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더 스토리콜렉터 17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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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더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의 중심인물. 뒤에 나올 모든 이야기엔 신더가 있다. 의붓엄마의 핍박과 의붓자매 그리고 계단에서 구두가 벗겨지는 사고 등등 동화 속 신데렐라 스토리를 차용했지만, 신데렐라와 다르게 신더만의 매력을 갖추고 있다. 사이보그에 대한 사회적 부조리. 유럽연방에서 입양되었다는 자신의 정체성. 정비공으로서의 능력 등등 신더에 대한 요소요소가 흥미롭다.

#제3시대력
소설 <신더>는 그 시대에 대한 묘사나 설명을 자세히 넣어 SF + 판타지 소설의 재미를 끌어올리고 있다. 제4차 세계대전 이후 [제3시대력]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동아시아가 통합된 [동방연방제국]이라는 국가. [황제]가 국가를 다스리고 [황태자]는 지금의 아이돌 가수와 같은 인기를 얻는다는 설정. 각국에서 창궐한 치명적인 바이러스 [레투모시스] 전염병. 인간+기계가 결합하여 새로운 하층계급으로 급부상한 [사이보그]와 사람보다 더 유머러스한 로봇 [안드로이드]. 달을 개척한 [루나왕국]까지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의 기초 공사를 다진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미스터리에 가려진 의붓아빠 [가란]과 카이토 황태자가 찾는 [셀린 공주]의 비밀까지 그 뒤에 벌어질 이야기의 실마리를 나중에 알게 되는 재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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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 이후 오퍼스 10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 / 이후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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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의 <타인의 고통>은 [한국의 독자들에게] 부분에서 밝힌 것처럼 사진의 의미를 다룬 것이 아니라 전쟁 사진을 통해서 실질적인 전쟁의 참상을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그녀는 전쟁 사진을 아주 비판적으로 깨부수고 있다.
전쟁 사진의 숨겨진 의도, 찍는 행위의 비정당성, 사진을 접한 우리들의 자세, 실질적으로 사진이 `고발과 방지의 역할을 할 수 있느냐`의 문제 그리고 이런 빈틈을 이용하는 권력과 미디어 등등... 전쟁 사진을 비판적으로 봐야한다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전쟁 사진의 불필요성까지 지적하고 있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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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의 지적을 크게 두 영역으로 구분하자면 `전쟁사진 자체의 문제점`과 `전쟁사진을 통해 바뀔 수 있는 일(또는 없는 일)에 대한 한계성`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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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사진은 전쟁을 지속할 이유를 위해 만들어짐
- 사진은 본래 미화가 목적
- 객관적이지 못하고 작가의 연출이 들어감
- 개인이나 집단에 따라 다르게 해석
- 사람들이 `연민`이 아니라 `잔인함`에 끌림
- 전쟁 사진을 통해 느끼는 건 `여기는 안전하다`는 안도감
- 충격을 던질 순 있지만 뭔가를 이해하는 데에는 그다지 도움이 안됨
- 매혹적인 육체가 외부의 공격을 받는 이미지들은 어느 정도 포르노그라피에 가까움
- 매체가 대중을 깨우치게 만든다는 잘못된 생각의 접근
- 너무 많은 전쟁사진과 잔혹한 사진으로 무감각해짐

전쟁사진을 매개로 비판을 전개하고 있지만 결국 작가는 우리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고통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를 되묻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더 깊이 이해하려면 글을 쓰던 당시의 세계 정세와 미국을 바라보는 작가의 관점을 참고한다면 더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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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반양장) 펭귄클래식 31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박찬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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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된 자아
지킬은 고귀한 집안의 혈통이며 자신을 철저히 관리해왔다. 하지만 문득 자신 안에 악을 발견할 때가 있고 그 사실이 자신을 괴롭힌다. 소설은 단지 자신의 이중적 자아를 찾는데 그치지 않고 박사 지킬을 활용해 하이드를 빼내는 약을 제조하기에 이른다. 허무맹랑한 이야기 일 수 있지만 소설 속 사실적 묘사들은 당시에 사람들을 매료시켰고 1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어색하지 않게 들린다.
누구나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이중적 자아에 대해 고민할 때가 있다. 그것은 살아온 환경이나 인간관계 또는 미래의 삶과도 연관 되기에 마치 인생의 숙제처럼 일정하고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주기도 한다. 나의 이중적인 모습은 결국 내 정체성을 분열시키는 과정으로 들어간다. 이 땐 이렇고 저 땐 저렇다라는 식의 법칙을 만들면 마음은 편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고민이 항상 거치게 되는 곳은 `나는 왜 이럴까?`이다. 결국 내 자신의 문제이고 내 안에서 해결해 내야하는 숙제라는 점을 깨달는 것이 중요하다. 이 소설에서도 지킬은 하이드를 떼어낼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고 단지 그 힘을 약화시켜 나오지 못하도록 컨트롤하길 원했다. 하지만 하이드의 유혹은 생각보다 강했고 오히려 점점 더 큰 자극을 갈구하게 된다. 이런 사실적인 내용이 이 소설의 힘인 것 같다.


