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운명 취임 1주년 기념 한정판 세트 - 전2권
문재인 지음 / 북팔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80년대 초반 이른바 '부림사건'과 '부산미문화원방화사건'은 가뜩이나 탄탄하지 않던 부산 민주화운동권 저변의 싹을 잘라 버린 셈이었다. 그러나 그때 투옥됐던 사람들이 대거 출옥하면서 여러 단체에 뿌리를 내리고 활동하기 시작했다. 기반이 넓어졌다. 생기도 돌았다.(p55)

88년 4월 , 제 13대 총선에서 노 변호사는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해 초 통일민주당 김영삼 총재에게서 영입제안이 왔다. 대선에서 패배한 '양김'이 재야인사를 다투어 영입하던 때였다.(p70)

상병 때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이 일어났다. 그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미루나무를 자르는 작전을 우리 부대가 맡았다.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데프콘이 상향됐다. 준 전시태세였다. 나무를 자를 때 북한이 제지하거나 충돌이 일어나면 바로 전쟁이 발발하는 상황이었다. (p162)

대검 중수부 폐지는 검찰의 탈정치,정치중립을 위한 상당히 중요한 과제였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정치중립의 요구 때문에 손을 대지 못했다. 검찰을 정치검찰로 만드는 데 가장 큰 작용을 하는 것이 대검 중수부다. 형사부, 강력부, 공안부 등 대검의 모든 부서는 지검과 고검의 수사를 지휘 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유일하게 직접 수사기능을 갖고 있는게 중수부다. 그 때문에 특수사건 중 정치적 사검을 대검 중수부가 직접 수사한다. 거기서 대검의 정치성과 정치편향성이 저절로 생기게 된다. 정치권력도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지 못하면 중수부를 활용하려는 유혹을 떨치기 어렵다. 그래서 대검 중수부 같은 사례는 우리 말곤믄 세계적으로 없다.(p239)

5월 14일 드디어 헌재결정이 내려졌다. 기각이었다. 함께 고생한 대리인들과 감격의 포옹을 하며 기쁨을 나눴다. 기자들이 소회를 물었다. "말할 수 없이 기쁘다.우리 정치 문화가 한 단계 더 발전하고 국민이 통합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헌재에서 탄핵사유 중 일부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도 필요하다. 헌재 결정은 대체로 예상한 결과였다. 국민들의 건강한 상식을 법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본다"고 소감을 말했다.(p301)

민정수석 두 번 하면서 끝내 못 한 일, 그래서 아쉬움으로 남는 게 몇 가지 있다.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불발과 ,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못한 일도 그렇다. 공수처 설치는 대선 때 노무현 후보 뿐 아니라 이회창 후보도 같은 공약을 했다. 오히려 이회창 후보 공약이 참여정보가 추진했던 법안에 좀 더 가까울 수도 있었다. 이회창 후보는 당시에 공수처를 부패방지위원회 산하에 두자는 의견이었다. 노 후보는 별도 조직으로 두자는 거였다. 나중엔 우리가 국가청렴위원회 산하에 두는 쪽으로 추진을 했으니, 오히려 이회창 후보 공약에 가까웠던 셈이다.(p327)


2009년 4월 30일 아침, 대통령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대검 청사로 출석하게 됐다. 치욕스런 날이었다. 대통령이 오지 말라고 말렸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여사님은 아무 말도 없이 눈물을 참고 있었고, 대통령은 담담했다. 대통령을 격려하기 위해 온 사람들이 위로는커녕 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오히려 대통령이 그들의 마음을 풀어 주기 위해 실없는 농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바꿔 보기 위해 애를 썼다.(p403)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소식은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뉴스를 듣고 참여정부 인사들이 부산대병원으로 계속 모려들기 시작했다.사람들은 믿기지 않은디 ,나에게 묻고 또 물었다. 스스로 뛰어내리신 게 맞는지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설명할 때마다 대통령의 처음 참혹했던 모습이 지워지지 않는다. 여사님이 받을 충격을 고려해 시신을 어느 정도 수습하기 전, 참혹했던 모습 그대로를 본 건 경호관과 문용옥 비서관과 나밖에 없다. 하기 싫은 서거 발표도, 사태 경과를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도 모두 잔인한 일이었다. 내가 그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더더욱 원망스러웠다. (p410)


이 책을 두 번째 읽게 되었다. 처음 읽었던 건 특별판이 아닌 일반판이었고, 이 책은 특별판으로 나온 책이다. 2009년 5월 예기치 않는 사고로 인해 비운의 운명을 맡이한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슬픔, 그 이전에 버스 호송차를 타야 했던 그분의 모습이 9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내 기억 속에 남아있었다. 그 때는 몰랐던 사실들,이제는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은 하나의 정치 보복이었다. 정치 보복은 지금까지 한 나라의 수장을 매번 구렁텅이로 빠트렸다. 우리는 고 노무현 대통령은 비켜 날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대통령 탄핵이 되고, 기각이 되었던 그 시간동안 고 노무현 대통령은 인내하고 또 인내하면서 시간의 인고를 견뎌왔다. 그리고 다시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의 서슬 앞에 놓여지게 된다. 그리고 바위에 떨어진 그 순간의 마음을 우리는 익히 느낄 수 없었다. 그것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은 운명이라 말하고 있다. 변호사로서 새출발하였고, 함께 일을 했던 그 시간, 국회의원 노무현이 대통령 노무현이 되면서 가장 신뢰를 보였던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언제나 대통령의 곁에서 쓴 소리를 할 수 있었고, 언제든지 물러날 수 있었던 그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의 실체였다. 하지만 그로인해서,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의 그림자가 되었다. 이제는 시대가 문재인 대통령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기득권이 진을 치고 있다. 검찰 개혁은 여전히 요원하며, 공수처 설치도 우리가 원햇던 것이 현실이 되지 못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원했던 이상을 이제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현실로 바꾸려 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여전히 부족하다. 5년간의 임기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건 어디까지인지, 그 이후는 어떻게 될 것인지, 한편으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대통령에서 물러난 이후에 정치 보복에 기다리지 않는지, 다양한 고민들과 걱정들을 우리는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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