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셜리 클럽 오늘의 젊은 작가 29
박서련 지음 / 민음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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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셜리 클럽

박서련 (지음) | 민음사 (펴냄)

아직 영글지 않은 사랑.... 동사로 기억하고 싶어진 명사!

사랑에 대해 가장 정직할 수 있는 사람은 사랑을 하고 있는 '나'일는지 모르겠다.

|| 설희

가수라는 직업을 가진 아빠를 어릴 때부터 사랑했던 엄마. 두 사람은 그러나 이혼했고, 나는 아빠와 살았다. 어릴적 아빠와 함께 불렀던 '캐럴송'에 대한 저작료가 매해 말에 통장으로 들어온다. 설희에겐 딱히 돈을 벌어야 할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니 호주에 1년 더 머무를 수 있는 세컨드 비가가 필요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살기 좋은 도시 멜버른. 축제의 도시 멜버른. 설희는 치즈 공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멜버른에서 일하고 멜버른을 비롯한 주변을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되었다.

▶ 내 이름도 셜리에요

치즈 공장으로 가기 전 머물기 위해 갔던 호텔에서 체크인 시간이 만아 퍼레이드를 보게 된 셜리의 눈에 "더 셜리 클럽"이란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가 할머니. 왜? 셜리라는 이름은 옛날 사람들이나 짓던 이름이었다고.... '셜리 클럽'을 본 설희는 너무나 반가운 나머지 그들과 함께 섞여 걸었고 그들을 따라 한 클럽에 도착했다. 클럽에 손님으로 있던 S. 독일계 한국 혼혈인인 그의 목소리는 보랏빛이었다. 셜리는 S의 도움으로 셜리 클럽에 자신을 소개하며 회원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정식 회원이 아닌 명예회원으로서 인정을 받게 된다.

주 중엔 치즈공장에서 일을 하고, 주말엔 S를 만나 셜리 클럽 행사에 참여한다.

S와 만나지 못하는 시간에는 메시지를 주고받고 통화로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어느 날 셜리는 심한 몸살에 걸리고, 억울하게도 치즈공장에서 해고를 당한다. 그리고 갑자기 사라진 S. 어떤 방법으로도 S를 만날 수 없었던 셜리는 '셜리 클럽' 회원들의 도움으로 우연인 듯 S와 제 회한 다.

제회 전까지 겪었던 셜리의 심정을 보며 나의 지난 풋사랑을 떠올린다.

|| 설희

아직도 아빠에게 '오빠'라고 부르는 약간은 철없어 보이는 엄마. 설희는 S의 감정을 키워가면서 아빠에 대한 엄마의 사랑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엄마는 설희 모르게 한국에서 암 수술을 받았다. 그리곤, "나 요즘 오빠와 연애해"라고 말하는 엄마. 설희는 자신의 S를 향한 감정이 사랑임을, 엄마의 철없는 사랑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의 사랑임을 깨닫게 된다.


오랜만에 본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29편. 『더 셜리 클럽』. 책 표지처럼 핑크빛 돋는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랐다.

그때의 나 역시 셜리처럼 그를 찾아 헤맸던 기억이 없지 않기에 영글지 않았던 그 감정이 지금의 사랑을 더욱 확고하게 하는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셜리는 다행스럽게도 <셜리 클럽>이라는 따뜻한 사람들을 만났기에 머나먼 타국에서 혼자가 아닌 채로 지낼 수 있었다.

그들에게 받은 따스함은 엄마의 사랑을 이해하게 만들었고 자신의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으리라.

오랜만에 예쁜 사랑 이야기를 본 가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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