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 1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존 작품과는 달라진 스타일의 김애란 작가님 단편집. 마음의 계절은 관계로 변화된다


▶입동 :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건 영원한 고통의 시작인지도 모르겠다. 그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서조차 그 사람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는 고통. 겨울의 시작이다. ▶노찬성과 에반 : 가끔 과거의 상실을 지금의 관계 속에서 찾으려 할 때가 있다. 하지만 현실은 또 하나의 과거가 만들어지는 중. 과거는 잊고 현실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 ▶건너편 : 사랑하는 사람에게 먼저 헤어짐을 말한다는 건 힘든 일이다. 상대의 자리가 내가 있는 ‘이곳‘이 아닌 ‘저 건너편‘의 어디라는 걸 알게 된다면 조금은 쉬워질까. ▶침묵의 미래 : 소멸도 큰 세력에 의해 통제되고 관리되어지는 세상. 자연의 법칙은 뻗어 가는 확장이지만 인간의 사회는 소멸과 통일로 귀결된다. ▶풍경의 쓸모 : 사람은 순간을 사는 존재. 행복은 사진에 남고 고통은 기억에 남는다. ▶가리는 손 : 사람들은 숨기기 위해서 가린다. 무엇을 숨기는지는 모르지만.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 갑작스러운 상실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에게 많은 이들은 뉘앙스의 언어로 위로한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이에게 필요한 건 정확한 언어로 소통하는 일이지 않을까.


#관계와 상실
사람이 등장하는 어떠한 이야기든 ‘관계의 얽힘‘이 존재할 것이다. 사람이라서 그렇고 함께 살아가니 그렇다. <바깥은 여름>에 나오는 단편들은 (침묵의 미래를 제외하고) 이런 관계의 얽힘 위에 상실(헤어짐)의 정서가 덧입혀진 느낌이 들었다. 자식 또는 배우자를 잃거나, 이별 중에 있거나, 내 사람이 내 사람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거나, 마음의 멀어짐으로 골이 깊어진 인물들을 보며, ‘관계‘와 ‘상실‘의 얽힘에 대해 생각하며 읽었다.


#침묵의 미래
예전에 <이상 문학상 작품집>에서 읽었던 작품인데 개인적으론 아주 흥미롭고 신비스러운 느낌을 받았다. 소수민족의 언어가 사라져가는 모습을 그렸는데 화자가 사람이 아니라 언어의 영혼이 성찰해 나가는 내용이다. 장편으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았는데 실제로 작가님도 그런 고려를 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픽션이지만 어떤 면에선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대 세력에 의해 소멸하는 작고 소중한 것들이 떠올라서 슬프기도 했다. 무차별한 통합과 소멸은 합리적이란 말로 정당화되는 세상. 인간이 그런 특성을 지닌 존재라면 각자의 내면에도 그런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을 터다. 세상의 일은 내가 어찌할 수 없겠지만, 나의 내면의 일은 깊은 사색을 통해 소중한 것을 지키는 사람이고 싶다. 내 중심에서 멀어져 침묵하는 것들을 흔들어 깨우는 지성과 용기를 가지고 싶다.


#계절
세상의 계절은 일정하고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마음의 계절은 변화무쌍하고 각자가 받아들이는 느낌도 다르다. 그래서 타인에게 이해받기도 힘들고 거기서 얻은 마음의 병으로 목숨까지 위태로워지기도 한다. 이 내면의 계절을 우리는 제어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자가 치유가 가능한 것이 아니다. 마음의 계절을 변화시키는 건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는 그들과 그것들이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마음의 계절이 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류시화 엮음 / 오래된미래 / 200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의 치유와 깨달음을 주는 시모음


#또 다른 울림
우려와는 다르게 어렵고 심오한 시들이 많지 않았다. 오히려 어디선가 읽어 본 시들이 많았다. 이 시집은 ‘삶의 치유와 깨달음‘을 주제로 엮었다는 류시화 시인의 말에 공감했다. ‘시‘라는 것이 본래 그런 것인지 아니면 잘 쓰여진 시들만을 골라 모았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여기에 나와 있는 시들은 예전과는 또 다른 울림을 주는 듯했다. 같은 내용인데도 나에게 주는 느낌이 달랐다.

#류시화
누군가 엮은 책을 보는 건 처음인 것 같다. 시집이 사고 싶어 들린 서점에서 고민 끝에 선택했던 이 책.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수록된 이 책에서 가장 믿었던 부분은 류시화 시인, ‘그‘가 엮었다는 점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의 모든 걸 쫓아 사게 되는 그런 맘으로 이 책을 샀다. 신기하게도 그분의 책을 읽을 기회가 없었지만 그에게서 풍기는 ‘티벳‘, ‘명상‘, ‘깨달음‘과 같은 기운이 나를 이끄는 듯하다. 류시화 시인은 ˝이 삶은 영혼 여행의 일부이며, 시는 감상이 아니라 이 불가사의한 삶에 대해 인간의 가슴에 던지는 질문˝이라 말한다. 그는 나에게 있어 인생의 본질을 아는 구도자이자 가이드이다.

