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임에도 남자로 위장(?)하며 '정임'이란 본명 대신 '태구'라는 가명으로 살아가는 등장인물에 대한 설정도 예나 지금이나 여성으로 살아가기 힘든 험난한 세상을 빗대고 있다. 태구의 입을 빌어 "사내처럼 사는 게 편해서다, 왜?"(본문 p.122참조)라고. 그러면서, 명일이와 태구는 함께 태극기를 운반하는 '비밀'을 나눠가지며 서로의 우정도 확인하게 된다.
본 책에서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만세운동 당일에, 독립운동 행동 강령인 '공약 삼장'을 낭독하고 했다는 걸 보면 분명 본문에 등장하는 만세운동은 '3·1운동'을 의미한다. 작년인 2019년 3월 1일이 '3·1운동 100주년'이었다. 당시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거리거리에 나와 태극기를 흔들었을 수많은 명일이와 태구와 장대 아저씨와 앵무 누나들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건재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존경스럽다. 그럼에도 수년 전 독립유공자들이 빈곤한 생활을 하고 계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대한민국의 명운을 위해 애써주신 분들의 노고와 공훈을 마땅히 인정하고 예우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애국심 고취를 위한 작위적 교육보다는, 얼마전 공중파 방송에서도 방송한 '태극기함 펀딩 프로그램'과 같은 자발적 민간 참여가 훨씬 더 '나라 사랑'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인 신혜경님께서는 '머리글'에서 독립기념관에서 태극기 목판을 직접 보셨다고 하는데, 나도 슬하에 초등6학년 아이를 두고 있어서 초등 저학년때 방학숙제도 할 겸 독립기념관을 방문했었는데 '태극기 목판'을 눈여겨보지 못했나보다. 기억이 잘 안 나는 걸 보면. 지금은 전 세계적 감염병인 '코로나19(COVID-19)'의 영향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지만 점차 국내에선 확진자수가 최근 들어 확연한 감소를 보이며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으니 한번 더 가서 '태극기 목판'을 보며, 이 책 내용을 떠올려 보아야 겠다.
본 서평은 가문비어린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