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사 - 조금씩, 다르게, 살아가기
요조 (Yozoh) 지음 / 북노마드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간판이 일부만 떨어져나간 나지막한 제주의 옛 건물이 있다. 누군가  귀띔해주지 않는다면 그곳이 책방인 줄 모르고 지나갈 법한 공간, 바로 책방 무사다. 서울에서의 무사를 관심 있게 지켜본 이들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작은 책방 위에 시간을 머금고 남아 있던 낡은 미용실 간판을, 책방 앞 '시인의 의자'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던 할머니들을. 그 마음이 , 시간이 얼마나 나직하게 소곤거리는지를. 도시의 소란을 벗고 서가에 꽂힌 책들을 매만지며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는 일이 얼마나 애틋한지를. 그리고 그 공간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을 때, 거대한 물결은 아니지만 분명한 파동이 무사를 사랑하던 이들 마음속에 일었으리라. (p248)


요조였다. 본명은 신수진. 인디밴드 가수로 알려진 요조는 서울 계동에 작은 책방을 하나 열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시작한 책방  오픈은 자신이 어릴 적부터 꿈꾸었던 작은 소망이었다.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서점은 열렸지만 요조는 기대했던 것보다 기쁘지 않았다. 자신이 생각했던 책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책방 주위에 얼씬 거리고, 요조는 당황스러웠다. 손님들에게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책방을 열게 된 목적이다. 그건 요조니까, 요조라서 물어본 대답일 것이다. 본업이었던 음악이 아니고, 돈이 안되는 서점을 열었냐는 거다. 몇달만에 책방을 접었다는 소문을 듣기 싫어서 2년만 버티기로 했던 요조, 하지만 요조 스스로 자신의 약속을 저버리게 된다. 책방을 열지 않겠다 햇던 요조가 자신에게 했던 약속을..서울 계동에서 시작했던 무사 책방은 장소를 옮겨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에 자리잡게 된다.


요조의 무사 책방은 손님들의 무사한 일상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닌, 자신의 꿈을 현실로 바꾸기 위한 공간, 책방이기엔 간판도 보여지지 않고 위장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찾아왔다. 책에 관심 가지는 사람들, 요조에 대해 궁금해 하는 팬들은 요조의 무사 책방과 연결되어 있다. 책을 통해 서로가 소통하고, 요조는 다양한 책들을 무사책방에 북큐레이션 하게 된다. 책들 목록을 보면 요조의 남다른 안목이 드러난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그들과 소통하면서 때로는 좋은 사람과 만나게 되고, 때로는 진상손님과 부딪치게 된다. 동네 꼬마가 읽고 싶어하는 책에 대해서 소개해주는 요조의 생각과 가치관이 이 책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요조가 아닌 신수진은 솔직했다. 이 책은 책방을 기억하기 위해서 쓰여진 책이다.자신의 생각과 책에 대한 기억들, 무사 책방과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을 기억해 내기 시작하였다.책을 읽으면서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건 요조가 소개하는 책들의 목록들을 카메라에 옮기고, 도서관에 검색하는 과정이 반복되어서였다. 요조는 책이란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걸 인식시켜 주는 수단이자 도구라는 걸 기록하고 말하고 있다. 

우린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삶을 살아야 한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모험을 떠나고
투쟁을 해도 우린 끝끝내 그것을 
성취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다다르기 위한 여정을 통해
삶의 이유를 깨닫는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은 존재해야 하고
예술은 존재해야 하고 나 또한 존재해야 한다
실패 없는 세계는 없고
실수 없는 세계는 더더욱 없다.
심지어 이 책에도 오타가 있다. (p7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