#치유와 깨달음
내가 서른을 넘기면서 느꼈던 것들, 깨달았던 것들이 시들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걸 보며 놀라웠다. 아마도 더 나이가 들면, 더 새로운 놀라움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든다. 어느 시대나 어느 장소나 삶에 대한 깨우침은 비슷하고 그걸 해내는 것은 개인의 수련에 달려 있는듯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남긴 글들은 후세의 사람들에게 묘한 위로를 건네는 것 같다. 최근 주윤발의 기부 약속과 선행 등이 알려졌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내 꿈은 행복하고 정상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은 돈을 얼마나 버느냐가 아니라, 마음을 평온하게 지켜 심플하게 아무 걱정 없이 여생을 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유한한 삶에서 내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차표
삶을 유지한다는 건 고된 일이다.
삶의 감각을 잃지 않는다는 건 더 어려운 일이다.
삶을 끝내고 하늘로 돌아가는 날. 이 시들과 함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많은 회한과 그 정도의 위로 속에서, 승무원에게 내밀 승차권처럼 내 품에 품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존재, 감 -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 창비청소년문고 31
김중미 지음 / 창비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중미 작가님의 가난하고 소외된 공동체 이야기


#사회문제를 다룬 도서
온라인 서평단 모집을 통해 알게 된 책이다. 처음엔 사회문제를 다룬 책인지 몰랐었다. 앞표지에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라는 문구만 보고 작법과 관련된 책인 줄 알았다. (2부에 작가로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만족하며 읽었다. 청소년 문고라서 어려운 용어는 없었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다룬 이야기라서 더욱 공감되고 좋았던 것 같다.



#함께 고민하기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다 보면 생겨나는 문제점들이 정말 많다. 각종 차별과 인권 침해, 기업과 국가의 폭력, 자본주의 폭력 등등 개인이 감당하기엔 너무 크고, 집단사회와 연결된 문제들로 복잡하기만 하다. 어떻게 보면 이런 것들이 인간 삶의 일부이고 자연발생적 현상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을 같이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피해자 개인의 삶 전체에 너무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공생과 연대
난 장애인 차별문제처럼 일부 사람들이 ‘우리도 언제, 어떻게 장애를 입을지 모르니 차별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모습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러한 태도는 자신과 관련 없는 문제에 대해선 잔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이유는 ‘공감하는 능력‘에 있다고 본다. 이 책에서 작가님은 공감력이 바탕이 된 ‘공생‘과 ‘연대‘를 강조한다.
작가는 겨울을 함께 나는 작은 새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공생과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무엇이든 부족한 면이 있을 수밖에 없는 우리는 함께 살아가면서 의지하고 극복하는 존재라는 걸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도덕적 불감증>에서 지금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수성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간 사회의 ‘연대‘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당시에는 약한 해결책이라 느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본질적인 해결방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중미 작가님
사실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이고 매력적인 부분은 작가님이었다. 전혀 모르고 있던 분인데 아동, 청소년 소설가이시다. 책을 읽고 느낀 김중미 작가님의 느낌은 행동가다. 비록 글도 쓰셔서 작가라 불리지만 생활의 대부분을 소외받는 가정 공동체를 이끄시며 살아오셨다고 한다. 저항이나 시위 활동에도 적극적이셨다. 그래서 이야기의 대부분이 작가님이 직접 경험한 내용들이다. 조사하거나 설문을 한 것이 아니라 작가님 삶 자체였다는 점이 감동적이다. 요즘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사는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님처럼 평생을 받쳐 활동해 오신 분은 몇 분이나 될까? 김중미 작가님과 공동체가 겪어낸 일들을 보며 슬프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 책은 말만 번지르하고 팬대만 굴리는 그렇고 그런 책이 아니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평등의 몰락 - 신자유주의는 어떻게 차별과 배제를 정당화하는가
리사 두건 지음, 한우리.홍보람 옮김 / 현실문화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자본과 평등
더북소사이어티 서점을 가기 전에 미리 찜했던 책이다. 조금은 즉흥적이었다. 제목부터 설명까지 관심을 가지던 내용이었다. 읽고나서는 내가 생각하던 이상의 내용들이 많아서 놀랍기도 했다.









