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 - 죽어야 고치는 습관, 살아서 바꾸자!
사사키 후미오 지음, 드로잉메리 그림, 정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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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이 된 지 2개월, 1월 1일도 지나고 설날도 지난 이 때
꼭 읽어야 할 책이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다.

연말연시에 호기롭게 설정한 ‘과도한’ 목표가
오히려 목표 전체에 대한 포기 0-0를 갖고 오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것일 것이다.
그러다보면 나를 바꾸려는 시도 자체를 점점 안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데 이 책의 저자 사사키 후미오는
‘조금’에 강조점을 두어 독자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억지로,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내가 그렇지 뭐’ 하고 실망할 필요없이
나에게 있는 ‘습관’중에서 ‘나쁜 습관’ 을 분별해 내고
결심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바로 실천하는 ‘습관’
(혹은 생활의 루틴)으로 몸에 각인되게 하자고 주장한다.

그가 말하는 나쁜 습관을 구별하는 법은 다음과 같다.
1. 자녀가 배우지 않았으면 하는 일
2. 끝난 후에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고 후회하는 일
3. 돌이켜 봤을 때 커다란 배움을 얻었다고 느낄 수 없는 일

1번은 꼭 기혼의 자녀가 있는 사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도 독신이다.
이 말은 대물림되 않았으면 하는 일이라는 ‘가치’에 가깝고,
그래서 나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돌아보게 된다.
2번은 노력을 효율적으로 하자는 뜻으로 이해했다.
엄청난 시간과 수고로움을 들이고,
하기 싫은 것을 꾹 참고 했는데 성취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앞으로 결심과 실천 자체를 망설이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변화를 꿈꾸는 나에게 부정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다
3번은 습관을 형성하기 전에 좀 더 신중할 것을 요구하는 것 같다.
어찌보면 2번과 큰 차이가 없는 말인 것 같지만
‘노력’과 ‘인내’ 에 대한 작가의 설명을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노력: 먼저 괴로움을 느끼고 그 후에 즐거움을 느낀다.
지불한 댓가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 확실한 것
인내: 먼저 즐거움을 느끼고 그 후에 괴로움을 느낀다.
지불한 댓가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 없는 것

인내만 지속해서는 변화와 발전이 없고 포기를 정당화하기 좋다.

이 3가지 기본 태도와 의식을 염두에 두고
3장에서 50단계의 (결코 복잡하거나 어려운 50개가 아니다)
새로운 습관을 몸에 붙이는 법을 하나씩 실천해 보면 어떨까?

작심3일이라고 해도, 50단계를 한번씩만 시도해보아도
150일, 일년의 거의 반을 새로운 나로 조금씩 변해갈 수 있다.

시작은 바로 지금 당장!
평소 ‘고쳐야 하는 데’ 했던 나쁜 습관을 바로 끊어버리고
대신 새로운 나, 내 마음에 더 드는 나를 만들어 가는
습관 ‘조금’씩 바꾸기!

책을 읽고 실천하는 모든 사람들의 성공을 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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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멍 때릴 때가 가장 행복해 특서 청소년 에세이 2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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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유로운 주말, 공감 100%의 제목 <난 멍 때릴 때가 가장 행복해>


워라밸과 소확행을 다룬 에세이라고 생각했는데

띠지의 소개가 남다르다.

"2018년 새교과과정 고1국어 교과서 수록 작가인 이상권의 솔직한 고백!"



어른들은 여기서 흥미를 잃을 수도 있겠지만 (띠지가 안티같다!)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나도 지나온 10대지만 

도무지 요즘 10대와 20대 청춘들을 모르겠는 사람들은 꼭 읽어봤음 좋을 책이다.

그들이 왜 '그냥'이란 들을 수록 답답한 얘기를 하는지 

속터지면서도 궁금한 부모님들이라면 더더욱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작가 이상권은 청소년을 '어린 존재'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는 기차나 게스트 하우스에서 청소년들을 만났고 이야기했다.


자기의 청소년기를 '꼰대'마냥 이야기 하지 않았고

그런 작가의 이야기에 청소년들은 공감과 이해를 하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는 이 책이 요 몇 년간 그를 스쳐간 청소년들이 준 선물이라고 말한다.


원하는 것을 말하면 '꿈같은 소리 한다'고 하고,

언제까지 꿈만 꾸고 살 거냐고, 밥벌이는 어쩌냐며 조급해하는,

반드시 달성할 수 있고, 수익성이 있는 것을 '꿈'이라고 말하는 시대에 

작가는 꿈은 죽지 않고 버틸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어른이 되고 나서야 꿈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대단한 것인지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꿈이란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이고, 

가능/불가능으로 구분해선 안되는 것이라고

가슴 속에 따뜻한 힘이 생기게 하고, 

멋지고 즐겁게 살아가는 것을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얘기하며

아이들의 미래를 예단하고 재단하며, 만들어주려고 안달난 어른들에게

제발 젊은 아이들의 현명함, 다양한 가치를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힘을 

믿어보자고, 그리고 그들의 아름다운 미래를 상상해보자고 말한다.


