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맥주 여행 - 맥주에 취한 세계사
백경학 지음 / 글항아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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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주가 된 자초지종을 물으니 상황은 이러했다. 첫날 사회 시간, 선생님이 세계 각국의 이름을 하나씩 대면서 연상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아이들은 저마다 그 나라의 수도나 유명한 가수, 스포츠 선수를 말했는데 딸애는 주저 없이 맥주 이름을 댔다고 한다. 선생님이 "독일?" 하고 물으면 다른 아이들은 "베를린, 축구, 벤츠 승용차, 소시지"하고 대답했지만 딸애는 "파울라너, 에르딩거,뢰벤브로이"하고 답했다. '뭐지?' 하고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선생님이 다시 "네덜란드?" 하면 "하이네켄","아일랜드?","기네스","덴마크? ,"칼스버그",심지어 :"스페인?" 하고 물으니 "산미겔" 하고 질문이 떨어지니 무섭게 대답했다. (p9)


저자의 딸이 학교에서 말했던 일화를 보면 우리 교육의 획일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며,독일하면 먼저 축구, 소시지,베를린이라 생각하는 우리의 보편적인 생각과 다른 독특한 답(?)을 저자의 딸은 말하고 있다. 그럼으로서 자신의 성에 술이름이 붙은 별명이 따라 붙었으며, 이 책을 쓴 또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독일에 있는 수천개의 맥주 양조장, 우럽에서 맥주의 역사를 들여다 본다면 메소포타미아 수메르인이 처음 맥주를 만들어 먹었고, 6000년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특히 독일의 경우 생수보다 맥주를 즐겨 마시는 이유는 생수 가격이나 맥주 가격이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나라의 특징이 맥주를 마실 수 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유럽인들의 일상 깊숙한 곳에는 맥주 한병으로 일상의 갈증을 풀어 나가고 있다.


이 책에는 맥주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세계사도 함께 소개된다. 수도원에서는 별도의 맥주 양조장이 있으며, 지금처럼 대량의 맥주 생산이 아닌 소수의 맥주 생산을 하고 있다. 그것은 수도원 내에서 수도사의 수련을 위햇 양조장이 있으며, 지금까지 맥주 생산량을 늘리지 않고 정해진 양만 생산한다. 독일 전역의 양조장들 중에서 수도원에서 생산하는 수제 맥주는 거의 대부분 그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막걸리가 있다면 , 유럽에는 맥주가 있다. 맥주와 막걸리의 공통점은 배를 불리게 해 주는 식량의 역할을 담단하며, 사람들이 즐겨 마시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 유럽인들은 맛있는 맥주를 생산하기 위해서 다양한 기술들을 가지고 발전시켜 왔다. 고대 로마가 멸망한 이유에 대해서 , 그 원인을 맥주에 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독특한 발상을 들여다 보면 어느 정도 근거가 있었다. 오크통에서 맥주를 꺼내 마시는 켈트 족은 게르만족과 함께 맥주를 즐겨 마시는 민족이며, 그들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한 도구로 맥주를 즐겨 마시게 된다.책에는 맥주에 관한 이야기 뿐 아니라 와인에 대한 이야기도 소개하고 있는데, 맥주가 서민을 위한 술이라면, 와인은 부유층을 위한 술로서 유럽인들이 즐겨 마시게 된다. 책에는 이외에도 유럽 뿐 아니라 미국, 일본 , 중국에서 생산되는 맥주의 특징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으며, 중국의 칭다오에서 생산되는 맥주는 국내에 수출되어서 한국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또한 맥주에 대해서 독일인들이 가장 많이 마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정보이다. 세계에서 맥주를 가장 많이 마시고 즐겨 나시는 이들은 바로 체코인이며, 한사람당 140L 정도의 맥주를 마시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유럽에서는 아이에게 모유 대신에 주는 것이 맥주를 주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내 상식으로는 조금 의아스럽기도 했다.


수도원 맥주가 지금도 인기를 끄는 것은 산업사회의 대량 제조와는 다른 소량 수제 생산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죽기 전에 반드시 맛봐야 할 맥주로 전 세계 맥주 마니아들이 손꼽는 '트라피스트 베스트 블레테렌 12' 맥주를 마시려면 벨기에까지 직접, 그것도 두어 달 전에 미리 예약하고 가야 한다. 벨기에의 성 식스토 수도원에서 만드는 10.2도의 이 진한 흑맥주는 1946년부터 매년 6만 상자씩만 생산한다. 수도사의 수련과 수도원 유지라는 목적에 한정해 생산하기 때문에 아무리 주문이 많이 들어와도 판매량을 늘리지 않는다.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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