#고양을 위한 독서
여기에 나오는 주장들이 다 바르다고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중요한 건 나의 시각을 좀 더 깨우쳐 주었다는 점이다. 가끔 고양을 위한 독서가 필요할 때도 있다. 미국의 역사나 일련의 사건들을 모르는 나로서는 정말 읽는 자체가 고행이었다. 하지만 <평등의 몰락>이나 <타인의 고통> 같은 책들은 다음에 내가 좀 더 자라면 다시 읽어 봐야 할 책이라 여기게 된다. 그때가 되면 나는 또 다른 걸 찾고 깨달을 것이라 희망해본다.











#전문지식
/지구적 문제와 국내적 문제 양자에서 신자유주의적 지배의 가장 성공적인 책략은 경제정책을 주로 중립적이며 기술적인 전문지식의 문제로 정의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전문지식은 정치 및 문화와는 분리된 것, 특히 정치적 책임이나 문화적 비평의 대상으로는 부적절한 것으로 제시된다./ (P25)

__
우리는 종종 ‘금수저와 흙수저는 출발선부터가 다르다‘는 말을 한다. 혹자는 인생이 블루마블 게임처럼 ‘자식‘의 삶은 다시 리셋될 수만 있다면 마음의 짐을 크게 덜 수 있겠다며 호소 한다. 이 말인즉슨, 경제적 상황이 우리 인생에서 그만큼 크게 작용한다는 뜻이다. 나는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인구 감소의 근본적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내 가난함을 자식에게까지 되 물려주고 싶지 않은 부모의 마음. 그 마음들이 출산을 거부하거나, 자식을 학원 지옥으로 몰아넣거나, 또는 어릴 때부터 연예기획사를 전전긍긍하게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고 느낀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신자유주의는 자칫 개인의 자유를 더욱 보장해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이 게임의 현 상황을 뒤집기가 불가능하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그와 더불어 신자유주의는 ‘경제의 문제‘를 하나의 ‘전문지식‘으로 승화시키고자 한다. 그 전문지식은 정치와도 관계없으며 특히 도덕적인 문제나 사회문화적인 파장과도 독립되고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는 점을 굳혀나가는 중이다. 100미터 달리기에서 누구는 1미터 뒤에서 누구는 10미터 뒤에서 뛰라고 한다면 어느 누가 이 게임을 공정하다고 말할까. 최근 베스트셀러 출판시장은 ‘버리고‘, ‘비우는‘ 것의 향연이다. 물건도 버리고 마음도 비우라 말한다. 이미 결정 나버린 인생에서 평등함은 없다.














#공과 사
/뉴팔츠의 ‘반란 행동‘ 컨퍼런스에 대한 잘 조율된 공격은 문화전쟁 기간 동안에 발전된 지침으로부터 직접 조직된 것이다. 성적 변태의 축제를 위해 세금을 빨아먹는 지적으로 파산한 여성학 프로그램이라는 이미지는 주립대학 체계의 평판을 떨어뜨려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재조직하기 위한 목적에 안성맞춤이었다. (...) 뉴욕시립대학에 대한 인종적으로 코드화된 공격과 결합해서, 이 전략은 [공공]기금을 급속도로 감소시키고 뉴욕의 공공 고등교육에 대한 주정부 중앙에서의 통제를 정당화했다./ (P104)

__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공과 사‘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의 구분은 의외로 개인적인 부분을 넘어 전 사회적 또는 전 지구적인 영역으로 확대해서 봐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느꼈다. 개인에서 업무와 생활은 ‘나‘라는 시간 속에서 함께 흐르기에 가끔 그 구분이 힘들다. 이와 동일하게 사내 사고의 개인 책임 논쟁, 공공 정책의 실패와 주민의 피해 등 그 범위가 참 다양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성 문제(이성애규범성, 호모포비아 등)는 공적인 것인가 사적인 것인가?
작가는 뉴욕주립대학 뉴팔츠 캠퍼스의 여성학 프로그램 <반란 행동: 여성의 성적 자유라는 도전> 사례를 통해서 신자유주의가 ‘정체성 정치‘와 ‘문화정치‘를 이용하여 어떻게 공공기관을 파괴시키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에 두 가지의 핵심 지점이 있다. 하나는 앞에서 말한 성 관련 문제를 공과 사에서 어디에 둘 것인가라는 지점이고, 다른 하나는 이 논쟁을 통해서 공립대학이 왜 공격받게 되는지에 대한 지점이다. 결론적으로 사적인 문제를 공공의 컨퍼런스로 끌어온 공립대학의 자질을 문제 삼고, 공공기관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낮추고자 한 것이다. (물론 이건 해석의 차이겠지만 나도 여기에 한 표이다)












