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한껏 무용하게 - 뜨개질하는 남자의 오롯이 나답게 살기
이성진 지음 / 샘터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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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출발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를 오늘이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한 발 앞으로 내딛는 중이라는 것. 어제와 별반 다를 바 없다 해도, 일 년 전과 똑같은 몸짓을 되풀이하는 듯해도 내 삶의 모자 뜨기는 차근히 몸집을 불리는 중이다. 편물의 패턴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단수링 없이도 중요한 지점을 곧잘 찾을 수 있기에, 나 역시 하루가 다르게 삶의 궤적을 읽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p.52)

 

웬만큼 안 풀린다 싶으면 꼬인 실은 자르는 게 맞다. 지나간 시간이 눈에 자꾸 밟혀도 별수 없다. 자르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엉킨 실이 있고, 끊어내지 않으면 안 될 만큼 꼬인 관계가 있으며, 떼어내지 않으면 안 될 미련 더미가 있으니까. 꼬인 실에 가위를 대야 하는 이유는 그대로 놓아두면 뜨개질을 이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눈 딱 감고 손보지 않는다면 실 뭉텅이는 혹이 되어 두고두고 나를 괴롭힐 터. (p.76)

 

자기 삶은 자기만이 살아갈 수 있다. 그러니 삶의 모습에 정답은 없다. 정해진 답이 없기에 역설적으로 우리네 삶은 무엇이든 정답이 될 수 있다. 애쓰지 않아도 내 삶은 그렇게, 있는 그대로 정답이고 족히 사랑스럽다. (p.117)

 

 

저자에게 뜨개질이란 희미해지는 삶의 의미를 붙잡게 해주는 연습시간. 인생에서 힘들고 불안하고 버거웠던 시간 동안 자신을 꽁꽁 붙잡아준 건 다름 아닌 뜨개질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뜨개질이라고?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남자다운 삶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뜨개질을 통해 알게 된 세상의 모습에 마음껏 자신의 목소리를 드높인다. 그가 뜨개질로 틀어잡은 태도는 세 가지. 첫째, 작은 것들을 귀하게 여기기. 둘째, 일상 한 조각을 소중히 음미하기. 셋째, 있는 그대로를 그저 사랑하기. 저자의 말마따나 크기로 보나 쓰임새로 보나 뜨개질에서 마주하는 도구는 웅장하거나 거대하지 않다. 하지만 그런 작은 것들 하나하나가, 완성을 이루어가는 작업에는 더없이 귀하다. 도구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사소한 일 하나도 끝내지 못함을 성찰할 때 겸손이 비로소 찾아온다. 작은 것들로 채워가는 하루하루가 달리 보면 이처럼 소중하기 그지없다.

 

책을 읽다 보니 작년 겨울인가? 뜬금없이 아들에게 목도리를 떠주겠다고 자신있게 선언했던 때가 떠오른다. 초보이나 나름 멋스럽게 만들어보겠다고 초록창에서 검색을 하고, 유튜브를 보며 변형 고무뜨기(일명 쁘띠 목도리)로 목도리를 만들어보겠다고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그 당시 나는 실타래를 처음 쥔 저자와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한참 서툴렀고 실을 잡아당기고 늘려주는데 힘 조절이 되지 않아 간격이 줄어들었다 늘었다 난리법석. 결국 마음에 들지 않아 공들여 이룬 작업물을 풀고 또 풀고···. 그러고 보면 분명 모두 정해진 틀에 따라 작업을 이어가는데도 만들어진 작품을 들여다보면 천차만별이다. 바로 우리네 인생처럼 말이다. 저자가 말하는 뜨개질로 찾아가는 나다운 삶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나다움의 여정. 여기저기서 들이대는 사람들의 잣대에 흔들리지 않고 각자 나답게 살아가길 바라는 작가의 염원이다. “내 삶은 나의 어법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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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 - 비울수록 애틋한 미니멀 부부 라이프
에린남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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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을 비우며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다. 누구보다 스스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내가 알고 있던 내 모습은 일부에 불과했다. 나는 물건을 하나씩 들여다보면서 나에게 필요한지 필요 없는지 스스로에게 물으며 집 안을 비워나갔다. 처음으로 진지하게 내 삶과 일상을 제대로 마주하고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지나온 시간들과 지금의 물건과 집 안의 상태로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삶을 살기를 바라는지 깨닫게 됐다. (p.13)

 

