 그들이 해적질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우리의 입장으로는 납득이 안되지만,그들,즉 소말리인들의 기준으로 보자면 납득할 수 있다.그건 문화의 차이이며,문화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해가 안 되는 것이다.그만큼 소말릴란드나 해적의 거점이 되는 푼틀란드는 독특한 곳이며, 그들이 해적질을 하는 이유는 그들 스스로 바다를 거점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낙타를 살 수 있는 돈이 없기 때문이다.


왜 낙타일까,그건 소말리인들이 유목민족이며, 씨족사회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무정부 국가이면서, 국가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민주주의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그 과정에서 씨족사회를 이루고 공동체를 형성하면서 살아가는 그들은 전쟁과 갈등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세계적으로 치안이 나쁠기로 악명 높은 모가디슈가 다시 등장하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그러나 그들은 전쟁 마저도 비즈니스이다.그들의 비즈니스는 미국이나 서방 여러 국가와 다른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씨족과 씨족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 씨족 구성원중 누군가 죽게 되면, 전쟁이 끝난 뒤 서로 정산을 해야 한다.남성에게는 낙타 100마리, 여성에게는 낙타 50마리가 필요하다.그래서 어촌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씨족 공동체는 낙타가 없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낙타를 사와야 한다.그래서 그들은 무장기기를 임대하여, 해적질을 일삼고 있으며, 해적을 통해서 돈을 얻게 되면,그돈으로 씨족 사회의 문제들을 풀어 가나게 된다.여기서 우리가 소말릴란드릉 주목하고 있는 것은 또다른 이유였다. 그건 그들 스스로 국가가 없는 상태에서 지역 중심의 민주주의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대한민국이 국가가 없으면 사분오열될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하지만,소말릴란드는 국가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곳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그래서 소말릴란드 정치체제에 대해 하이브리드 민주주의라 부르는 이유는 여기에 있으며, 우리가 생각하는 지방자치제도가 소말릴란드에 정착하고 잇는 이윤느 여기에 있으며, 다른 나라들이 소말릴란드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즉 대한민국 사회에서 지방자치제도가 뿌리내리려면 제도를 먼저 바꿔야 하는게 아니라 문화를 먼저 바꿔야 한다는 당위성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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