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네 가족 이야기
손승휘 지음, 이재현 그림 / 책이있는마을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할머니는 또 바우에게도 신신당부하였다.

'내가 아파서 같이 다닐 수 없어서 걱정이구나.하지만 넌 이제 네 자식을 가지게 되는 거니까 네가 노력해야 한단다. 너무 멀리 나다니지 말고 항상 조심하렴. 화를 내거나 나쁜 짓을 하면 안돼.좋은 마음을 가지고 착한 일을 해야 해. 약속 할 수 있지?"

바우는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켜서 될 수 있으면 멀리 다니지 않았다. 그땍까지만 해도 할머니는 집안일을 하실 수는 있어서 바우와 아라에게 신경을 써주셨지만 멀리 나가시는 일은 없었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후에도 바우는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애썻다. 사회복지사가 구급대원들을 불러서 함께 간 병원이 멀어서 아라는 두고 혼자서만 병원을 찾아갔다. 그리고 병원은 더 이상 자신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는 걸 알았다. 

그 후로 할머니를 볼 수 없었지만 할머니의 수많은 손길과 말씀을 바우는 잊지 않고 약속대로 살아왔다. 약속은 중요한 것이다.바우는 그렇게 믿었다. (p64)


<첫눈보다 네가 먼저 왔으면 좋겠다> ,<아나키스트 박열>을 쓴 손승휘님의 신작 <바우네 가족 이야기>다. 이 책은 맹도견 바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유기견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들, 우리는 어떻게 유기견을 바라보고 있으며, 사람의 관점에서 유기견을 바라보는게 아닌, 유기견의 관점에서 사람을 바라보고 있으며, 스스로 성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한다면,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꾸짓는다고 말하는게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바우는 맹도견이다. 몸이 아픈 할머니와 살아가면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바우는 맹도견이지만 할머니에게는 끔찍한 충견이다.자신을 키우고 보살펴 주었던 할머니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바우는 그러한 할머니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걱정한다. 할머니와 함께 지내는 바우는 매일 병원에 다니고, 그로 인해서 아라를 떼어놓고 혼자서 할머니가 있는 병원으로 향하게 되는데, 바우는 병으로 인해 몸이 아픈 할머니와 함께 지내면서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한편 할머니가 바우에게 하는 말씀 하나 하나 귀담아 듣게 되고, 바우는 할머니를 통해서 자신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구분짓게 된다. 어떤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람을 무는 행위를 바우가 할 수 있다는 걸 할머니는 인지하였으며, 바우가 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 하나 하나 지적하고 있다. 바우는 유혹에 흔들리지 않았으며, 할머니의 약속을 꼭 지키고,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바우의 관점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을 들여다 보는 느낌들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그것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것들을 관찰할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으며, 혈통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반려 동물에 대한 인식의 변화, 혈통 좋은 개인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아서 보림받게 되는 하양이의 모습들을 찬찬히 보자면, 동물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왜 바뀌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더 나아가 바우의 삶, 유혹의 순간에 흔들리지 않고, 할머니의 약속을 지키는 그 모습들은 우리에게 또다른 부끄러움으로 남아있으며, 반려견에 대한 인식의 변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리 스스로 곰곰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