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1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1
송정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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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송정림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




모두가 인정하는 훌륭한 분들은 책 읽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특히 그들은 고전 읽기를 추천한다. 운이 좋게도 고전 읽기로 독서의 습관을 만들었던 나에겐 그런 추천을 발견할 때마다 나의 독서 취향에 만족하고 더욱 보람을 느끼게 되어 고전 읽기를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 '책 속의 책'이라 할까? 국내뿐 아니라 외국 서적에서도 책을 소개하는 책은 적지 않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그중 자기만족에 좋은 책으로써 누군가에게 추천할 수 있는 도서가 있다면 나는 최근에 본 이 책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를 추천하지 않을 수 없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제목처럼 수많은 고전 중 꼭 읽어야 할 명작 38편이 담겨있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는 하루에 한 편만 볼 수 있도록 아주 간략하고도 마땅한 내용으로만 책을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며 셋째로는 이 책을 읽고서는 도저히 고전에 빠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독서모임에서 『위대한 개츠비』 와 『안나카레니나』를 읽고 있는데 어릴적 읽을때와는 다른 감정이 다시 만들어지는것을 발견한다. 고전을 대하는 사람들은 고전이 어렵다고 말한다. 나 역시 내가 읽고있는 책 속에서 '독자에게 전하는 저자의 메세지'를 옳게 찾아낸것인지 항상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저자 송정림님의 간추린 이야기와 메세지를 보면서 흐뭇하게 웃는 나를 발견했다. 38편의 작품 중 몇개의 작품을 아직 보지 못항상태였기에 마저 다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저자가 선별한 명작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예쁜 스티커를 붙혀 하루에 정해진 만큼만 읽느라고 힘들었다. 모든 이야기들의 해석을 단숨에 보고싶었지만 참아야했다.

이 책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1』를 읽고 고전이 읽고싶어지지 않을 사람이 누가있을까 싶을만큼 내용이 알찬 도서였다.



하루에 10여분만 투자하면 고전의 세상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이 이야기들이 얼마나 재미있으며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느끼게 될것이란 생각이 든다. 고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중간정검의 개념으로 본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1』이 내겐 큰 의미가 있었다.

한 편 한 편, 모두 주옥같았고, 간추린 내용이 더욱 고전을 읽고싶어지게 만들었다. 이런 책을 소개하는 책이 만들어지는 의미가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2편이 또 나올 모양이다.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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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셜리 클럽 오늘의 젊은 작가 29
박서련 지음 / 민음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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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셜리 클럽

박서련 (지음) | 민음사 (펴냄)

아직 영글지 않은 사랑.... 동사로 기억하고 싶어진 명사!

사랑에 대해 가장 정직할 수 있는 사람은 사랑을 하고 있는 '나'일는지 모르겠다.

|| 설희

가수라는 직업을 가진 아빠를 어릴 때부터 사랑했던 엄마. 두 사람은 그러나 이혼했고, 나는 아빠와 살았다. 어릴적 아빠와 함께 불렀던 '캐럴송'에 대한 저작료가 매해 말에 통장으로 들어온다. 설희에겐 딱히 돈을 벌어야 할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니 호주에 1년 더 머무를 수 있는 세컨드 비가가 필요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살기 좋은 도시 멜버른. 축제의 도시 멜버른. 설희는 치즈 공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멜버른에서 일하고 멜버른을 비롯한 주변을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되었다.

▶ 내 이름도 셜리에요

치즈 공장으로 가기 전 머물기 위해 갔던 호텔에서 체크인 시간이 만아 퍼레이드를 보게 된 셜리의 눈에 "더 셜리 클럽"이란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가 할머니. 왜? 셜리라는 이름은 옛날 사람들이나 짓던 이름이었다고.... '셜리 클럽'을 본 설희는 너무나 반가운 나머지 그들과 함께 섞여 걸었고 그들을 따라 한 클럽에 도착했다. 클럽에 손님으로 있던 S. 독일계 한국 혼혈인인 그의 목소리는 보랏빛이었다. 셜리는 S의 도움으로 셜리 클럽에 자신을 소개하며 회원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정식 회원이 아닌 명예회원으로서 인정을 받게 된다.

주 중엔 치즈공장에서 일을 하고, 주말엔 S를 만나 셜리 클럽 행사에 참여한다.

