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이 당신에게 이것을 추천합니다 - 부지런한 알고리즘이 안내하는 새로운 세상
크리스토프 드뢰서 지음, 전대호 옮김 / 해나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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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웹사이트들을 훑는 작업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우선 "모든 웹사이트들"은 무엇을 의미할까? 내가 MIT 컴퓨터실에서 사용한 컴퓨터도 똑같은 문제에 부딪혔다. 그 컴퓨터는 어떤 사이트들이 존재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링크가 있다. 검색엔진이 해야할 일은 최대한 링크가 많은 사이트를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트에서 뻗어나가는 모든 링크를 따라서 다른 사이트로 가고 그곳에서 또 링크를 타서 다른 사이트로 가는 식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이트들이 연결되어 이룬 거대한 나무 모양의 구조가 생겨난다. '웹크롤러'라는 이름이 벌써 그런 구조를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만일 링크가 월드와이드웹을 이루는 거미줄이라면 컴퓨터는 그 거미줄을 따라 기어가며 웹을 누빈다.(p52)


1996년 그쯤일 거다. 그 해는 컴퓨터라는 걸 처음 접하던 때였다. 386 컴퓨터를 살 것인가, 486을 살 것인가, 아니면 돈을 좀 더 들여서 팬티엄 4를 살 것인가 고민할 때,우여곡절 끝에 집에 들어온 컴퓨터는 팬터엄 75였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자면 휴대폰 하나에 들어가 있는 성능보다 많이 모자라는 컴퓨터 사양이며, 지금은 쓰지 않는 플로피디스크를 사용해왔다. 1990년대 중반은 웹의 태동기였으며, 검색이라는 개념이 처음 사람들 사이에 관심 가지게 되는 컴퓨터 1세대였다. 이후 웹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월드와이드 웹이라 불리는 것이 등장하고, 사람들은 모뎀을 이용한 PC 통신에서 광케이블을 사용하여 웹을 탐색하게 되었다. 과거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속에 등장하는 장면들이 지금 어색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물론 1990년대 소품으로 등장한 컴퓨터와 모니터들도 마찬가지다. 처음 컴퓨터가 들어왔을 때 인터넷을 사용해 보지 못하였고, 대학교 이후에 인터넷이 무엇인지 확인하게 되었다. 그 당시 시스템 프로그래밍 언어 터보 C/C++을 처음 배우면서 알고리즘에 조금씩 접근하게 되었다.


알고리즘에 관심 가지게 된 것은 지금으로 보자면 필연적인 운명이다. 동생이 처음 컴퓨터 학원에 가서 GWBASIC,COBOL 프로그래밍을 할 때 나는 뒤에서 궁금했지만 접근할 수 없었다. 대학교 가면서 처음 접했던 C 프로그래밍 언어는 나에게 신세계로 들어가는 기분을 만들어 줬다. 그 당시 수학을 좋아하였고, 그것은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그때 당시 방송되었던 드라마 카이스트는 로봇 동아리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계기가 되었고,CIH 바이러스가 나타나 전국의 컴퓨터들이 망가지는 사태가 나타났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야구를 국내에 전하면서, 그가 광고로 나왔던 컴퓨터 브랜드는 국민 컴퓨터라 불리울 정도로 대히트였다. 사실 지금으로 보자면 상당히 추억에 잠기는 이야기이며,21세기 이후에 태어난 이들은 어쩌면 꼰대스러움 스토리가 될 수 있다. 지금처럼 모바일을 활용해 검색을 하고, 지도를 찾아나서고, 때로는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건 그 당시엔 생각해 보지 못한 거였다. 물론 알고리즘을 알고 있다면 그 사람은 컴퓨터에 대해 어느정도 수준높은 지식을 갖추고 있다는 대중들의 평이 먹혀들었던 순진했던 그때였다.


이 책은 바로 그 시대부터 지금까지 알고리즘의 변화들을 엿볼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지금은 수많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웹 환경이 꾸며지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내가 직접 수고스러운 노력을 하지 않아도, 앱은 알아서 내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나 자신과 가까운 친구를 팔로우 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을 팔로우 할 수 있는 기회와 추천 기능을 함께 가지고 있다. 또한 페이스북 안에 있는 뉴스피드 안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알고리즘이 있으며, 페이스북은 알고리즘 기반 웹사이트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상황들은 웹 검색 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응용되고 있다. 책에는 알고리즘에 대해서 계산, 검색, 내비게이션,추천, 연결,예측,투자,암호화,압축,사랑,학습으로 분류해 알고리즘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으며, 그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분석해 나가고 있다.


알고리즘의 기본적인 개념은 계산에 있다. 복잡한 계산을 빨리 , 쉽게 계산하는 것이 알고리즘의 첫번째 요소이다. 현실 속에 어떤 문제들을 풀기 위해서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웹 검색을 하고, 앱을 활용해 지도를 검색할 수 있는 이유도 알고리즘이 우리 앞에 놓여져 있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은 더 나아가서 우리의 현실을 모방한다. 초창기 알고리즘은 현실을 모방하기에는 기술적으로 조악한 상태였다. 하지만 계산과 검색기능에 알고리즘이 활용되면서, 데이터가 점점 더 쌓이게 된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병행하여 산술적 ,기하급수적으로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알고리즘을 더 많이 응용하게 되었고, 그것의 사용방법은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구글은 알고리즘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IT 기업으로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쓰는 알고리즘의 범위를 넘어서게 된다. 구글의 영향력은 20억 줄로 이뤄진 알고리즘에 있으며, 구글은 이 알고리즘을 구현하기 위해서 새로운 프로그램 파이퍼를 따로 만들어서 복잡한 소프 코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된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앱에서 지도 검색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알고리즘이 있기 때문이다. 최적화된 경로 검색을 기반으로 그들은 지구 위의 현재의 모습을 알고리즘을 활욯애 컴퓨터와 모바일로 이동시켜 왔었다. 더 나아가 알고리즘은 사람들에게 최적화된 정보들을 보여주고 , 때로는 정보들을 걸러내는 역활도 도맡아 한다. 과거 야후가 보여줬던 디렉토리 검색기반 포털 사이트는 인제 과거의 영욕 뒤로 숨어버렸다. 물론 라이코스, 알타비스타도 과거 속의 검색 엔진이 되어 버렸으며, 그들을 대체하는 새로운 웹환경이 구글 서치이다. 


책에는 계산과 검색, 지도 이외에 추천,연결,예측,투자,암호화,압축 ,사랑, 학습에 알고리즘이 활용되고 있으며, 알고리즘이 왜 그 분야에 명확하게 쓰여질 수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 또한 알고리즘은 활용 분야에 따라서 점점 다양화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용도에 따라 새로운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그것은 알고리즘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상황에 따라 어떻게 바뀌고 있으며, 하드웨어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면 알고리즘도 그에 발맞춰 새로운 알고리즘으로 대체된다. 알고리즘의 성능은 하드웨어의 성능에 따라가지 못하는 모순점도 안고 있다. 기존의 알고리즘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이 하드웨어에 따라서 무력화 될 수 있다 . 알고리즘의 형태 중 '암호화'의 경우가 바로 그런 경우에 해당되는 대표적이 예이며, 양자 컴퓨터가 우리 앞에 놓여진다면 기존의 암호화 알고리즘은 새로운 암호화 알고리즘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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