#선한 자아와 악한 자아
여기서 잠깐 비슷한 작품들을 생각해보니 <인사이드 아웃>, <블랙스완>이 떠오른다. 두 작품 다 개인의 분열된 자아를 다루고 있다. <인사이드 아웃>은 유아기에서 청년기로 넘어가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다루며 개인의 성장을 그렸다면 <블랙스완>은 이 소설과 좀 더 밀접하게 가깝다. <블랙스완>에서도 그렇고 이 소설에서도 욕망과 악은 동일시 되는 것 같고 선한 자아는 악한 자아를 두려워하는 것도 같다. 그리고 둘 다 비극적인 결말이다. 나는 두 작품 다 이런 결말에 이르게 되는 이유를 `자신을 똑바로 볼 수 있는 용기`가 부족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악한 자아에 대해 회피하거나 두려워한다면 결국 그 자아를 컨트롤 할 수 없게 된다. 오히려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서 자신의 지휘 체계 아래 두는 것이 옳은 판단인 것이다. 하이드도 마지막엔 자신이 살인자로 잡혀갈까봐 두려워하고 숨기 바쁘다. 이것을 보면 악한 자아가 힘이 더 쎄다거나 그런것도 아니다. 오히려 선한 자아가 악한 자아까지 모두 포함하는 가장 큰 힘인 것이고 그것이 이 작품들이 주는 교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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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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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은 그렇게 길지 않다. 책을 손으로 잡을 때 두껍지 않고 가벼웠다. 하지만 다 읽고 나서 더 많은 생각과 감정이 휘몰아치는 책이다. 겉으로는 난잡한 내용이라 느낄 수 있다. 날고기, 피, 노브래지어, 알몸, 샅, 불륜, 자살 같은 소재는 아주 날카롭게 날이 서 있다.

#정상과_비정상

˝내가 믿는 건 내 가슴뿐이야. 나는 내 젖가슴이 좋아. 젖가슴으론 아무것도 죽일 수 없으니까. 손도, 발도, 이빨과 세치 혀도, 시선마저도, 무엇이든 죽이고 해칠 수 있는 무기잖아. 하지만 가슴은 아니야. 이 둥근 가슴이 있는 한 난 괜찮아. 아직 괜찮은 거야. 그런데 왜 자꾸만 가슴이 여위는 거지. 이젠 더이상 둥글지도 않아. 왜지. 왜 나는 이렇게 말라가는 거지. 무엇을 찌르려고 이렇게 날카로워지는 거지.˝

<채식주의자> 작품을 설명할 때 많이 인용되는 구절, 트라우마로 인한 영혜의 견해가 그대로 드러난 부분. 손도 혀도 시선마저도 무기가 되는 세상에서 가슴만이 남에게 해가되지 않는, 무기가 되지 않는 것. 하지만 그 가슴이 자꾸 여위어 가는 것을 느낀다. 영혜가 칼을 드는 장면에서 그 칼이 결국 자기 자신에게 향하는 것과 동일시 되는 구절이다. 세상을 이기거나 타협하지 못하면 결국 자기 자신을 희생해야하고 세상의 통념과 단절해야하는 인물이다. 세상은 그런 부류를 비정상이라 정의하고 매도한다.

#트라우마
나는 <채식주의자>에서 말하는 트라우마가 이해된다. 그러나 누구나 다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트라우마란 결국 개인의 고통이고 그건 사회적으로 내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가끔 나의 특별한 행동이나 다소 격앙된 주장들을 복기해보면 그 트라우마가 무엇인지 알 수 있기도 하다. 트라우마를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우리는 영혜나 인혜, 영혜남편이나, 인혜남편이 될 수도 있다. 재미있는 점은 네명의 인물들이 정확히 구분되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십자 그래프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다.  