S와 만나지 못하는 시간에는 메시지를 주고받고 통화로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어느 날 셜리는 심한 몸살에 걸리고, 억울하게도 치즈공장에서 해고를 당한다. 그리고 갑자기 사라진 S. 어떤 방법으로도 S를 만날 수 없었던 셜리는 '셜리 클럽' 회원들의 도움으로 우연인 듯 S와 제 회한 다.

제회 전까지 겪었던 셜리의 심정을 보며 나의 지난 풋사랑을 떠올린다.

|| 설희

아직도 아빠에게 '오빠'라고 부르는 약간은 철없어 보이는 엄마. 설희는 S의 감정을 키워가면서 아빠에 대한 엄마의 사랑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엄마는 설희 모르게 한국에서 암 수술을 받았다. 그리곤, "나 요즘 오빠와 연애해"라고 말하는 엄마. 설희는 자신의 S를 향한 감정이 사랑임을, 엄마의 철없는 사랑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의 사랑임을 깨닫게 된다.


오랜만에 본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29편. 『더 셜리 클럽』. 책 표지처럼 핑크빛 돋는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랐다.

그때의 나 역시 셜리처럼 그를 찾아 헤맸던 기억이 없지 않기에 영글지 않았던 그 감정이 지금의 사랑을 더욱 확고하게 하는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셜리는 다행스럽게도 <셜리 클럽>이라는 따뜻한 사람들을 만났기에 머나먼 타국에서 혼자가 아닌 채로 지낼 수 있었다.

그들에게 받은 따스함은 엄마의 사랑을 이해하게 만들었고 자신의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으리라.

오랜만에 예쁜 사랑 이야기를 본 가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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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리커버 에디션) - 최상의 리듬을 찾는 내 안의 새로운 변화 그림의 힘 시리즈 1
김선현 지음 / 8.0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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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리듬을 찾는 내 안의 새로운 변화

그림의 힘

김선현(지음) | 8.0(펴냄)




세상에는 참 많은 종류의 책이 있다. 나를 웃게하는 재미를 담아놓은 책이 있는가 하며, 내게 무언가를 가르쳐주는 배움의 책도있다. 세상의 흐름을 알게해 주는 책이 있는가 하면, 흐트러진 나의 감정을 다스려주는 기특한 책도 있다. '그림치유'라는 말을 알고있다. 심리적 상태를 그림을 통해 파악할 수도 있고, 거꾸로 그림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될 수도 있다. 최근 이 모든걸 한번에 느낄 수 있는 책을 만났다. 김선현 선생님의 그림의 힘.


이 책 <그림의 힘 리커버>에는 프롤로그도 작품 해설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그림이 가지는 강한 힘만이 담겨있었다.

내게 매우 특별하게 간직될 작품집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미간의 주름을 펴고, 쳐진 입꼬리를 올리고, 늘어진 어깨를 추켜세울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따뜻한 차와 함께, 작품들이 내뿜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저자 김선현 선생님의 글담에 빠져 자연스럽게 너그러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그림이 가진 치유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소통과 치유를 가능케 하는 그림


이 책<그림의 힘 리커버>은

'일 - 사람관계 - 부와 재물 - 시간관리 - 나 자신' 의 5개 챕터로 나뉘어 그림이 소개되고 저자의 이야기가 추가되어있다.



주의력 40%, 집중력 27% 향상등 뇌파 변화를 통한 효과가 검증된 작품 60여점과 작품마다 저자의 설명이 실려있다.


작품 하나 하나 이야기 하나 하나 모두 좋았지만, 유독 내 가슴에 오래 기억될것만 같은 작품을 기록해 보려한다.



Edgar Degas

At the Races in the Countryside

시골 경마장 [보스턴 미술관]


Work

마음을 어루만지는 그림이 필요한 이유

'느낌'이라는 것. 그림을 해석할 능력이 없다하더라도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감정 이라고 할까? 에드가드가의 작품은 언제나 나를 잔잔하게 해준다. 어떤 복잡하고 바쁜와중에도 그의 작품을 보고있으면 마음이 차분해 지는 것을 느낀다. 그의 작품속에서 느껴지는 색감 때물인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작품에 대한 소개를 읽으니 역시 전문가의 시선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같은 그림도 나의 심리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다는걸 깨닫게 된다.

아이를 돌보는 여인은 멈춘 말들의 마차에 앉아있다.

