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목판 즐거운 동화 여행 107
신혜경 지음, 유영주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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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태극기 목판」 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태극기'와 관련된 어떤 사건을 다룬 이야기이다. 그 사건은 바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1919년 '3·1운동'이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일제치하에 놓이게 된 암울한 그 시대때, 유관순 열사와 같은 고교생부터 이 책에도 등장하는 교사와, 영화 <항거>에서 등장인물로 나왔던 김향화 같은 기생들, 일반 백성들까지 최초의 전국적 규모의 독립운동인 것이다.

주인공 '명일'은 이 동화-책표지에 '즐거운 동화여행 107'이라고 명시되어 있기에-속에서 망태꾼('헌옷이나 종이, 빈병 등 돈이 될 만한 것을 주워 모으는 사람, 넝마주의', 본문 p.11참조)으로 눈이 점점 어두워지는 어머니를 봉양하며, 아버지에게서 배운 목각술로 주걱, 국자, 숟가락 등과 같은 주방용품 등을 내다 팔아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열두 살 소년이다.

우리 아들은 열 세 살인데도 아직 혼자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데...명일이는 대단한 것 같다. 어른인 나로서도 선뜻 하기 힘든 일인 것 같은데...

세상의 물정에 어두운 순수한 명일이가 요리집 기생인 앵무 누나에게 처음에 호감을 느끼지만, 주재소 쓰레기 담당이 되어 친일 세력인 주재소장의 첩자가 되고 만세운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순간에 엄청 갈등을 하는 걸 보면 참 의리가 강하고 한편으론 사려도 깊은 듯하다.

여자임에도 남자로 위장(?)하며 '정임'이란 본명 대신 '태구'라는 가명으로 살아가는 등장인물에 대한 설정도 예나 지금이나 여성으로 살아가기 힘든 험난한 세상을 빗대고 있다. 태구의 입을 빌어 "사내처럼 사는 게 편해서다, 왜?"(본문 p.122참조)라고. 그러면서, 명일이와 태구는 함께 태극기를 운반하는 '비밀'을 나눠가지며 서로의 우정도 확인하게 된다.

본 책에서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만세운동 당일에, 독립운동 행동 강령인 '공약 삼장'을 낭독하고 했다는 걸 보면 분명 본문에 등장하는 만세운동은 '3·1운동'을 의미한다. 작년인 2019년 3월 1일이 '3·1운동 100주년'이었다. 당시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거리거리에 나와 태극기를 흔들었을 수많은 명일이와 태구와 장대 아저씨와 앵무 누나들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건재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존경스럽다. 그럼에도 수년 전 독립유공자들이 빈곤한 생활을 하고 계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대한민국의 명운을 위해 애써주신 분들의 노고와 공훈을 마땅히 인정하고 예우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애국심 고취를 위한 작위적 교육보다는, 얼마전 공중파 방송에서도 방송한 '태극기함 펀딩 프로그램'과 같은 자발적 민간 참여가 훨씬 더 '나라 사랑'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인 신혜경님께서는 '머리글'에서 독립기념관에서 태극기 목판을 직접 보셨다고 하는데, 나도 슬하에 초등6학년 아이를 두고 있어서 초등 저학년때 방학숙제도 할 겸 독립기념관을 방문했었는데 '태극기 목판'을 눈여겨보지 못했나보다. 기억이 잘 안 나는 걸 보면. 지금은 전 세계적 감염병인 '코로나19(COVID-19)'의 영향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지만 점차 국내에선 확진자수가 최근 들어 확연한 감소를 보이며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으니 한번 더 가서 '태극기 목판'을 보며, 이 책 내용을 떠올려 보아야 겠다.

본 서평은 가문비어린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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