#배척과 연합
신자유주의가 왜 문제인가-라고 묻는다면 단순히 빈부의 격차만이 아님을 깨닫는다. 이 게임은 경제 정책이 정상작동하는 것을 막고 자신들에게만 유리하도록 이용된다. 그것은 결코 성차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성 평등을 부르짖는 현 상황에서도 작동하고 있다. 뒤에 나오는 <3장 평등한 퀴어라는 신자유주의의 신화>에서는 군대 내 성평등은 강조하면서 전쟁을 이르켜 사람을 죽이는 문제에 대해선 간과하는 (미군의) 행태를 꼬집는다. 신자유주의는 배척뿐만 아니라 연합도 하면서 이익이 되는 쪽의 지지만을 이끌어 나간다. 사실상 ‘경제‘와 ‘정치‘는 톱니바퀴와 같지만 그걸 망각하게 함으로써 우리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게 한다. 나는 이런 점들이 참 우려스럽다고 생각한다.








/지구적 문제와 국내적 문제 양자에서 신자유주의적 지배의 가장 성공적인 책략은 경제정책을 주로 중립적이며 기술적인 전문지식의 문제로 정의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전문지식은 정치 및 문화와는 분리된 것, 특히 정치적 책임이나 문화적 비평의 대상으로는 부적절한 것으로 제시된다./ (P25)

/뉴팔츠의 ‘반란 행동‘ 컨퍼런스에 대한 잘 조율된 공격은 문화전쟁 기간 동안에 발전된 지침으로부터 직접 조직된 것이다. 성적 변태의 축제를 위해 세금을 빨아먹는 지적으로 파산한 여성학 프로그램이라는 이미지는 주립대학 체계의 평판을 떨어뜨려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재조직하기 위한 목적에 안성맞춤이었다. (...) 뉴욕시립대학에 대한 인종적으로 코드화된 공격과 결합해서, 이 전략은 [공공]기금을 급속도로 감소시키고 뉴욕의 공공 고등교육에 대한 주정부 중앙에서의 통제를 정당화했다./ (P10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광호 지음 / 별빛들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의 우리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 본 우화집




#세상을 향한 상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세상의 모순 속에 살면서 그것들에 젖어 무엇이 잘못되었고 무엇을 위해 사는지 잊어버렸구나. (...) 나아가 우리들의 무반성적인 삶의 태도에 변화가 있길 바라며.˝/
-(머리말) 중에-

__
스토리지북앤필름 가판대에 진열되어 있던 상큼한 표지의 독립출판물. 많은 책들 중에 그 책을 선택했던 건 뒷표지에 적힌 ‘머리말‘ 때문이었다. 작가의 단호한 문장과 상념에 끌렸다.









#단순한 우화집
어떨 땐, 복잡한 현상들을 단순화시켜 볼 필요가 있다. 단순화 시키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명료하게 보인다. (사건의) 이유와 원인. (사람들의) 반응과 행동. (공동체의) 구조와 원리. ‘숲‘이라는 ‘세상‘의 생리, 생태를 생각해보는 시간.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숲에 살고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패턴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찾을 수 있는 우화집이다.









#고통
<분수>, <온도 조절>, <법>, <나 혼자 산다>, <만든 자>, <혁명가들>, <꽃과 그림자>, <안목>, <밤하늘 대화>, <진실 거짓 믿음>이 좋았다. 그 중에서도 <분수>, <온도 조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생기 없는 광장에 누워 하늘에 닿기를 꿈꾸는 물에 대한 이야기. 물은 꿈을 이루길 원하기만 중력의 힘에 산산이 부서져 다시 아래로 추락한다. 하지만 물은 포기하지 않는다. 그때, 어디선가 어린 소녀가 분수대로 다가와 외쳤다. ˝우와! 엄마 이 분수 좀 보세요. 엄청 멋있어요!˝ 분수에게 쏟아지는 찬사에 누워있는 것들 중 하나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이기지도 못하는 중력에게 바보같이 계속 덤비고 산산이 부서지는 것이 뭐가 아름답다는 것이지?˝
그러자 누워 있는 것들 중 반쯤 일어선 누군가 말했다.
˝어쩌면 그것이 아름다운 것 일지도.˝/
- (분수) 중 요약 -


__
우리의 삶이 분수와 같다면 그걸 아름다워해야 할까 아니면 슬퍼해야 할까? 사실 그 지점을 잘 모르겠다. 왜 우리의 삶은 고통 속에서 꽃을 피워야 하는가? 그것이 아름다운가? 정말 모르겠다. 내가 보기엔 고통 속에는 성장이 없다. 성장은 우리 스스로가 만든 희망 속에서 자라난 것이다. 고통은 희망도 성장도 주지 않는다. 그런 고통을 응원해야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 1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