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의욕을 찾습니다 - N년차 독립 디자이너의 고군분투 생존기
김파카 지음 / 샘터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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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 안 되는 이유를 찾는 건 너무 쉽다. 잘되는 이유를 찾는 것만큼이나. 평가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바라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마음이 상한 사람에게 뭘 더 해보라는 말은 먹히지 않는다. 왜 실패했는지는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으니까. 슬럼프는 잘해도 오고, 못해도 온다. (p.63)

 

무언가를 실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끈기’라고 하지만, 그 과정에도 당연히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끈기만 있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그것조차 없다면 이룰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p.79)

 

인생은 등산에 곧잘 비유되곤 하는데, 어쩌면 인생은 등산보다 파도타기와 더 비슷할지도 모른다. 목표지점을 향해 ‘올라가는 것’은 내 의지와 노력으로 가능한 거지만, 좋은 파도를 만나기란 내 의지로 되는 게 아니니까. 내 인생에 그만한 파도를 만나지 못했다고 원망할 일은 아니다. 언제 어떤 파도를 만날지 모르니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할 뿐. 멋진 파도를 만났을 때 그 파도 위에 올라타는 건 어디까지나 나의 몫이다. (p.145)

 

 

 

그녀의 이름은 김유은. 88년생. 밀레니얼 세대에 간신히 낀 사람이다. 아이폰이 한국에 처음 출시됐을 때 대학 졸업반이었고, 그때 처음으로 카톡이 생겼다. 졸업도 하기 전에 회사에 들어갔다. 미친 듯이 야근을 했다. 그야말로 미친 듯이. 출근 시간은 있었지만, 퇴근 시간은 없는 회사였다. 대학 동기들도 다 그렇게 다니고 있었기에 이상한 줄도 모르고 5년을 버텼다. 디자이너에게 야근이란 당연한 것이었다. 야근은 열정의 잣대이자, 내가 이 일을 얼마나 잘 해내고 싶은지를 보여주는 척도 같은 거였다. 마치 힘들고 피곤할수록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증명하는 것처럼.

 

2015년 10월 어느 날 드디어 퇴사. 그리고 2021년 10월 어느 날 독립!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뭐든 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지만, 실패와 시련도 같이 따라왔다. 무엇보다 두려운 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스스로에 대한 의심. 때마다 찾아오던 퇴사 욕구는 사라졌지만, 더욱 절망적인 생각이 그 자리를 메웠다. ‘네가 정말로 할 수 있겠어?’

 

이 책은 잘나가는 디자이너로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자기 브랜드를 만들어 회사 밖에서 먹고살기를 실험 중인 독립 작업자의 고군분투를 담은 생존 에세이다. 바닥을 딛고 일어나는 법, 계획보다 중요한 루틴, 좋은 피드백과 나쁜 피드백 구분하는 법, 이걸 모아야 오리지널리티가 생긴다, 힘을 쫙 빼고, 할 수 있는 걸 하자 등 생존에 필요한 다양한 방법이 가득하다. 이렇게 살기는 싫어서, 내 삶을 위해!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퇴사를 선택한 저자. 이 여자 솔직히 누가 봐도 정말 멋있다! 타인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기보다는 자기 만족을 위해, 행복을 위해 추구한 삶. 이를 감히 누가 뭐라 할 수 있을까. 분명 시행착오는 존재한다. 그리고 그에 마땅한 책임도 뒤따른다. 고민과 걱정을 다 해결할 수는 없다. 불안은 어디서든 그 모습을 드러내니까. 하지만 후회란 없다. 아니 가끔 후회는 하겠지만 미련은 없다. 소신껏 자신의 길을 걷어가는 그녀! 그녀는 말한다. “여러분 어차피 독립해야 한다면 좋아 보이는 것 말고, 나에게 맞는 것을 찾으세요!” 그녀의 신념과 열정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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