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의 왕
강경수 지음 / 창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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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수 작가님의 신작, <다이빙의 왕>동시집이 정식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표지만 봐도 가슴이 뻥~뚫리는 듯 시원함이 느껴집니다.

올해는 '코로나19'상황으로 인해 여름이면 꼭 하게 되는 물놀이를 맘 편히 제대로 하긴 힘들겠지요...

아마 이 글을 쓰신 강 작가님도 그런 독자들, 나아가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 책을 기획하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을 쓰신 강경수 작가님은 아마 초등필독서에 가까운 유명한 도서인 <거짓말 같은 이야기>로 더 잘 알려져 있을텐데요. 이 작품으로 2011년 볼로냐 아동도서전 논픽션분야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강 작가님은 원래는 만화에 매료되어 스무 살부터 10년간 만화를 그렸으나, 뒤늦게 어린이책과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 <글쓰기 걱정 뚝>, <다리미야 세상을 주름잡아라> 등의 작품에 그림을 그리셨다네요. 이미 읽었던 <거짓말 같은 이야기>외에 작가님의 다른 도서들도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첫 페이지부터 제 가슴을 저릿하게 만든 시입니다. '게으름뱅이'라는 제목으로, 누워서 입만 벌리고 있는 사람의 삽화와 쓸모없는 신체기관들이 하나둘씩 없어지다가 결국 입만 남았다는 내용의 시!

정말 평소 게으름을 잘 피우는 저로써는 섬뜩할만큼 찔리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게으름뱅이의 입은 사라지지 않고

영원토록 남아서 무언가를

떠들어 대었다는군"

이라는 마지막 연은 정말 행동은 하지 않고 말로만 때우려는 게으른(또는 무책임한) 사람들을 빗대어 풍자하는 듯해서 저 또한 절로 반성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목으로 뽑힌 <다이빙의 왕>은 마치 시의 주인공인 디이빙의 천재라는 '철수'의 한여름밤의 꿈과 같은 내용으로 시가 전개되는데...다이빙 한번으로 지구 반대편 브라질까지 가 볼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어제도 했고, 오늘도 했으며 내일도 할 다짐들...

'다짐'이란 제목의 시는 어린이의 입장에서 씌어진 글이지만, 나와 같은 어른도 숱한 다짐들이 늘 작심삼일로 끝나는 게 현실이고 보니 정말 되돌아보게되는 구절들입니다.

역시 마지막 연,

"나는 다짐한다

위의 다짐들을 오늘은 못 지켰으니

내일은 꼭 지킬 것을 다짐한다"는 내용이 가슴에 와 박혔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안타까웠던 점은 이런 주옥같은 시들을 손바닥만한 가제본으로 보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었지요. 초등 고학년인 우리 아이가 "엄마, 왜 책이 작아요?"라며 무척 아쉬워했답니다. 곧 출간예정이니 꼭 빨리 만나봐야겠습니다.

본 서평은 '창비'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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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목판 즐거운 동화 여행 107
신혜경 지음, 유영주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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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태극기 목판」 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태극기'와 관련된 어떤 사건을 다룬 이야기이다. 그 사건은 바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1919년 '3·1운동'이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일제치하에 놓이게 된 암울한 그 시대때, 유관순 열사와 같은 고교생부터 이 책에도 등장하는 교사와, 영화 <항거>에서 등장인물로 나왔던 김향화 같은 기생들, 일반 백성들까지 최초의 전국적 규모의 독립운동인 것이다.

주인공 '명일'은 이 동화-책표지에 '즐거운 동화여행 107'이라고 명시되어 있기에-속에서 망태꾼('헌옷이나 종이, 빈병 등 돈이 될 만한 것을 주워 모으는 사람, 넝마주의', 본문 p.11참조)으로 눈이 점점 어두워지는 어머니를 봉양하며, 아버지에게서 배운 목각술로 주걱, 국자, 숟가락 등과 같은 주방용품 등을 내다 팔아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열두 살 소년이다.

우리 아들은 열 세 살인데도 아직 혼자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데...명일이는 대단한 것 같다. 어른인 나로서도 선뜻 하기 힘든 일인 것 같은데...

세상의 물정에 어두운 순수한 명일이가 요리집 기생인 앵무 누나에게 처음에 호감을 느끼지만, 주재소 쓰레기 담당이 되어 친일 세력인 주재소장의 첩자가 되고 만세운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순간에 엄청 갈등을 하는 걸 보면 참 의리가 강하고 한편으론 사려도 깊은 듯하다.

