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호랑이야!
유현민 지음 / 미래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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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서 진짜 호라이를 찾는다면 절대 찾을 수 없다.
작은 소리에도 가시를 세우고 고개를 숙인다.
구석을 찾아가서 벽을 보고 몸을 움추린다. 안쓰럽다.
그렇지만 공격적으로 변할 대면
온몸을 동그랗게 말아 가시를 세우고 킁킁 거린다.
딱딱 소리를 내가까지 한다. 호랑이만큼 무서워한다.
평소에는 너무도 조용하고 낯가림이 심하지만 
이럴때면 호랑이처럼 용맹스럽다. 그래서 호랑이다. (p24)


고슴도치 하면 일반적으로 '못생겼다'는 이미지와
'새끼를 생각하는 어미'를 상징하는데
자식을 생각하는 어미의 마음을 담은 제품이라면 모두 가능할 것 같다.
5월'가정의 달' 공익광고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쁘다'는 말에서는 
고슴도치가 엄청 못나고 흉측한 외모라고
전제한 상황에서 나온 얘기 같은데
나에게는 호랑이뿐만 아니라 야생 고슴도치조차도
이제는 예쁘게 보인다. (p57)


이건 또 다른 슬픔이었다.
호랑이를 들여다보았다.
옆으로 가시를 가지런히 눕히고 편안하게 두 손을 모으고 자는 모습이
천사 같았다. 나의 흐느낌이 느껴졌는지
갑자기 가시를 세우면서 몸을 일으켰다.
손으로 가시를 쓸며 자자고 속삭였더니
다시 가시를 내리며 코끝을 미세하게 떨다가 다시 눞는다.
그 모습을 보니 조금 진정이 되었다. (p125)


저자는 고슴도치의 매력이 흠뻑 바져 버렸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을 고양이 집사라 하는데, 저자도 자친 고슴도치 집사라 할 정도로 고습도치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 있다. 고야이가 삶을 마감하면 '무지개를 건넌다'고 그러는데, 고슴도치 호랑이가 세상을 떠나도 '무지개를 건넌다'라고 말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집안의 울타리로 쳐져 있는 포치 안에 갇혀 지내는 반려동물 고슴도치는 언제 어디서나 탈출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생각할 때면, 웅크리고 자신의 무기인 가시를 세상앞으로 전진하고 있다. 낮보다는 밤을 좋아하고, 사람들에게 자신의 몸을 감히 허락하지 않는 고슴도치의 매력에 저자는 점점 더 빠져들게 되는데, 그것이 또다른 상황들을 만들어 버리게 된다,


이 책을 읽게 되면, 나도 고슴도치 키워볼까 동기유발을 하게 된다. 무엇이 저자의 매력을 사로 잡아 버렸고, 호랑이처럼 용맹하고, 귀여운 고슴도치에 빠져 버렸는지 ,저자의 고슴도치 사랑의 흑역사에 빠져 보는 재미가 이 책에 있다. 한편 고슴도치는 따가운 가시가 있어서 감히 사람들의 손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저자의 소원은 고슴도치 호랑이를 끌어안고 하룻밤을 자보는 것이다. 가능하다기 보다 불가능하기 때문에 저자의 버킷리스트는 고슴도치의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유효하며 꿈에서나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고슴도치도 자신을 키워준 주인의 사랑을 느끼고 있다. 아무에게나 허락하지 않는 가시가 없는 부드러운 배를 저자에게 허락하고 있으며, 자신의 배를 허락함으로서 부수적으로 자신의 의식주 해결과 미래를 보장하게 되었다.


야행성인 고슴도치는 생각보다 키우는게 쉽지 않는 것 같다. 울타리를 치고 장애물을 만들지만, 사람들이 잡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어디론가 사라지게 된다. 고슴도치 호랑이도 마찬가지였다. 야행성으로 밤에만 돌아다니는 고슴도치는 예기치 않는 장소나 ,사람의 손이 닿을 수 없는 좁은 구석으로 들어가버리고, 그로 인해서 자칭 호랑이 집사라 부르는 저자는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아서 애가 닳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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