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론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0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시대의 모든 정치적 변화들은 사회적으로 신분이 낮았던 사람들은 높여주고 신분이 높았던 사람들은 낮추는 경향으로 작용하는 것이 그런 동질화를 촉진시킨다. 교육의 기회가 확대되어서 , 사람들이 동일한 사실들과 정서들을 접하게 된 것도 그런 동질화를 촉진시킨다. 상업과 제조업의 발달로 편리한 환경이 주는 이점이 널리 확산되어서, 모든 사람들이 온갖 목표, 심지어 최고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야심을 품고 서로 경쟁할 수 있게 됨으로싸, 출세가 이제 더 이상 특정 계층이 아니라 모든 계층의 목표가 된 것도 그런 동질화를 촉진시킨다. 하지만 사람들 간의 전반적인 동질성을 촉진시킴에 있어서 이 모든 것들보다 더 강력한 요인은, 이 나라를 비롯한 여러 자유로운 나라들에서 여론이 국가를 지배하는 힘으로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P169)


존 스튜어트 밀은 1959년 자유론을 출간하게 된다. 이 책은 공리주의를 대표하는 철학자 제레미 벤담의 영향을 받았던 책이며, 제레미 벤담은 존스튜어트 밀의 아버지의 친구이면서, 스승이었다. 우리 사회에 정의라는 가치가 부각되고, 중요시하면서 다시 공리주의가 부각되었고, 하버드 교수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한동안 베스트셀러에 오른 적이 있다. 이 책도 자유론에 대해 말하고 있었지만, 정의와 권력을 주로 다루는 책이라 생각하였고, 그것은 착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존 스튜어트 밀은 중세 시대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과도기,영국 사회의 모습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있으면서, 사회 안에서 옳고 그름이란 무엇이며, 지금 현재 옳다고 생각해 왔던 가치관이 때로는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 그 두가지 선택길에서 틀린 것을 옳다고 생각하고, 고착시켜 나갈 때 파생하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나열하고 있으며,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자유라고 주장한다. 자유란 소수의 권력자에게 주어지는 자유가 아닌 다수의 대중들에게 주어지는 자유이며, 관습의 독재에서 벗어나 다양화된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다.즉 자유는 진보이며, 개혁과 겹쳐진다.


책에는 종교에 대해 자주 나열하고 있다. 중세 시대에 종교는 하나의 권력이며,관습이다. 공교롭게도 종교는 그 시대의 대중들을 압박하고 획일화 하게 된다. 옳은 것에 대해 눈가리게 하고, 틀린 것에 대해서 옳다 말하는 이들의 모습은 뭔가 이율배반적인 양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소위 그 시대의 지식인이라 말하는 이들은 정작 옳고 그른 것에서 벗어나 있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해 왔던 것을 틀리다 말하는 걸 스스로 거부한다. 그것인 지식인 스스로 자신이 틀린 것을 인정함으로서 권위가 실추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식인들이 가지고 잇는 이러한 맹점들이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 유용한 도구가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지식인들이 추구해 왔던 것들이 대중들의 눈과 귀를 가릴 수 있고, 자칭 전문가들이 대중들의 자유로운 선택을 방해하고 동질화 시켜 버리기 때문이다.


존스튜어트 밀이 살앗던 그 시대에 영국 사회엔 프랑스 혁명이 지나고 산업혁명이 도래하는 사회적 변화가 나타나는 시기였다. 존 스튜어트 밀은 영국 사회 안에서 진리가 도외시된 모순적인 상황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확산되어 가는지 그 과정을 따라간다. 특히 과거의 권력자들, 중세 시대에 종교인과 왕들이 휘둘렀던 억압은 근대에 들어와서 먹혀들지 않게 되었다. 시민의 힘이 강해지고, 그들에게 자유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수의 자본가들은  여전히 자유에 대한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시민들이 자유를 추구하면 자본가들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들고 통제와 관리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시민들의 생각과 가치관을 하향 평준화, 즉 동질화시켜 버린다면, 자신의 목적과 의도를 주입시키는 데 큰 어려움이 없고, 원하는 바그대로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바로 그 시대의 사회적 현상들은 왜 일어나고, 인간은 그 과정에서 어떻게 의식이 바뀌는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의 실체를 들여다 보고 있다. 


존 스튜어트 밀은 160년이 지난 현재에도 유효하다. 인간에게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가 사람들 사이에 널리 쓰여질 수 잇었던 건 그것이 시민들에게 옳고 이익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약 사람들에게 자유를 주고 다양성을 강조한다면 지금처럼 큰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건 정치적 문제에 잇어서도 마찬가지다. 과거처럼 억압과 강요의 형태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미디어와 언론은 대중들을 억압하고 강요하는 수단이 되었고 새로운 방향으로 사람들의 자유를 동질화해 버렸고, 그것이 우리 사회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