여자임에도 남자로 위장(?)하며 '정임'이란 본명 대신 '태구'라는 가명으로 살아가는 등장인물에 대한 설정도 예나 지금이나 여성으로 살아가기 힘든 험난한 세상을 빗대고 있다. 태구의 입을 빌어 "사내처럼 사는 게 편해서다, 왜?"(본문 p.122참조)라고. 그러면서, 명일이와 태구는 함께 태극기를 운반하는 '비밀'을 나눠가지며 서로의 우정도 확인하게 된다.

본 책에서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만세운동 당일에, 독립운동 행동 강령인 '공약 삼장'을 낭독하고 했다는 걸 보면 분명 본문에 등장하는 만세운동은 '3·1운동'을 의미한다. 작년인 2019년 3월 1일이 '3·1운동 100주년'이었다. 당시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거리거리에 나와 태극기를 흔들었을 수많은 명일이와 태구와 장대 아저씨와 앵무 누나들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건재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존경스럽다. 그럼에도 수년 전 독립유공자들이 빈곤한 생활을 하고 계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대한민국의 명운을 위해 애써주신 분들의 노고와 공훈을 마땅히 인정하고 예우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애국심 고취를 위한 작위적 교육보다는, 얼마전 공중파 방송에서도 방송한 '태극기함 펀딩 프로그램'과 같은 자발적 민간 참여가 훨씬 더 '나라 사랑'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인 신혜경님께서는 '머리글'에서 독립기념관에서 태극기 목판을 직접 보셨다고 하는데, 나도 슬하에 초등6학년 아이를 두고 있어서 초등 저학년때 방학숙제도 할 겸 독립기념관을 방문했었는데 '태극기 목판'을 눈여겨보지 못했나보다. 기억이 잘 안 나는 걸 보면. 지금은 전 세계적 감염병인 '코로나19(COVID-19)'의 영향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지만 점차 국내에선 확진자수가 최근 들어 확연한 감소를 보이며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으니 한번 더 가서 '태극기 목판'을 보며, 이 책 내용을 떠올려 보아야 겠다.

본 서평은 가문비어린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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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러뜨더 티렉스의 가족 앨범 - 공룡의 역사 북극곰 궁금해 2
마이크 벤튼 지음, 롭 호지슨 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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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는 순간, 입가에 미소가 절로~^^

학명은 티라노사우루스이고 공룡가족내 이름은 '렉스'가 당당히 이 공룡의 역사를 다룬 책의 앞표지를 차지했다.

지구가 온난화와 무분별한 일회용 플라스틱제품 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으로 인해 여러 생태계 교란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에, 그 옛날 빙하기라는 자연재해(?)로 인해 지구에서 멸종하게 된 공룡들의 이야기...

이 책을 읽으며 지금은 초등5학년인 우리 아이가 다섯살무렵 공룡에 무한 관심을 보이며 이름을 줄줄 외고, 공룡장난감을 사 모으던 그때를 오랜만에 떠올려 볼 수 있었다.

앞뒤 내지에 마치 분홍빛의 공룡화석이 있는 듯한 느낌의 특수용지가 삽입되어 있어 흥미롭다.

겉표지에 이은 또 한번의 속표지로 인해 책에 더욱 생동감을 불러 일으킨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인지는 모르겠으나, 북극곰출판사의 다수의 책들이 이와 같은 편집구성을 띠고 있다.

차례편을 이렇게 책 속 주인공인 공룡친구들이 직접 나와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알록달록 색감이 깜찍한 느낌과 함께 얼른 본문을 만나고픈 조급증을 낳는다.

가장 먼저 "쥐라기" 시대가 펼쳐진다. '메갈로사우르스'라는 낯선 이름의 공룡부터 이름은 익숙한 '스테고사우르스'를 지나고...

"잔혹 공룡 다주거스"라는 별칭의 '알로사우르스'-세로로 편집되어 더욱 그 위력을 과시하는-와 긴 다리와 가장 몸집이 크고 무거운 육지 동물 중 하나라는 '브라키오사우르스' 등이 소개되어 있다.

그 다음은 "백악기"-쥐라기보다는 뒷시대이므로-'(아주아주 오래전이란 뜻이야.)'란 시대적 설명도 잊지 않고 표기되어 있다.^^

'시노르니토사우르스'같은 낯선 공룡의 이름부터

'프테로사우르스'와 같은 익룡들이 소개되어 있으며, 내겐 제법 익숙한 이름의 '벨로키랍토르','안킬로사우르스'와 초식공룡임에도 머리에 날카로운 뿔이 있어서 자신보다 몸집이 큰 공룡에게도 위압감을 주는 '트리케라톱스'를 지나 드디어 이 책의 주인공-표지를 장식했다는 이유만으로-인 "무러뜨더 티렉스"라는 별칭을 지닌 '티라노사우루스'를 만나게 된다.

이 부분에서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이란 영화를 떠올린 건 나만의 오지랖일까?

