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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부터 꼭 읽어야지 해서 사둔 책 중에 하나이다.
우리집 책꽂이에도 꽂혀있었지만 앞부분만 좀 읽다 말았을 뿐.
소담출판사에서 제공해 준 책 덕분에 이번에 완독할 수 있었다.
처음에 혼자 읽기를 시도했을 때 어느 밤에 읽어가다가 무서워서 덮었던 것 같다.
유령이 등장한다니 아이들 재우고 혼자 밤에 읽기에 소름 끼치고 무서워서 읽다 포기했을 것이다.그도 그럴것이 내가 처음으로 접한 오페라의 유령은 만화책 김전일 오페라 유령살인사건이 다였으니까...
그래서 계속 의아하긴 했다.
오페라와 유령이 도대체 무슨상관?
극장에 유령이 왜 있는거고 그게 무슨이유로 전세계에서 사랑을 받는건지,뮤지컬이 왜 그렇게 인기가 좋은건지,이게 단순히 호러물인가 싶은... (소년탐정 김전일로 먼저 접했기 때문이겠지)
와아,,,
이런내용일줄이야....
자신이 설계한 오페라 지하극장에서 흉측한 얼굴을 감추기위해 가면을 쓰고 숨어 살고 있는 에릭.
태어날때부터 못난 얼굴로 엄마도 그 얼굴을 가리기 위해 가면을 만들어 줄 정도로 흉한 얼굴을 한 그였지만 그에게도 사랑에 빠질 권리는 있었다.
얼굴대신 실력이랄까?대신 훌륭한 목소리와 복화술,건축에 재능이 있어 오페라 지하극장을 건설하고 그 안에서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어 살며 오페라극장의 객석에 유령이지만 한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여배우 크리스틴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크리스틴이 사랑하는 사람은 라울...
에릭은 크리스틴을 납치해 지하 세계로 끌고가서 사랑을 구걸하고 애원하고 처절하고 비통하게 마음을 표현해본다.하지만 그녀는 두려움에 떨 뿐 진실로 그를 사랑할 수가 없다.
라울이 페르시아인의 도움을 받아 지하세계에 목숨을 걸고 크리스틴을 구하러 가는데 어쩐지 빠져나오기 힘든,그가 해둔 고문장치에 걸려 목숨을 빼앗길 위기에 처하고 그것을 알아차린 크리스틴은 라울을 살리기 위해 에릭의 마음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그녀가 자신을 위해 흘리는 눈물에 감격한 에릭은 그것만으로 감격하고 그것만으로 행복해져 평범하게 가정을 이루고 평범한 집에서 행복하게 살아보고 싶었다는 꿈을 이룬듯 ...라울도 크리스틴도 지하감옥에서 도망칠 수 있도록 해주고 마는데....
모습이 흉하지 않았더라면 충분히 크리스틴과 사랑 할 수도 있었을텐데...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사랑하는 이를 납치해야만 했던 에릭의 직진형 사랑이 나는 좀 무섭기도 했다.사랑이라는 게 절대로 억지로 시켜서 생기는 감정이 아니기 때문에 에릭은 크리스틴에게 있어서 애초에 패자였던 것 같다.
온전히 사랑만 해준다고 해도 내 마음이 동하지 않는 이상 그 사랑에 빠지기는 쉽지가 않다.
누구든 사랑 받는게 행복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못지않게 내가 하는 사랑도 받는사랑 그 이상으로 행복하니까...그렇지만 어쩔 때는 그건 착각이라고 역시 받는 사랑이 행복한 거라고 말해두고 싶긴 하지만.
미녀와 야수라는 세계명작동화처럼 에릭이 짠 하고 멋진 왕자로 변한다면 참 좋겠지만,
에릭이 그리 변할리는 없고 흉측하고 못난 에릭의 한 여자를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이 변모되지 않고 죽 이어져서 끝내는 진정으로 그녀의 행복을 바라주게 되는 결말이 오페라의 유령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인 듯 하다.
크리스틴은 잠시나마 에릭을 사랑했을까?
그저 에릭이 가엾고 딱해 연민을 일으켰던 것일까?
오페라의 유령 내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주인공들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공포와 로맨스의 조합이 이뤄낸 오페라의 유령.
너무도 유명하니 꼭 한번 읽어 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