다른 사람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많은 자유를 가져다준다. 다른 사람들에게 향했던 시선은 자연스럽게 우리를 향했고, 우리 자신에게 더 집중하게 했다. 지금은 나와 우리에 대해서 더 자주 생각한다. 그렇게 나는 더욱 나다워지고, 남편은 더욱 남편다워진다. (p.36)

 

각자 생각을 조금씩 양보하면서 고르게 되니 물건을 사는 문제로 다투는 일은 없다. 미니멀리스트 부부가 되어 끊임없는 ‘비우기’ 과정을 통해 수많은 대화를 나눴기 때문이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우리 앞을 막아서는 문제들을 결국에는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이제 말하지 않아도 각자가 원하는 것을 잘 안다. 새로운 문제가 나타나더라도 걱정하지 않는다. 서로의 의견을 듣고 조금이라도 아쉬움이 새어 나오는 의견이 있다면 결정을 미루거나 없던 일로 만든다. 당장은 아쉬운 마음이 들지도 모르지만 결국은 두 사람을 위한 선택일 거라고, 우리는 믿고 있다. (p.66)

 

 

 

“생활도 관계도 버릴 것 없이 딱 맞게 산다!” 비울수록 가벼워지는 미니멀 라이프! 이젠 혼자가 아니다 둘이다! 둘이어서 다행인, 둘이라서 더 애틋한 유튜버 에린남 부부가 들려주는 일상 미니멀리즘! 왜 자꾸 비워내느냐고? 저자는 말한다. “복잡하던 머리와 마음이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했다. 엉망이었던 것들이 하나씩 차근차근 정돈되며 적당한 자리를 찾아갔다. 무겁고 버겁게만 느껴지던 내 삶이 가볍게 느껴졌고, 일상이 단순해졌다. 마음속을 채우고 있던 문제도 집 안을 채웠던 물건과 함께 사라졌다. 곪아있던 상처들이 회복된 후로 나는 자주 행복한 사람이 되었고, 우리는 자주 웃었다. 집안일이 귀찮아서 선택한 미니멀리즘은 우리에게 뜻밖의 해결책이 되어주었다. 우리는 지금 택한 삶의 방식에 만족하며 계속 이렇게 살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줄이는 삶을 이어오고 있다.” 그래서 결국 제목처럼 하나보다 가벼운 둘이 되었습니다!

 

저마다 상황은 다 다르겠지만···. 책을 읽다 보니 공허한 마음이 든다. 곳곳에 자리한 물건들. 하나씩 살펴보면 언제 썼었는지도 몰랐던 것들도 많고, 또 언젠가는 쓰이지 않을까 싶어 버리지 못하고 모아둔 물건들이 한가득이다. 또 내 성격 탓에 물건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다 보니 끝이 없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이다 보니 어느새 집이 우리가 사용하는 공간을 제외하고 수많은 물건으로 뒤섞여있다. 공간에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 신랑이 늘 하는 소리가 있다. ‘이게 집인지 창고인지···.’ 이에 나는 답한다. “수납공간이 부족해서 그래!” 솔직히 신랑의 말이 맞는데 인정하기 싫다. (ㅡ_ㅡ;;) 근데 이 책 은근 자극이 된다. ‘난 그동안 뭘하고 있었던 거지?’ 미니멀 라이프···. 이들 부부에게 한 수, 아니 여러 수를 배워간다. 조금씩, 천천히, 욕심부리지 말고 한꺼번에 한다 생각하지 말고 물건도 내 마음도 하나씩 차근차근 가볍게 비워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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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홈트로 내 몸이 편해졌습니다 -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만나는 마음챙김의 시작
안미라 지음 / 더난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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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왜 그렇게 몸이 아팠는지 알게 되고, 전보다 한결 편안해지면서 내 몸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다. 또한 나와 같이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것에 너무도 감사했다. 지금도 나는 매일 내 몸을 비롯한 모든 이들의 몸에 경외심을 가지고 있다. 몸이 아프다고 내는 소리를 절대 흘려듣지 말았으면 한다. 두통이든, 팔 저림이든, 무릎 통증이든, 만성피로든, 몸이 ‘제발 나 좀 봐주세요’ 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니 당장 시작했으면 좋겠다. 작은 관심이면 충분하다. ‘몸아, 어디가 아프니?’ 하고 봐주면 금세 좋아진다. 그거 하나면 충분하다. (P.49)

 