책에는 다양한 스토리의 청소년들이 나온다.

그리고 그 이야기 말미는 허무할 정도로 '속 시원한' 결론이 없는 것들도 있다.

읽다보면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거야!' 라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어쩌면 그런 이유 때문에 책의 이야기들에 더 현실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모두가 바라는 아름답고 속 시원하고 모두가 윈윈하는 결론이

인생의 정답만은 아니니까.


아이들의 사고가 궁금하고 이해해보려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면

자신의 틀에 끼워맞추지 않아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미래를 살아갈 청소년들의 새로운 세계를 소개받는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숫자가 조금 작을 뿐

어른들도 아직 능숙해지지 못한 일들을 하나씩 겪으며 

어른들과 비슷하고 또 다르게 방황하고, 기뻐하고, 의미를 찾고 성장해가는

'청소년'이라는 단어에 담기엔 너무나도 다채로운 젊은 세대들의 이야기를

교훈을 주고, 가르치려는 꼰대정신을 쏙 빼고 

오로지 공감과 지지를, 응원을 담아 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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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아이들만 사랑할 줄 안다
칼리 지음, 최정수 옮김 / 열림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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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겨울, 마음을 크게 울리는 멋진 소설을 만났다.

<오직 아이들만 사랑할 줄 안다> 



제목과는 다소 상반된 어두운 느낌의 표지.

아이, 사랑이라는 달콤하고 미소가 절로 나는 예쁜 단어의 제목과는

사뭇 다른 고개를 떨군 아이의 그림자가 작은 비탈을 내려가고 있는 모습이

흑백으로, 그것도 벽에 비친 모습으로 담긴 표지에서

이 책이 그저 아이다운 발랄함을 담은 이야기가 아니라는 짐작이 된다.


책의 시작은 다음과 같다.

"나는 가지 못했어요. 엄마의 장례식에.

 사람들이 그냥 집에 있으라고 해서 집에 있었어요.

 엄마의 방, 침대 옆에."


주인공 브루노는 여섯 살 남자아이다.

소년이기엔 어리고, 아기이기엔 훌쩍 컸지만

어느 나이가 되어도, 어머니를 여읜다는 것은 가혹하고 슬픈 일이다.

심지어 브루노는 죽음을 대면하기엔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엄마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는 장례식에는 가지 못한다.


엄마의 죽음.

가족들은 모두 장례식에 갔고

자기 혼자 엄마의 흔적이 곳곳에 박혀있는, 엄마의 방 침대 옆에 

오도카니 서 있는 소년이라니.  (생각만 해도 벌써 눈물이 난다.)


브루노의 형과 누나는 엄마를 잃은 슬픔에도 일상을 살아가려 노력하지만

아버지는 깊은 슬픔에 술에 의지한다.

브루노가 슬픔에 대해 말하는 것은 가히 시와 같다.


"슬픔이 나무가 되어 내 안에 뿌리를 내리고,

 고통이 나를 굳게 해요.

 내 가지에, 내 나무줄기에, 주위의 풀에

 눈물이 어려 있어요.

 왜 나는 더 많이 울지 못할까요?"


 

브루노에게 엄마의 죽음은 수많은 질문으로 남는다.

죽은 엄마에게 "대체 언제까지 돌아가신 채로 있을 거에요?"라고 묻고

잠시 엄마를 잊고 행복한 순간을 보낼 때 조차도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요?" 라고 묻는 브루노.


상실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슬픔을 너무나도 명징하고 철학적으로 표현한

작가의 글솜씨가 아름답고 놀랍고 큰 울림으로 남는다.


이 소설은 프랑스의 가수이자 작사가, 작곡가인 칼리의 작품이다.

그는 유년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첫 소설인 이 글을 썼다고 한다.

가히, 단순하지만 서정적인 문장으로 독자의 감정을 단숨에 사로잡는 글솜씨,

소설이지만, 문장들을 따로 떼어놓으면 시 같은 느낌의 글이

그저 그냥 나온 것이 아니구나, 싶다.


삶의 가장 큰 시련을 겪은 소년의 일상을 아이의 말투로 묘사하여

브루노의 감정을 따라가는데 더 크게 몰입이 된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저마다의 고통 속에 잠겨있고,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고백했지만 무시당하고, 

비슷한 마음의 상처를 위로하며 새로 사귄 가장 친한 친구와 떨어져

낯선 아이들과 함께 여름방학을 보내게 된 브루노는

어른들의 부당함에 분노하고, 입을 다물고 무언의 투쟁을 하며

여름캠프에서 만난 아이들과 여러 사건과 우여곡절을 겪으며 성장한다.


