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멸종 안전가옥 앤솔로지 2
시아란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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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명체는 지상이 아무리 오염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척박한 혼경의 외계행성에도 생명이 있을 거라는 추측의 근거로까지 쓰인 미생물들입니다. 이들로부터 윤회가 이어진다면 지구의 생명을 계속 유지할 수 있어요."(-37-)


"그래 ,진짜 이상한 버그가 생겼는데, 도통 왜 그런지 내 쪽에서는 감을 잡을 수가 없어서...플레이어가 캐릭터를 65,536 번 점프시키면 서버가 터지는 버그라니까."(-89-)


생각해보면 인류는 그때부터 욕심이 많았구나.
처음에는 인류의 멸마에 반대하는 쪽이 많았어.다들 ,인류의 유전자 어딘가에 자신의 유전자가 남아 있음을 믿었거든. 인간들 중에 자신들의 후손이 남아 있을 거라고. 기다리면 언젠가. 옛날처럼 자신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날 거라고, 코끼리도 황새도 늑대도 ,거북이도, 꽤 오랫동안 믿었지.(-157-)


"우주의 모든 정보가 모여 있는 곳,우줗라는 거대한 홀로그램을 그려내는 모든 것의 원천. 우리도 그렇게만 알고 있어. 우리가 수집한 것도 거기 있는 정보의 극히 일부일 뿐이야. 한 가지 목적만을 위한 수집이었지.(-214-) 


"바다는 안 돼.산맥이 무너진다면 평원 몇 개가 더 생기고 나라 몇개가 좀 휩쓸릴 뿐일 거야. 하지만 최소한. 최소한 모든 생명들의 대멸종만은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마계의 달은 아마도, 태양의 위치로 서서히 진입해 올 거다. 마계의 달은 대기가 붙들고 있을 수가 없을 거야.대륙으로 충돌할 거야.만약, 그래서, 그렇게 된다면..."(-285-)


인류의 대멸종이 화두가 된 것은 1999년과 2000년 그 언저리일 것이다.인간이 편리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물건들이 인간을 멸종시킬 수 있다는 두려움을 만든 첫 사례가 밀레니엄 버그가 아닐까 생각한다. 컴퓨터가 우리 삶의 중시이 되면서, 그것이 무기력한 상태가 될 때 나타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인간의 상상력과 문재해결력이 얼마나 취약한지 볼 수 있는 대목이다.소설가 다섯명이 하나의 단편을 써내 낸 이 책을 펼쳐보면, 대멸종이라는 주제가 함축하고 있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분명해진다. 인간의 탐욕은 인간 스스로 대멸종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저승 최후의 날에 대한 기록>은 대멸종 첫번째 단편이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정신적인 세계관, 이승과 저승에 대한 관점은 종교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다.이승에 머물면서, 저승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선택과 결정에 대해서, 이승의 공간의 틈바구니 안에 우리의 삶을 반추할 수 있다. 특히 죽음 이후에도 다시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 거라는 윤회에 대한 관점이 소설 속에 그려내고 있는데,이승의 대멸종을 저승에서 풀어나간다는 것이 독특한 설정이다.


<세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점프의 횟수>는 흥미롭게 읽었다. 소설 속 이야기는 컴퓨터 버그에 대한 설정이다. 서버기반 게임 속에서 그 게임 속에 숨어있는 버그를 찾아내는 게이머가 있었다. 그 버그의 실체는 게임 속 캐릭터가 65,536 번 점프를 하면,서버가 터진다는 것이다. 여기서 숫자 65,536은 2의 16승이며, 매크로가 아닌 인간이 수동적으로 65,536번 점프를 지속적으로 한다는게 특징이다. 인간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게임에만 몰입한다는 것, 그 안에서 게임 속 프로그램 소스 개발자가 그 게임 안 버그의 또다른 주연이라는 것을 보면서, 소설 속 이야기지만,언제나 우리가 스스로 프로그램을 조작할 수 있고, 그럼으로서 어떤 파생적인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금 현재 자율주행자동차가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이 소설 속 스토리와 무관하지 않다.


<선택의 아이>는 소설 속 주인공은 동물과 대화를 할 수 있다.동물과 인간의 교감, 캄보디아 가난한 집에서 자라난 주인공이 동물과 인간의 교감 안에서 인간 사회의 자화상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이 우리의 문제와 결부짓는지 찾아가 보게 된다. 다섯번째 대멸종으로 공룡이 사라졌으며, 이제 여섯번째 대멸종의 주인공이 인간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무언가 섬찟함을 느낄 수 있다.


<우주탐사선 베르티아>는 인류가 대멸종이 현실이 될 때 ,달의 파괴와 지구안에 있는 인간의 대멸종, 인간은 대멸종을 앞에 두고 어떻게 문제를 풀 것인가에 대한 담론이 모아지게 된다. 우주탐사선 베르티아는 인류의 씨앗이 후대에 남겨질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이다. 베르티아 안에서 인간의 대별종은 인간 스스로 자행된 결과물이며,인간의 욕심은 스스로 되돌릴 수 없는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본여주는 SF적인 요소가 많은 단편 소설이다.


마지막 단편 <달을 불렀어, 귀를 기울여 줘>은 인간이 부릴 수 있는 마법과 대멸종과의 상관관계이다.지극히 판타지스런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며, 마법빈대라 부르는 마빈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마계의 마법을 쓰고, 운석을 부르는 마법을 사용하는 것, 자기 중심적인 사고와 행위가 대멸종을 초래할 수 있으며, 그로인해 파생되는 문제들을 되짚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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