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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이광호 지음 / 별빛들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의 우리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 본 우화집
#세상을 향한 상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는 세상의 모순 속에 살면서 그것들에 젖어 무엇이 잘못되었고 무엇을 위해 사는지 잊어버렸구나. (...) 나아가 우리들의 무반성적인 삶의 태도에 변화가 있길 바라며.˝/
-(머리말)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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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지북앤필름 가판대에 진열되어 있던 상큼한 표지의 독립출판물. 많은 책들 중에 그 책을 선택했던 건 뒷표지에 적힌 ‘머리말‘ 때문이었다. 작가의 단호한 문장과 상념에 끌렸다.
#단순한 우화집
어떨 땐, 복잡한 현상들을 단순화시켜 볼 필요가 있다. 단순화 시키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명료하게 보인다. (사건의) 이유와 원인. (사람들의) 반응과 행동. (공동체의) 구조와 원리. ‘숲‘이라는 ‘세상‘의 생리, 생태를 생각해보는 시간.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숲에 살고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패턴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찾을 수 있는 우화집이다.
#고통
<분수>, <온도 조절>, <법>, <나 혼자 산다>, <만든 자>, <혁명가들>, <꽃과 그림자>, <안목>, <밤하늘 대화>, <진실 거짓 믿음>이 좋았다. 그 중에서도 <분수>, <온도 조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생기 없는 광장에 누워 하늘에 닿기를 꿈꾸는 물에 대한 이야기. 물은 꿈을 이루길 원하기만 중력의 힘에 산산이 부서져 다시 아래로 추락한다. 하지만 물은 포기하지 않는다. 그때, 어디선가 어린 소녀가 분수대로 다가와 외쳤다. ˝우와! 엄마 이 분수 좀 보세요. 엄청 멋있어요!˝ 분수에게 쏟아지는 찬사에 누워있는 것들 중 하나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이기지도 못하는 중력에게 바보같이 계속 덤비고 산산이 부서지는 것이 뭐가 아름답다는 것이지?˝
그러자 누워 있는 것들 중 반쯤 일어선 누군가 말했다.
˝어쩌면 그것이 아름다운 것 일지도.˝/
- (분수) 중 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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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이 분수와 같다면 그걸 아름다워해야 할까 아니면 슬퍼해야 할까? 사실 그 지점을 잘 모르겠다. 왜 우리의 삶은 고통 속에서 꽃을 피워야 하는가? 그것이 아름다운가? 정말 모르겠다. 내가 보기엔 고통 속에는 성장이 없다. 성장은 우리 스스로가 만든 희망 속에서 자라난 것이다. 고통은 희망도 성장도 주지 않는다. 그런 고통을 응원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