고통이 성장을 가져온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인생에서 고통을 피할 수는 없다.

거부할 수 없는 상실의 고통과 그럼에도 변치 않는 사랑에 대한 갈망을

아이의 눈과 언어로 원초적으로 표현하여 아름다운 책이다.


고통 중에서, 다른 고통 중에 있는 사람에 대한 연민과 사랑으로

상처를 보듬고, 앞으로 나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애틋하고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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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
신예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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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면 표지를 본다.

나에게 책의 표지는 마치 영화의 티저 예고편과도 같아서 

색깔과 글씨체, 디자인을 보고 작가에 대해 짐작해보는 것이 재밌다.

작가에 대한 인상이 잡히면, 작가 소개를 읽는다.

이것은 2차 예고편이자 책을 안내하는 지도다. 

내가 짐작한 작가의 느낌이 맞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재밌지만,

앞으로 이 작가가 어떤 내용을 어떤 태도와 스타일로 펼쳐보일지

작가 소개만으로도 어렴풋이 '전체 경로'가 보이기 때문이다.


형광 분홍색과 초록색이라는 엄청난 색감을 자랑하는데다가 

제목마저도 무척 매혹적인 책 <지속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는

20년차 프리랜서 경력의 저자 신예희 작가의 책이다.

신예희 작가는 스스로를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이쯤되면 이 작가의 책이 총천연색이며 알록달록한 에피소드가 많을 것이고, 

톡톡 터지는 알갱이가 군데군데 박혀 읽는 즐거움이 클 것이란 기대가 자란다.


책은 [지속가능한, 태도] [지속가능한, 휴식], [지속가능한, 재능]

[지속가능한, 돈], [지속가능한, 자립], [지속가능한, 나]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지속가능한' 이 타이틀로 붙어있다.

호시절도 잠깐이지, 이 (약간의)여유와 돈벌이가 언제까지 지속될까? 하며

늘 불안감에 시달리고, 

매일같이 일찍 일어나 일터에 나가 노동하기를 괴로워하지만 

그나마도 일할 수 있음에 (그래서 굶지 않고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지속가능'이란 말은 얼마나 달콤한 단어인가.


마흔 중반, 저는 저에게 필요한 시간을 만들었고, 누렸습니다.

'반백살이 되기 전에 반백수가 되어보기'.

...

하지만 다들 이렇게 산다고 나도 이렇게 산다는 건,

내 인생을 남의 손에 맡긴다는 말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속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하겠다는 다짐은,

'끌려가는 삶'이 아니라 '끌고 가는 삶'을 살겠다는 선언입니다.

p.10


공짜는 없다. 사람들의 선택은 기회비용을 치를 수 밖에 없다.

경제가 여전히 어렵고, 기대수명은 늘어가고, 노후는 걱정되어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심정으로 벌 수 있을 때 바짝 벌어놓자고

다시는 오지 않을 나의 시간과 건강과 에너지를 모두 쏟아붓고 있지 않은가.


미래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지 말자고 하지만

말이 쉽지, 방법을 모르겠다는 독자들에게

작가는 그 방법을 아는 사람은 원래 없다며, 

허둥지둥 주류를 따라가거나 사회의 흐름에 쓸려가는 대신

잠깐 멈추고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 생각, 생각을 하자고 말한다.


내성적이고 단체생활을 할 자신이 없으며, 

되도록 사람들을 대면하지 않고 혼자 일하고 싶어서 프리랜서를 꿈꾸는 사람에게

프리랜서로 일하려면 영업도 실무도 돈 달라는 소리까지 혼자 다 해야한다고 

1인 자영업자가 되고 싶은 것인지, 예술가가 되고 싶은 것인지 결정하라고 한다.


내가 내가 번 돈으로 차를 사러 갈때

여자라는 이유로 자꾸 '사장님'께 차에 대해 설명해드려야 한다는 딜러에게

까칠하고 까다롭다는 뒷말을 들을지언정 

"난 사모님이 아니고, 내가 돈 내는 사장이에요"라고 지치지 않고 말하는 작가.


지속가능한 자립을 위해 스스로를 챙기는 방법과, 

나이가 들어가며 '선배'이자 '어른'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살아가는 방법.

마흔줄에 시작한 유투브를 얘기하며 '느슨한 완벽주의'로

과정을 즐기되, 결과에 대해선 어느 정도는 마음을 비우자는 태도.

영원히 서툴 것이고, 뭘 하든 새로울 것이고, 어리바리할 것을

마음 속에 받아들이고 좀 편안해지자는 제안.