그리고 아쉽지만, 책은 '아주 오래전'인 6600만 년 전에 공룡이 멸종함을 우리에게 상기시켜준다.

그렇지만 슬퍼하지 말라고 우리를 다독인다.

"하지만 우리가 사라진 후에 다양한 포유류, 조류와 어류가 번성했다고 들었어.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공룡의 멸종이 또 다른 종의 시작을 다녀왔으니 말이야."(본문 p.51참조)라고.

다음으로는 전 지구상에 분포되어있는 공룡화석의 유적지를 소개하고 있어서 직접 화석을 찾아보고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우리나라 울산 천전리와 대곡리에서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어 일반인에게도 공개되었다고하니 휴일이나 방학을 이용해 가족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끝으로 이렇게 '공룡 전문 용어'와 '찾아보기'를 친절하게 덧붙여주니, 기초적인 공룡 백과 수준이라해도 무리는 아닐듯 싶다.

오랫만에 아이와 함께 어릴 적 추억을 더듬으며 공룡들의 책 속 별칭들을 따라 말해보며 한바탕 웃다보니 어느덧 책이 끝났다.

사실 요즘은 휴대폰게임에 푹 빠진 아들이지만, 예전 5~6세 무렵 공룡마니아답게 금새 익숙한 공룡들을 기억해내며 각각의 특징을 집어내기도 하는 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공룡의 멸종을 초래했던 기상이변현상이 최근 전지구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요즘 북극지방의 빙하면적이 급격히 줄면서 북극곰이 아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외에도 여러 오염원인으로 생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 인간도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지금부터라도 환경오염을 유발 물질을 줄이고, 그러기 위해서 플라스틱용기와 같은 일회용품의 사용을 자제하고 유해연료보다는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노력을 실천해야 겠다.

본 서평은 북극곰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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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쉬는 날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54
차야다 지음 / 북극곰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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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출판사의 신작, <아빠 쉬는 날>의 앞,뒤 표지입니다.

난 이 책의 주인공이 표지그림만 보고 '코뿔소'라고 생각했는데, 초등5학년인 우리 아이는 '악어'랍니다.

음...누구 말이 맞는지 알아맞혀 보세요~^^

아빠가 쉬는 날은, 시간이 참 천천히 흐릅니다. 아이는 학교에 가서도 몸은 학교에 있지만, 마음은 집에 있을 아빠 생각뿐입니다. 오랫만에 꿀휴식을 즐기는 아빠는 늦잠을 자고 있지요.

저도 주말근무를 마치고 와서 오늘아침은 늦잠을 잤습니다. 그런데도 개운치 않은 컨디션이네요ㅜㅜ

우리 아이는 초등5학년인데도 아직 그림책을 즐길 줄 압니다. 이렇게 해맑은 미소를 지으면서요~*^^*

아이의 미소는 부모에겐 언제나 비타민같은 역할을 합니다. 잠시 힘을 내보려고 '아들찬스'를 썼습니다.

아이는 하교 전 청소시간에도 아빠의 식사를 걱정합니다. 설마 상한 우유를 먹은 아빠는 배탈이 납니다.

한편, 아빠가 행여 심심할까 걱정이 된 아이는 하굣길에 서둘러 친구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집으로 향합니다.

근데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 아이에게 우산이 없나 봅니다. 버스정류장엔 '감만동'이란 이정표가 적혀있네요. 부산 영도에 사시는 이 책의 저자이신 '차야다' 작가님의 장치이지요. 감만동..감만동...발음을 빨리 하다보면 '간만동'이라 들리기도 하는데...아마도 바쁜 아빠가 '간만에' 쉬기 때문에...아이에게 문득 "근데, 아빠는 내 생각 해?"라는 생각이 든 건 아닐런지...전 이 책의 '절정'부분이면서, 주제문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윗 대사는 참 가슴이 저미는 한마디였습니다. 세상 모든 부모들은 참 바쁩니다. 왜이리 바쁜 걸까요? 모두 가족들을 위해서라고들 합니다. 자녀들이 자랄수록 부모뿐만 아니라 자녀들도 참 바빠집니다. 방학때마저도 오롯이 다같이 쉴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드디어 버스에서 내린 아이.

빗줄기는 거세지고...아이의 마음은 초조하기만 합니다. 아빠는 과연 우산을 들고 아이를 마중나와 줄까요?

짜잔~!

드디어 아빠와 아이는 만났습니다. 아이의 이때 기분은 어땠을까요? 아이의 표정을 봐선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인가

봅니다. 벌써 초등5학년인 우리 아이도 주말만 되면 늘 아빠를 기다립니다. 엄마인 제가 봐선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이 펼쳐지는데 말이지요...

모든 남자들의 로망이지요. 아들-여기 이 장면을 보니 아이의 성별이 남자인가봅니다-과 함께 목욕하기.