작품의 제목은 시골 경마장인데, 작품 속 말은 뛰지 않고 서있는 채 그림에 담겨있다. ... 그 의미를 새겨본다.



집중력을 위한 최상의 분위기

조르주 드 라 투르 ( 작은 등불 앞의 막달라 마리아) ▼

▲ 나의 의욕적으로 일하고 싶다.

장 조프루아(교실, 공부하는 아이들)








Pierre-Auguste-Renoir

Dance at le Moulin de la Galette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 [오르세 미술관]


Relationship

어른이 되면서 주변에 사람이 줄어든 이들

19세기 그림 중 가장 아름다운 작품으로 언급된다는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모도회'.

작품 속 인물들의 모습과 표정에서 느껴지는 생기와 관계. 모든걸 담고 있는 이 사랑스러운 작품은 어울임이 무엇인지를 알게해준다. 사람냄새가 그리울때 이런 그림을 본다면 누군가를 만나러 나가기위한 용기와 힘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언젠가 부터 시끌벅적한게 싫어졌지만, 이 그림을 보고있노라니 매일같이 친구들과 어울리던 시절이 떠오른다. 참 분주하게 사람들과 어울렸던 시절을 추억하게 한다.




Edvard Munch

The Dance of Life

생의 춤 [뭉크 미술관]


Money

그림으로 파악해보는 나의 현실

유독 눈에 띄는 세 여인,

불행 중 다행일까 내 눈에 비친 내 모습이라 여겨지는 여인이 정말 나를 닮은것처럼 느껴진다.

그림을 통해서 동질감을 느끼는 여인이 있다면 그림을 통해 현실을 돌아볼 수 있다고 말하는 김선현 선생님. 오른쪽 여인의 모습이 아닌 왼쪽 여인의 모습이면 어떨까? 라는 희망적인 사고만으로도 스트레스를 풀수 있다는 것을 배운다.

단아안 여인, 화려한 여인, 초라한 여인... 내가 진정 바라는 나는 어떤 모습인가. 세상살이에 지치고, 돈에 치여 나 자신을 스스로 너무 초라하게 만든건 아닌지....




Frederick Leigton

Flaming June

타오르는 6월 [폰세 미술관]


Time

바빠서 너무 정신이 없을 때

붉은 드레스에 붉게 상기된 듯한 얼굴 빛, 정신없이 자고 있는 듯한 여인.

춤이라도 춰야할 것만 같은 색감임에도 잠에 빠져있는 이 그림 속 여인이 나를 쉬고싶게 만든다. 그림을 보는것 만으로도 자유롭고 편안하다.

한 숨 푹 자고 일어나면 왠지 활발하고 뜨거운 열정이 생겨 모든것을 열심히 할 수 있을것만 같은....



Gustave Caillebotte

The Nap

낮잠 [워즈워스 미술관]


Myself

근육의 긴장이 풀리고 편안해지다

사람마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모두 다 같지 않겠지만, 나의 경우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경우 우선 잠을 자는 습관이 있다. 아마도 이 작품이 눈에 들어왔던 이유가, 풀밭에 편안하게 잠든 저 모습이 지금 내가 가장 갈망하는 편안한 잠을 담고 있기 때문일것이다.

초록의 잔듸, 푸른 옷 해를 가려줄것 같은 모자... 모두가 나의 잠을 위해 준비된듯 편안하다.




있는 그대로의 나

클로드 모네 ( 우리 집 뜰의 카미유와 아이) ▼

▲ 울음의 영혼이 회복하는 첫걸음

조지 클로젠(울고 있는 젊은이)







이래서 미술관에 가는가보다.

금방 읽고 쉽게 잊힐 책이 아니라 생각되기에 저자 김선현 선생님이 읽어주는 그림에 담긴 그림 치유가 너무나 값지게 느껴진다.

이 책 <그림의 힘 리커버>은 제목 그대로 그림이 가지는 영향력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책이었다.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 본 도서의 리뷰는 소정의 원고료와 함께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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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그럼 무얼 부르지 - 오늘의 작가 총서 34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34
박솔뫼 지음 / 민음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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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무얼 부르지

박솔뫼 (지은이) / 민음사 (펴낸이)



세기적으로, 세계적으로 극찬하는 명화를 보면서 '이 작품이 가지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나를 문외한이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거라는 위안으로 오히려 작품을 혼자만 인정하지 않았던 기억. 누구나 인정하는 명작을 대할 때도 그렇다. 이 작품을 통해 글쓴이가 하려 하는 말은 무엇일까? 도무지 쉽게 그 답을 가르쳐 주지 않는 글쓴이. 그런 작품이 고전에도 현대문학에도 존재한다.