내가 '왜' 살아가는 것인지. '무엇'을 얻기 위해 사는 것인지 

그래서 나의 선택은 어떤 기회비용을 치르는 것일지 생각해보자는 얘기가

작가가 겪은 다양한 실생활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실감나게 전달된다.



좌절하거나 지치지 않고, 그저 돈을 벌고 생을 꾸려가기 위해서 일하지는 않는

반백수처럼 여유를 누리며 인생을 허비하지 않고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나'를 꿈꾸는 사람들이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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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의 작은 역사 - 세상이 나에게 주입한 20가지 불온한 것들의 목록
김성환 외 지음, 인문학협동조합 기획 / 천년의상상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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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위에 금지가 있었다. 는 말은 그 형태가 낯설지 않다.

종교적 선언 같기도 한 이 문구를 시작으로 

20가지 금지의 작은 역사를 목록화했다. 


마치, 굳이 방송 3사로 나눌 필요없이 결말이 뻔한 연말의 각종 시상식처럼, 

나오리라 생각했던 주제들이 나오다가 어랏? 싶은 얘기들도 나온다.

그만큼, PC함(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민감성이나

트렌드와 시대가 변화하고 있는지 감지하(고자하)는 안테나의 예민함에 따라

사람들에게 '당연히' 금지되어야 할 것, '아직은' 금지되어야 할 것 혹은

절대 금지되지 말아야 할 것들의 스펙트럼은 무한히 넓다는 생각이 든다.

 


이쯤되면 이 책을 쓴 사람들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누구이며, 왜 이 20개의 키워드를 골랐을까?


저자들의 면면과 그들이 낸 책들(여기에 제목은 적지 않지만)은 다채롭다.


한국 현대소설을 전공하고, 비교문화학의 관점에서 

한국 문학과 문화를 연구하는 김성환님.

한국 기술문화와 서브컬처를 연구하며 

한양대 ERICA 교과목 '기계비평'의 기획자며 인문학협동조합 총무이사 오영진님.

제주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이며 법학을 전공한, 

법사회사와 법문학, 법철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이소영님.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인 천정환님.

한국 근대문학, 문화론을 연구하는 허민님.


이들은 인문학협동조합으로 뭉쳐 기획하여 신문에 연재한

<금지를 금지하라> 시리즈의 글을 고치고 묶어 책으로 출판했다.


한국에서 금지 또는 금기시 되는 여러 가지 사상, 풍속, 사생활 영역의 것들을

그것의 역사, 규범, 문화정치를 살펴보는 것으로

한국 사회의 자유와 다양성의 규모를 가늠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대한민국은 '모난 돌이 정 맞는' 곳이고 '튀는' 존재들에게 가혹하다.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외치는 사람들은 좋은 시선을 받지 못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주류에서 벗어난 것들은 때때로 영웅시되다가

곧 지나친 관심과 관심(에 따르는 사랑과 지지)에 부응하기를 바라는 

사회적 '예의범절'을 강요받고 제도를 따르도록 (혹은 이끌 모범이 되도록) 요구하다

순순히 응하지 않으면 가차없이 징벌하기도 하는 것 같다.


우리가 스타를 만들고, 망가뜨리며 다른 스타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라면 ~ 해야 한다' '~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 의 

개개인의 자유와 개성을 억압하는 '금지'의 프로세스가 아닐까 한다.


부당한 금지를 완전히 금지하고,

낡은 금지를 영원히 박물관 안에 가두고

'차별 금지'를 법으로도 보장받고 싶다는 필자들.


사랑의 자유, 평등을 누리고 

권위주의와 유교적 가부장제의 잔재를 멀리멀리 쫓아내고픈

괴짜와 튀는 '이상한' 사람들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주면 좋겠다는 

그들의 발제는, 모두가 쉽게 고개를 끄덕일만한 말랑말랑한 주제(갑질 같은)부터

어쩌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버리는 편리함으로

편견과 배척, 차별과 구별을 기꺼이 하며 그 댓가로 얻는 익숙함, 안정성,

즉 우리 각자가 갖고 있는 어느 정도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할 주제까지 다룬다.


독자가 자신이 '깨어있다'고 생각하다가도

'그래도 이것만은..'하는 순간 왜 이런 금지들이 여전히 이 세상을 지배하는지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금지들이 건재한 이유도, 

그것을 지지하거나 묵인하는 존재들 때문이고

나도 그런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알아차리는 과정이 책 읽는 동안 반복된다.


작가들이 다룬 '금지 철폐'에 모두 동의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리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스스로에게 여전히 '금지령'을 내릴 수 있지만)

그래도 이런 것들이 내가 사는 사회 속에서 억압과 차별로 작용하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나도 그런 고통을 받고 있거나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다 또렷하게 응시하게 만드는 책 <금지의 작은 역사>


2019년을 시작하며 한 해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생각해보기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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