나에 대해 넌 안 될 거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도 나 자신뿐이다. 너 이것밖에 못하냐며 비판할 사람도 나 자신이며, 그동안 수고했다고 토닥거릴 수 있는 사람도 나 자신이다. 만약 내 가슴을 뛰게 하는 무언가를 만났다면 미련 없이 도전해보면 어떨까. 하다가 내가 더 이상 노력할 자신이 없고 힘들 것 같으면 그때 포기하면 된다. 놓아버리는 것 또한 나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다. 나의 잠재력과 가치를 모르는 주변 사람의 말에 이끌려가지 않고 이제 나 스스로 나를 평가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면 좋겠다. (p.97)

 

 

한마디로 말해 바쁜 일상에서 힘들고 지쳐 버린 내 몸과 마음을 챙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쳇바퀴를 돌리듯 매일 반복되는 일상, 그로 인해 무기력해져 버린 마음에 조금씩 숨을 불어넣는다.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솔직히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애써 태연한 척, 겉으로만 힘들지 않은 척 할 뿐이지. 남들보다 뒤처지기 싫어서, 스스로 괜찮다, 괜찮다를 수없이 되뇌이며 오늘도 내일도 또 그 다음날에도 어떻게든 살아내려 아등바등. 이런 우리들에게 저자는 나 자신과의 솔직한 만남을 권해온다.

 

외국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며 우연한 비행기 사고로 몸을 다쳐 위험한 비행기 사고를 겪은 후, 쉬는 동안 알게 된 필라테스를 통해 몸을 치유하며 그때 느낀 생각으로 과감히 필라테스와 명상 강사로 전직하여 몸과 마음의 치유를 위해 지금도 자신의 자리에서 애쓰고 있는 저자. 저자는 단순히 마음에 안정을 가져다주는 것뿐만 아니라 신체와 마음의 균형을 적절히 유지하며 사람들이 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우리가 준비할 것은 오직 내 마음 하나뿐! 버스 안이든, 길거리든, 공간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가능하다.

 

‘이런다고 뭐가 달라질까?’ 반신반의하면서 호기심에 하나씩 하나씩 차분하게 저자가 이끄는대로 행동했더니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게 느껴진다. 길을 가다 넘어지면 아프다며 약을 발라주지만, 몸과 다르게 티가 나지 않아 나 자신이 알아차리지 않으면 알기 힘든 내 마음. 저자가 하는 말에는 묘한 힘이 있다. 그건 아마 그녀가 들려주는 수많은 경험들 때문이 아닐까? 저자가 들려주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좋았다. 그 말 한마디에 치유받는 느낌이랄까. 내가 처한 상황과 너무나 비슷해 함께 공감하고 또 그런 마음들을 나누다보니 진한 동지애가 생겨났다. 그리고 나도 저자처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용기가 생겨난다. “내가 나를 온전하다고 믿고 스스로 사랑할 때, 남도 사랑할 수 있고 평온한 삶을 살 수 있다.” 계속해서 귓가에 맴도는 저자 말 한마디.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바로 온전한 휴식이 아닐까. 잊지 말자. 힘든 일이 있으면 만사 제쳐두고 나 자신부터 챙겨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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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미친 어휘력 1~2 세트 - 전2권 - 미디어와 친해지는 미친 어휘력
권승호 지음, 나인완 일러스트 / 동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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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등은 내릴 강과 등급 등으로 이뤄진 단어로 등급이 내려간다는 의미야. 강등 위기에 처했다, 강등 처분을 받았다 등의 문장에서처럼 쓴단다. 그래서 비가 내린 양을 강우량, 눈이 내린 양을 강설량, 비와 눈, 우박 등이 내린 총량을 강수량이라고 하지. 승강기는 오르고 내리는데 사용하는 기계라는 뜻이야. 영어로는 엘리베이터라고 하지. (p.29)

 

간호사를 백의 천사라고 하는 이유 역시 간호사가 흰옷을 입기 때문이야. 의료인들이 흰옷을 입는 이유는 아무래도 청결을 위해서겠지? 천사는 환자의 고통을 줄여 주려는 사랑의 마음과 행동을 반영한 말이야. 순결하고 선량한 사람을 비유할 때도 천사라는 말을 많이 쓰잖아. 그런데 천사는 글자 그대로 하면 하느님 천과 심부름꾼 사로 이뤄진 단어로 하느님의 심부름꾼이라는 의미야. (p.37)

 

 

 