이 책 <그럼 무얼 부르지>의 저자 박솔뫼의 작품이 내게는 그렇다.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마치 낯선 세상의 낯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는 느낌.


그런데 그녀의 작품은 내게 큰 자극을 준다. 보편적일 것 같지 않은 주제를 선택했을 그만의 생각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묘한 느낌. 이 책 <그럼 무얼 부르지>에 담겨있는 작은 이야기들은 때론 독립적이고 때론 퍼즐처럼 이어지는 느낌을 함께 전해준다. 순식간에 읽힐 이야기들이지만 책장을 덮고는 생각의 시간을 절대 짧게 주지 않는다. 긴 여운이 남는 이 책 <그럼 무얼 부르지>로 저자 박솔뫼의 생각에 한걸음 다가가본다.




'차가운 혀'라는 단편에서 두 사람을 본다. 시간이 있어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아르바이트 생. 시간이 날 때면 여행이며 책이며 친구를 만나는 사장.

그 두 사람을 통해 저자에게서 생각을 강요받는 느낌. 꿈이나 희망이 없을 것만 같은 나태하고 지루한 느낌의 아르바이트생. 뭔가 열심히 하루하루를 채워가는 윗세대 사장. '안해' 와 '그때 내가 뭐라고 했냐면'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서도 독특한 박솔뫼의 캐릭터 설정과 생각을 강요받는 느낌이다.

노래방에온 손님을 감금하고 노래를 시키며 '열심히'를 설명하는 검은옷의 남자. 갖힌 사람들은 젊은이들이었다. 작품 속에서 그들의 특별한 저항이나 탈출의 시도를 발견하지 못하였기에 저자가 의도한 생각의 초점을 다른곳을 탐색하게 만들었다. 역시 작품을 이해하기에는 짧은 시간이 아쉽기만하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에 대해 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서 이야기를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나를 가장 깊은 생각의 늪으로 끌어들였던 작품 '그럼 무얼 부르지'.


작품 전체가 나와는 거리가 먼 세상의, 나와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느낌으로 이 책을 보았다.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작가' 시리즈 중 다섯번째 도서 '도시의 시간'을 통해 독특한 설정과 문체를 경험한 이유로 이번 작품 <그럼 무얼 부르지>역시도 내게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시간차, 즉 세대. 다른 세대에게서 느껴지는 새로운 시각이랄까? 그럼에도 작품속에서 전세대와 이어지는 그 무엇의 작은 실타래를 발견한 느낌이다. 그 줄을 잡아당기면 결국 지금과 닿아 있다는 것을 느낀다. 특히 첫 단편 '차가운 혀'와 두 번째 단편 '안해'에서 더욱 그런 느낌을 받았다.

정확히 저자 박솔뫼의 생각을 읽지 못한 느낌이 남아 못내 아쉽다. 그녀의 작품 모두를 볼 생각으로 작품의 이해를 잠깐 미뤄두려 한다.



작품해설 속 평론가의 말로써 작품이 가지는 메세지를 머리속에 넣고 싶지 않기에,

몇번이고 읽고 싶은 책으로 남을 작품이었다.








특별한 경험이었다.

긴 이야기가 아님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들이었다. 글쓴이의 생각을 읽어내는 것이 독서의 목적이라 생각하기에, 민음사의 '오늘의 작가 총서' 작품 3편을 통해 많은 메세지를 얻으려 노력했던 시간이었다. 세 작품 모두 오래 기억될 작품으로 책장에 고이 꽂아두니 뿌듯함이 남는다.