아빠도 아이도 더없이 행복한 표정입니다. 엄마들도 '딸과 목욕하기'가 로망일까요? 모르겠습니다. 저는 딸이긴 하지만, 제가 낳은 딸은 없으니까요...

그리고 이렇게...아이의 진심이 담긴 한마디.

"아빠, 언제 또 쉬어?"라는 대사로 이 짧고도 긴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아이들은 늘 부모의 휴일을 기다립니다. 진정으로 자신만을 바라봐주고, 자신들을 위해 온전히 시간을 할애해 줄 휴일. 그런 휴일은 일년에 단 몇일이나 될까요? 부모로서 참 미안해지는 순간입니다.

이 책을 쓰신 차야다 작가님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미술감독이며, 주로 디지털 콜라주기법을 사용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와 동물 그리기를 좋아하신답니다.

현재는 부산의 '영도'라는 작은 섬에서 아이들에게 Act 1:1, 3, 8을 가르치며 영혼을 위한 그림책을 만들고 계신답니다.

부산에 십년을 살았으면서도 정작 '영도'가 섬인 줄 몰랐던 저는 작가 소개글을 보고 참 부끄러웠습니다. 원래 부산에 연고가 없던 저는 부산에 그저 손님처럼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언급된 감만동과 영도의 모습을 가만히 머릿속으로 그려보았습니다. 모두 바닷가에 위치한 동네여서 소금기가득한 바람과 비릿함을 품고 있지요. 시간이 되면 또 한번 부산에 가서 영도와 감만동을 둘러보고 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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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빨강 책 : 끝없는 여행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7
바바라 리만 지음 / 북극곰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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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에게'로 시작되는 「빨강 책」의 두번째 이야기는 안경 쓴 소년이 자전거로 해안도로를 산책 중, 첫번째 '우연한 만남'의 마지막 장에서 암시해두었던 것처럼 다시, '빨강 책'을 집어 들고 집에 간다.

3층쯤 되는 자기 방에서 역시 지도책을 펼쳐들고, 섬에 사는 듯한 소녀의 낚싯배 근처에 떠 있는 책을 보게 된다.

전편에서처럼, 이 '섬 소녀도 물고기 대신 빨강 책을 낚아 낚싯배 안에서 '책 속 소년'을 보게 된다.

소년과 소녀는 또 책을 통해 서로를 알게 되며, 소녀는 소년을 그리며 빵으로 유인한 펠리컨의 도움으로 책 속 소년에게로 항해해 간다.

문득 사라진 책 속 소녀가 궁금한 소년은 망원경으로 책 속 소녀가 자신에게 오고 있음을 알고, 반가운 마음에 손에 든 책을 떨어뜨린 줄도 모른 채 그 소녀에게 한달음에 달려간다.

소년이 떨어뜨린 그 책은 지나가던 초록버스 지붕에 떨어지고, 달리는 버스 위의 책은 이내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는데...

다시 그 책을 집어 든 아이는 첫번째 「빨강 책」의 주인공!

정말 이 책의 부제 '끝없는 여행'처럼 책 속에선 주인공들을 따라 전 세계 모든 이들과 우연한 만남을 하고, 끝없이 만날 수 있는 걸까?

첫번째 <빨강 책>은 '나의 아버지께' 바친다는 뜻일까? 그리고 두번째 <다시 빨강책>은 '실비에게' 바치겠다는 뜻인 걸까? '나의 아버지'는 작가님 자신의 아버지이며, '실비'는 자녀분 또는 '바바라 리만'작가님이 남성이라면 '연인 또는 딸'이신걸까?

서양인인 작가가 동양 불교 사상인 '윤회설'에 입각하여 그림책을 쓴 걸까? 글이 아닌 그림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두 <빨강 책> 이야기를 보고 나니, 책에서 일어나는 상황이 현실에서도 일어날까? 가끔 '신비한 이야기들'을 모아 들려주는 모 방송사 프로그램에서도 데자뷰 같은 일이 실제로 있었음을 알려주긴 하지만...

또한 작가의 다른 의도를 짐작컨대, 자신이 했던 행동이나 말이 '나비효과'처럼 지구 반대편에 있는 곳에까지 퍼져나가는 것을 알고 평소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 나아가, '지구 곳곳의 사람들'을 위한 나눔 등을 설파하고자 했던 것 같다.

글씨도 한정지워진 의미가 아닌 개개의 독자들에게 자신만의 해석을 남겨 둔 그림책..

'생각'이란 것을 하는 게 힘들어진 요즘,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한 생각을 유도하는 그림책이어서 더욱 가치가 있다. '빨강 색'이 주는 강렬함만큼, 열정적으로 살아내야 할 우리들의 삶이기에.

본 서평은 북극곰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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