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는 마음이다 - 윤영달, 크라운해태를 그리다
윤영달 지음 / 지에이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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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세상에 첫선을 보인 크라운 제과의 '크라운산도'는 올해로 출시 63주년을 맞는 장수 과자다. 국산 1호 샌드형 비스킷으로 고급 과자의 시작을 알렸던 산도는 크라운제과의 창업주이자 선친이신 윤태현 회장의 열정과 기술이 담겨 있다.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비스킷인 '산도'를 세상에 내어놓기 위해서 아버지는 10년 동안 연구에 매진하셨다. 지금은 흔한 일이 되었지만, 비스킷의 표면에 볼록한 형태로 로고나 무늬를 넣고 비스킷 사이에 달콤한 크림을 '샌드'하는 일은 당시의 국내 제과 업체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기술이었다. 아버지는 산도를 개발하기 위해 직접 과자 틀의 쇠를 깍아가며 과자 개발에 전념하셨다. 뿐만 아니라 당시로서는 구하기 힘들었던 최고급 밀가루와 우유, 버터 등의 고급 재료를 산도에 투입하였다. 크라운산도가 시장에 출시되자 고객들은 열광했다. 고급 과자라고는 미군 부대에서 암시장으로 흘러들어온 미제가 전부였던 시절, 그렇게 산도는 대한민국 제과 산업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크라운 제과 공장에 도매상들이 현금을 짊어지고 와서 과자가 생산되자마자 박스로 사가던 풍경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이후 크라운산도의 개발 스토리는 MBC 드라마 '국희'의 모티브가 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다. '크라운 산도'를 볼 때마다 나는 오직 좋은 과자를 만들기 위해서 자신의 평생을 바치신 아버지의 숨결을 생생하게 느끼며 세삼 감회에 젖곤 한다.(p47)


오예스는 국내 제과업계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받는 동시에 동남아시아, 유럽, 미주 등 14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100% 생수로 만드는 국내 유일한 제품인 오예스는 지난 35년의 도전을 뛰어넘어 앞으로도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프리미엄 케이크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p161)


외국 과자의 맛과 기술을 따라 하기 급급한 한국 과자 시장에서 해태제과의 '맛동산'의 존재는 뻥튀기에서 착안한 죠리퐁과 더불어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1975년 탄생한 '맛동산'은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었던 전통 과자의 제조 기법에서 착안한 과자다.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긴 뒤 꿀물이나 설탕물을 발라 완성하는 약과와 비슷한 생산 공정을 통해서 생산된다. 그래서일까? 맛동산을 선보인지 50년이 되어가고 있는 요즘에도 애용 고객들의 입맛을 끊임없이 사로잡고 있다. 쿠크다스와 함께 AQ 겨영의 산물로 꼽을 수 있는 대표적인 과자이기도 하다. 유산균이 첨가된 맛동산 반죽은 약 20시간 동안 숙성된다. 이 시간 동안 우리는 '방아타령'을 비롯한 국악은 물론, 광고 음악과 클래식 등 13곡 정도의 음악을 골고루 틀어준다. 이 같은 '음악공법'은 음악을 틀었을 때 생기는 파동이 반죽 안에 있는 효모의 움직임을 촉진시키도록 하기 위해서 고안된 방식이다. 지금도 맛동산은 충북 청주의 해태제과 공장에서 매일 예술적으로 발효되고 있다. (p211)


어릴 적부터 과자와 함께 성장해 왔다. 과자 없이는 못살 정도로 과자를 유난히 즐겨 먹었던 나였고,지금도 그것은 변하지 않는다. 세상이 바뀌고 있음에도 후각과 미각이 변하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은 장수 기업들 중에 과자 업체들이 다수 포진되고 있으며, '크라운산도','오예스'.'맛동산'을 보더라도 과자업체의 튼튼한 경영 방식과 꾸준한 사랑은 지금도 지속되어가고 있다. 특히 책에는 크라운 제과의 전신이었던 영일당의 경역 방식에 대한 소개 뿐 아니라 그 이후 아버지의 사업을 그대로 물려받은 저자 윤영달님까지, 크라운 제과의 산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으며, 크라운 제과의 대표적인 과자 죠리퐁은 저자의 경영과 함께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게 되었다. 


저자는 기계를 분해하고 조립하는게 일상이었다. 그것은 공학도로서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게 되는 또다른 이유가 되었다. 예술과 경역을 결합한 AQ 경영은 저자의 반평생 크라운 제고 경영의 주축이 되었으며, 사업전반에 자신의 역량을 채워 나가게 된다. 기업인으로서 남다른 사업 비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언제나 초심처럼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추구하는지 고민하고 고민하는 삶을 지향해왔던 저자의 경영 방식은 사업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 , 무엇을 사회에 환원하느냐 고민하게 되었으며, 1997년 IMF 가 도래하였음에도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이후 과자 업계 1위 해태제과가 경영 문제로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고, 2004년 해태제과를 인수절차를 밟아가는 과정들이 책 속에 소개되고 있으며, 크라운 제과가 크라운 해태제과로 바뀌는 그 과정들,과자업계의 역사적인 변화 과정을 들여다 보게 된다. 크라운 산도, 오예스, 죠리퐁, 브라보콘으로 대표되었던 크라운 제과는 해태제과를 인수함으로서 과자의 다양성을 확보하게 되었고, 해태제과 안에서 생산해왔던 고향만두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나가게 된다. 더 나아가 2014년 품귀 현살을 빋게 만든 허니버터칩을 출시하게 된 과정들은 저자의 남다른 경영 방식과 사업 전반에 독서를 통한 아이디어 창출이 기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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