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찬미
한소진 지음 / 해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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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개봉한 영화 사의 찬미는 장미희 , 임성민, 이경영 주연의 영화였다. 30년 가까운 과거에 개봉한 영화여서 사실 줄거리가 가물가물하다. 영화 사의 찬미는 1920년대 대한민국 최초의 성악가였던 윤심덕의 일화를 그려내고 있으며,윤심덕과 김우진의 러브 스토리 뒤에 숨어있는 비극을 여성 윤심덕의 시점에서 채우고 있다.영화 속에 또다른 인물로 홍난파가 있으며, 홍난파는 그 당시 홍영후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다. 작곡가 홍난파와 성악가 윤심덕,신여성이라 불리었던 윤심덕은 어려서부터 음악에 특출난 재능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자신의 꿈을 조선에서는 펼칠 수 없었다.일본으로 건나가면서 유학길에 오르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안동 김씨 가문의 김우진과 만나게 된다. 김우진이라는 인물과 윤심덕 사이에 존재하는 연인 관계와 사랑에 대한 메시지, 조선이란 그 시대적 상황에서 벗어나 대한제국으로 넘어오게 되고, 일제시대과 되면서 시대는 달라지게 된다. 시대가 달라지면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도 달라진다. 윤심덕은 조선 총독부의 총애를 한몫에 받게 되고,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한 몸부림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윤심덕의 운명은 어쩌면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홍난파가 쓴 노래 <봉선화>는 윤심덕의 마음을 적셔 놓았으며, 조선인들의 한을 윤심덕의 목소리를 통해 녹여내리게 된다.


소설 사의 찬미는 바로 영화 사의 찬미를 소설로 옮겨 놓았다. 1897년에 태어나 1926년 8월 4일 세상을 떠난 짧은 인생을 살아간 안타까운 여인 윤심덕의 삶의 끝자락에 대해 자살이냐 타살이냐 여전히 진실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 진실을 찾기 위한 과정들, 영화가 드라마로 다시 나온다면 사람들은 윤심덕의 삶에 대해 다시 이야기 할 것이다.이 책에는 윤심덕과 김우진의 러브 스토리 뿐 아니라 홍난파의 조카 홍옥임의 일화도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소설 속에서 옥임이 바로 실존 인물 홍옥임이며, 홍옥임은 동덕 여고보를 나온 김용주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건 그 시대에 금기된 러브스토리였다. 여성과 여성의 사랑, 신여성으로서 두 사람의 사랑은 자유를 갈구하지만, 1931년 4월 8일 윤심덕이 마주했던 비극을 두 사람도 겪고 말았다.


윤심덕의 연인 김우진에게는 아내 정점효가 있었다. 윤심덕과 김우진은 불륜관계로 묘사되고 있으며, 윤심덕은 주변에 지역 유지의 구애를 뿌리치고 김우진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이 소설은 왜 윤심덕은 김우진과 사랑에 빠졌는지, 영화 사의 찬미에 대한 기억을 온전히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소설은 영화를 어떻게 구현해 내고 있는지 비교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앞으로 나올 드라마 사의 찬미 속 주인공 이종석과 신혜선은 100년전 윤심덕과 김우진의 사랑을 현대적으로 어떻게 채워 나가고 있는지도 알고 싶어질 뿐이다. 이제 과거 속 한 페이지가 되었지만, 그 시대의 상징이 되어 버린 두 사람의 애틋한 러브 스토리, 그 러브 스토리의 마지막 비극을 들여다 본다면, 사랑이라는 실체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 


신체의 일부분일 뿐인 입술,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모든 것이기도 했다. 우진의 입술이 더욱더 강하게 파고들자 심덕은 점 점 더 뿌리칠 수 없는 욕망에 휩싸여 갔다. 이깟 입술이 뭐라고. 입맞춤은 그 모든 괴로움을 합한 것보다 자극적이었기에 , 머릿속을 헤매고 도는 도덕과의 싸움은 먼지처럼 하찮아져 갔다. 서로의 입술이 맞닿은 그곳에서는 외로운 넋들의 열락이 끝없이 소용돌이쳤다. 그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심장을 태웠다. 욕심이 났다. 심덕은 이 순간이 사라질까 봐 점점 애처롭게 매달렸다. 입술 하나에 많은 생각이 겹쳐진 그들에게 자정이 가까워 오고 있었다.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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