고전문학이 가지는 매력도 좋지만 현대문학이 가지는 매력이 이렇게 값지다는걸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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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여름을 지나가다 - 오늘의 작가 총서 33 민음사 오늘의 작가 총서 33
조해진 지음 / 민음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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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지나가다

조해진 (지음) / 민음사 (펴냄)



침침하다. 그래서 밝음보다는 어둠이 그려진다. 그래서인지 격동적이지 않은 잔잔함이 있다. 그녀의 작품에서 난 그런 색을 본다. 어둡지만 온전히 캄캄하지 않은 저기 멀리 아주 작고 선명하지 않는 점박이 빛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커지는 그래서 밝음을, 선명해짐을 느끼게 한다. 그녀의 작품에서 난 그런 빛을 본다. 그 빛은 결국 나를 이야기 속 주인공으로 빙의시키고, 작가의 하고자 했던 말속에서 살며, 작가가 의도한 깨달음을 통찰한 후 현실로 돌아 나와 마주한다. 그렇게 그의 생각을 읽어낸 것으로 그의 작품을 판단하고, 나를 돌아보는 것. 이 과정이 책을 읽는 나만의 보람이다.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1권이 조해진 작가의 작품이었다. 비슷한 느낌. 비슷한 정서를 느낀다. 어둠으로 시작하는 느낌. 하지만 내내 아주 작고 희미한 빛의 한 점이 이야기가 끝날 무렵 밝게 비치는 .... 이 작품 '어름을 지나다가'를 보면서 또 한 번 그녀의 색을 경험하게 된다.

격하지 않으며 가볍지 않은.. 이 느낌. 다른 젊은 작가와는 다른 자품의 냄새 속으로 들어가 본다.



한 덩어리의 모순으로 빚어진 가면


아홉 번. 30분짜리 생애.

공인중개사 직원으로서 알게 된 누군가가 내놓은 집의 비밀번호로 주인이 없는 시간에 그 집에 들어가 30분을 보낸다. 집 주인의 옷을 입어보기도, 그 화장대 앞에 앉아 화장을 해보기도 한다. 가구점에 들러 가구 장인이 만들었을 장을 만져보기도, 침대에 누워보기도 한다. 그리고,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본다. 그렇게 민은 9개의 집을 들락이며 그들의 삶을 30분간 살아낸다. 그들의 사는 집은 거실에 와인 바까지 갖춰진 고급 빌라부터 습하고 컴컴한 반지하 원룸까지 다양했지만, 인에게는 목적 없이 태어나 아픔 없이 죽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는 점에서 같았다. 30분짜리 생애를 수집할 수 있는 이 혜택이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이었다. 그렇게 회계사였던 민은 공인중개사 직원으로 1년을 버텨냈다.



박선우. 수호가 불리는 이름.

입대를 앞둔 젊은 청춘 수호.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온 가족이 신용불량자가 되었고, 우연히 주은 지갑의 신분증으로 타인의 이름으로 타인의 생활을 시작했다. 이름도 어색했지만, 타인의 이름으로 얻은 아르바이트에서 피에로 얼굴과 복장으로 자신을 완벽해 감추고 나니 수호가 아닌 선우로 선우가 아닌 피에로로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걸 스스로 느낀다. 하지만 연주에 대한 감정과는 별개로 그녀의 카드로 돈을 인출하고, 그 돈으론 여행작가가 꿈이었던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 여행을 떠날 수 없다는 걸 바로 깨닫게 된다.




두려운 건 오직 하나, 영원히 반복될 것 같은 오늘뿐이었다.


뜨거운 여름, 그 또한 지나간다.

민으로 인해 등장하는 인물들, 자신의 행동으로 누군가가 죽고 그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괴로운 민.

자신의 잘못이 아닐 테지만 신용불량자가 되고 남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선우가 느꼈을 무게. 생각지 못했던 이야기를 보면서 공감이란 것을 해본다.

남의 지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정당하다 할 수 없지만, 왠지 모르게 민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선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민이 선우를 보살피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작은 이야기로 출발하여 결국 그들의 생각을 들여다보게 되고 난 생각한다.

이들이 겪는 지금의 무게는 곧 지나갈 것이다. 자신이 아닌 사람으로서의 삶을 살면서 오히려 스스로를 위로했던 그들은, 특히 민은 실제 하는 인물에 대한 마음을 표현함으로써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아닐까.

계절의 변화를 누구도 막을 수 없듯이 지신이 보내고 있는 계절의 지남을 잘 극복해가는 느낌이 서서히 보인다. 그것은 마치 아주 작은 빛이 커지는 느낌처럼 독자의 가슴을 부풀게 한다.


흥미를 위한 읽고 싶은 책이 아니다.

생각이 오래 머무는 정서 깊은 책. 그런 책으로써 <여름을 지나가다>를 대하게 된다. 누구에게라도 그럴 향기 짙은 이야기였다.

조해진 작가에 대한 애정이 생겨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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