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로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다
이상주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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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서, 자신의 약점과 결점을 들키는 것이 두려워서, 누구에게도 인정받거나 사랑받지 못할까 두려워서 도저히 혼자서는 헤쳐 나갈 자신이 없을 때 당신은 무엇을 하는가? 혹시 술의 힘을 빌리지 않는가? 많은 사람이 술을 핑계로 현실을 부정하거나 잊으려고 한다. 술의 힘을 빌려 모든 것을 잊어버리려 애를 쓰지만 잊혀지는 건 잠시뿐이고 깨고 나면 더 큰 괴로움에 시달리게 된다.(p130)


나도 어쩌면 고이 잉어처럼 작은 어항에 나 스스로 나를 가두었는지도 모른다.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니 우물 안 개구리처럼 갇혀 있었다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 글을 쓰게 되었지만 지난날들을 글로 꺼내다 보니 내 자신이 더 분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왜 그렇게 우울했는지, 왜 그렇게 외로웠는지, 왜 그렇게 자신이 없었는지 말이다. 또 글을 쓰면서 내 인생을 노출시키고 나를 보인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쓰면 쓸수록 나의 상처가 드러나고 나의 과오가 발견되고 내가 몰랐던 나를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p273)


이 책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읽으면서, 나를 이해시켜야 만 했다. 나는 왜 글을 써야 하고, 글을 써야 하고, 글을 써야 하는지 말이다. 글을 쓰는 건 어렵지 않다. 글을 쓰는 행위보다 더 어려운 건 글을 쓰고 난 이후이다. 그것이 또다른 후회로 남을 수 있고, 내가 남긴 기록이 나에게 고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나에게 어른이라는 굴레를 지움으로서 나는 어른처럼 연기해야만 했다. 나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어색하고, 감정을 표출한 것에 대해서 책임져야만 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이,회복될 수 없다는 잔인한 현실이 나 스스로를 고통의 바닥으로 내동댕이 치는 일이 많았다. 상대가 나에게 주는 고통보다 내가 나에게 주는 고통의 크기가 더 크다는 걸 살아가면서 , 나이를 먹어가면서 뼈져리게 느끼면서 살아간다. 내 안에 우울감과 그리움, 외로움이 쌓이면 쌓일수록 나는 아파하게 되고, 힘든 날을 간직하게 된다.


저자도 그랬다. 내가 거쳐온 인생의 스펙트럼을 이상주씨도 똑같은 패턴으로 똑같은 시간의 굴레 안에서 걸어가게 된다. 그것은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나도 마찬가지이고 , 그들도 마찬가지이다. 글을 쓰면서 해결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내 안의 아픔들을 비워 나가게 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것이 쓰나미가 왔다가 지나가면 피폐함만 남겨 지듯이 내 마음 속의 쓰나미가 지나가면 그 찌꺼기들이 나를 괴롭히게 되고 힘들게 만들어 버리게 된다, 왜였을까 왜 그랬던 걸까, 나를 인정하지 못하고, 나를 바라보지 못하고, 나를 이해시키지 못하고, 나의 창피함을 들여다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안의 아이가 자꾸만 집안의 작은 그림자 속에 숨으려 한다는 걸 우리는 이미 깨닫고 잇었기 때문이다. 외롭고,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그럼에도 다시 일어나야 한다는 그 사실이 나를 더 힘들게 한다. 저자는 바로 그런 우리들의 모습들을 바꿔 나가기 위해서 일상속에서 지속적인 글쓰기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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