이 책은 10대가 가장 많이 검색한 어휘를 분석해 풀어낸 어휘 공부법 책으로, 최근 5년간 온라인에서 실시간 검색어,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린 최다 빈도 어휘 중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10대가 가장 많이 검색한 어휘를 묶어 풀어낸 책이다. 또한 신문과 방송, 미디어와 연계해 어휘를 익히면서 관련어, 헷갈리기 쉬운 어휘도 함께 정리하여 이해가 술술술. 특히 숙환과 별세, 가결과 부결 등 우리말에서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한자어의 뜻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자세하게 설명해주니 아들이 뜻을 이해하기가 훨씬 쉽다고 한다. 이 두 권의 책으로 과학, 시사, 역사, 교양 개념어까지 다양하게 배울 수 있는 제목 그대로 미친 어휘력이다! 어휘 공부? 쉽고 간단하게 뚝딱!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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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의욕을 찾습니다 - N년차 독립 디자이너의 고군분투 생존기
김파카 지음 / 샘터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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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 안 되는 이유를 찾는 건 너무 쉽다. 잘되는 이유를 찾는 것만큼이나. 평가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바라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마음이 상한 사람에게 뭘 더 해보라는 말은 먹히지 않는다. 왜 실패했는지는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으니까. 슬럼프는 잘해도 오고, 못해도 온다. (p.63)

 

무언가를 실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끈기’라고 하지만, 그 과정에도 당연히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끈기만 있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그것조차 없다면 이룰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p.79)

 

인생은 등산에 곧잘 비유되곤 하는데, 어쩌면 인생은 등산보다 파도타기와 더 비슷할지도 모른다. 목표지점을 향해 ‘올라가는 것’은 내 의지와 노력으로 가능한 거지만, 좋은 파도를 만나기란 내 의지로 되는 게 아니니까. 내 인생에 그만한 파도를 만나지 못했다고 원망할 일은 아니다. 언제 어떤 파도를 만날지 모르니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할 뿐. 멋진 파도를 만났을 때 그 파도 위에 올라타는 건 어디까지나 나의 몫이다. (p.145)

 

 

 

그녀의 이름은 김유은. 88년생. 밀레니얼 세대에 간신히 낀 사람이다. 아이폰이 한국에 처음 출시됐을 때 대학 졸업반이었고, 그때 처음으로 카톡이 생겼다. 졸업도 하기 전에 회사에 들어갔다. 미친 듯이 야근을 했다. 그야말로 미친 듯이. 출근 시간은 있었지만, 퇴근 시간은 없는 회사였다. 대학 동기들도 다 그렇게 다니고 있었기에 이상한 줄도 모르고 5년을 버텼다. 디자이너에게 야근이란 당연한 것이었다. 야근은 열정의 잣대이자, 내가 이 일을 얼마나 잘 해내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척도 같은 거였다. 마치 힘들고 피곤할수록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증명하는 것처럼.

 

2015년 10월 어느 날 드디어 퇴사. 그리고 2021년 10월 어느 날 독립!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뭐든 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지만, 실패와 시련도 같이 따라왔다. 무엇보다 두려운 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스스로에 대한 의심. 때마다 찾아오던 퇴사 욕구는 사라졌지만, 더욱 절망적인 생각이 그 자리를 메웠다. ‘네가 정말로 할 수 있겠어?’

 

이 책은 잘나가는 디자이너로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자기 브랜드를 만들어 회사 밖에서 먹고살기를 실험 중인 독립 작업자의 고군분투를 담은 생존 에세이다. 바닥을 딛고 일어나는 법, 계획보다 중요한 루틴, 좋은 피드백과 나쁜 피드백 구분하는 법, 이걸 모아야 오리지널리티가 생긴다, 힘을 쫙 빼고, 할 수 있는 걸 하자 등 생존에 필요한 다양한 방법이 가득하다. 이렇게 살기는 싫어서, 내 삶을 위해!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퇴사를 선택한 저자. 이 여자 솔직히 누가 봐도 정말 멋있다! 타인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기보다는 자기 만족을 위해, 행복을 위해 추구한 삶. 이를 감히 누가 뭐라 할 수 있을까. 분명 시행착오는 존재한다. 그리고 그에 마땅한 책임도 뒤따른다. 고민과 걱정을 다 해결할 수는 없다. 불안은 어디서든 그 모습을 드러내니까. 하지만 후회란 없다. 아니 가끔 후회는 하겠지만 미련은 없다. 소신껏 자신의 길을 걷어가는 그녀! 그녀는 말한다. “여러분 어차피 독립해야 한다면 좋아 보이는 것 말고, 나에게 맞는 것을 찾으세요!” 그녀의 신념과 열정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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