#통념과_개인의고통 (또는 소수의고통)
평범해서 지루하네 / 좀 새롭고 흥미롭네 / 완전 미쳤네 돌았어. 이 기준의 차이들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 차이가 과연 클까? 얼마만큼인지 모를 그 차이가 엄청난 결과와 상황들을 만드는 건 사실이다. 소설은 영혜의 개인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논란이 될만한 큰 이슈도 같이 던지면서 우리의 통념을 흔든다. 완전히 자기 자신을 놓아버린 영혜나 거기에 휠쓸린 인혜남편(형부)보다 어쩌면 모든걸 보고, 느끼고, 감당해야했던 인혜의 에너지가 더 큰 것인지도 모른다. 소설에선 영혜와 가족의 관계를 보고 있지만 나아가 사회와 개인(소수)의 관계에도 적용이 되는 문제다. 특히 이 소설은 영혜의 시선은 없다. 오직 주위의 시선만 있을 뿐이다. 영혜의 생각은 전혀 알 수 없는 미지의 것이다. 우리의 통념이 그런 개인적인 가치관에 일방적인 잣대를 대고 있다는 모순을 이러한 형식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주인공 `영혜`가 자신의 트라우마를 다루기 위해서 선택해야하는 가지수는 많겠지만 가족이 바라는 방향은 오직 하나다. 그것이 옳고 (그 반대되는 건) 그른건지 우리는 온전히 결론내리기 어렵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영혜이고 인혜이며 그들의 남편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믿는 건 내 가슴뿐이야. 나는 내 젖가슴이 좋아. 젖가슴으론 아무것도 죽일 수 없으니까. 손도, 발도, 이빨과 세치 혀도, 시선마저도, 무엇이든 죽이고 해칠 수 있는 무기잖아. 하지만 가슴은 아니야. 이 둥근 가슴이 있는 한 난 괜찮아. 아직 괜찮은 거야. 그런데 왜 자꾸만 가슴이 여위는 거지. 이젠 더이상 둥글지도 않아. 왜지. 왜 나는 이렇게 말라가는 거지. 무엇을 찌르려고 이렇게 날카로워지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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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교양 (반양장) - 지금, 여기, 보통 사람들을 위한 현실 인문학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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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틀면 많은 사건사고가 흘러간다. 정치, 경제 소식은 항상 이슈다. 기업의 부정부패가 문제고
노동자의 폭력시위가 문제다. 합의는 여전히 파행이고 정부는 달래기에 바쁘다. 담배값 4,500원 중에 세금만 3,318원이란 사실을 모르는 흡연자는 가게주인에게 투정이고, 미국 최저시급 인상으로 스타벅스 커피값이 또 오른단다.
.
.

뉴스를 보면
항상 의문이 들었다.

-
정치는 우리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

보수당과 진보당의 개념은 뭘까?
그리고 난 어딜 지지해야하나?

경기회복과 경기침체는 어떠한 이유로 반복되나?
지금의 세계 경기침체는 어떤 미래로 나아갈까?

왜 우리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기 힘든 걸까?
야근에 주말근무까지 하지만 왜 만족할만한 급여를 받기 힘들까?

빈부격차는 왜 점점 더 벌어지기만 하나?
인구감소가 나라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캐나다나 덴마크 같은) 사회민주주의 국가가 왜 좋아보일까?
사회주의 국가와 공산주의 국가는 어떤 차이를 가질까?
노동자와 사업가간의 사회적 합의는 왜 어려운가?
한 나라 안에서 교육수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이유는 뭘까?

-
정치, 경제와 얽힌 사회문제들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의문만 가득한 문제들이다.
뭐가 문제일까?

이 책은 나의 이런 물음에 정답을 제시해 준 책이다. 세금, 국가, 자유, 직업, 교육, 정의, 미래를 일정한 기준으로 단순화 시키고 왜 이렇게 흘러가는지 정리해준다. Correct answer은 아니다. Right answer이다. 정확한 정답은 없지만 올바른 방향은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회구성원 중 하나로, 시민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내 삶을 이끌어가야하는지 방향을 정리해 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단순하지만 가치있는 정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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