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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학교 푸른숲 어린이 문학 31
크리스티 조던 펜턴 외 지음, 김경희 옮김, 리즈 아미니 홈즈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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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학교] 아빠,  제발 나를 데려가 줘요!!

 

 

 

하얀 토끼를 따라 굴속으로 들어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호기심에 이끌려 아주 멀리 갔다가 울면서 집으로 돌아온 이누이트 아이의 이야기다.

 

 

 

북극 주변의 여러 섬에는 이누이트들이 살고 있다.

이들에게 학교는 가정이다. 극한의 자연환경에 맞서 이겨내는 방법과 먹고 사는 생존기술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가정에서 배우며 자란다. 그러니 부모님이 선생님인 셈이다.

이들에게 학교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평화로운 북극 마을에 외지에서 온 신부와 수녀들이 어클라빅에 학교를 세우면서 아이들을 꼬드겨 데려간다.

올레마운이 살고 있는 뱅크스 섬에서는 배로 꼬박 닷새가 걸리는 먼 거리다.

배다른 언니 아유니크는 그곳 학교생활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이름이 세례명 로지로 변해 버렸다.

9살인 올레마운은 언니가 읽어주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들으며 학교에 대한 궁금증과 글을 쓰고 읽을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된다.

학교에서는 머리카락을 싹둑 자르며 너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간다는 언니의 말에도 학교에 대한 호기심은 커져만 간다.

 

 

아빠도 학교에 가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아빠는 그들이 너를 이용해 자기들 배만 불릴 뿐이고 너의 영혼이 사악하다며 신의 용서를 구하는 법을 가르치고 스스로 먹을 것을 장만하는 방법과 파카와 카믹 만드는 법도 가르치지 않으며 이누이트의 풍습을 버리게 한다며 학교 다니는 것을 허락 하지 않는다.

 

 

-이 돌멩이 보이니? 이 돌멩이도 한때는 끝이 날카롭고 뾰족한 돌덩이였단다. 하지만 바닷물이 철썩철썩 때리고 또 때려서 모진 부분을 다 없애 버렸지. 이제는 그저 조그만 돌멩이에 지나지 않아. 이게 바로 외지 사람들이 학교에서 너에게 하려는 일이란다.

 

-전 돌멩이가 아니라 사람이에요. 제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요. 전 바닷가에 영원토록 처박혀 있지 않을 거예요. (본문에서)

 

 

외지 사람들의 말, 풍습을 배운다고 내 자신이 달라질까.

어디를 가든 나는 나인데…….

그래도 학교에 가서 배우고 싶은 올레마운은 고집스럽게 아빠를 졸라대서 드디어 하락을 받는다.

 

 

 

하지만 어클라빅에 있는 학교에서는 첫날부터 수난의 연속이었다.

수녀들로부터 마거릿이라는 세례명을 받고 영어로만 말하라는데 영어를 모르는 올레마운은 당황스럽다.

예상했던 것처럼 머리를 자르고 새 옷과 새 신발을 받고 칫솔질 등을 배우지만 어색함뿐이다.

첫날부터 교실청소에다 건물 바닥을 쓸고 땔감을 모으고 교복을 기우고 밭일도 하고 화장실 양동이도 비우는 일로 몸이 쉴 틈이 없다. 나오는 식사로는 멀건 귀리죽, 양배추 스프뿐이다. 이런 생활을 얼마를 견딜 수 있을까.

 

 

까마귀 수녀의 지독한 괴롭힘은 나쁜 계모보다 더해서 밤마다 까마귀 수녀의 치마폭에 갇히는 꿈을 꾸는 올레마운.

수많은 나날동안 얼음이 녹는 해빙기를 기다리며 학교에 가고 싶어 했는데 기대와 너무 다르다니…….

 

글을 배우기보다 가족과 함께 있는 게 더 나을까.

학교생활은 갈수록 비참해지고 이젠 아빠가 와서 데려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여름이 오면 어클라빅을 떠나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읽기와 쓰기를 배울 뿐이다. 다시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하지만 아빠는 데리러 올 형편이 되지 못했다.

 

학교에 있는 사람 중에 기억하고 싶은 사람은 미소가 따뜻한 맥퀼린 수녀뿐이다.

방학이 되면 학교 옆에 있던 병원에서는 천연두 환자들을 돌봐야 했고 몸은 더욱 만신창이가 되어갔다.

결국 올레마운은 기숙학교에서 2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간다.

 

 

 

 

 

 

 

 

 

이누이트에게는 개썰매를 타는 법, 덫은 만드는 법, 사냥하는 법, 살코기 보관법, 생선 다듬는 법, 신발 만드는 법 등이 필요할 뿐인데 학교에서 그런 교육은 없고 자신들이 부리기 좋은 사람으로 바꿔 놓고자 한다.

 

 

원주민들에게 외지인들이 세운 기숙학교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글자를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이누이트들의 정신과 관습까지 빼앗으려 했던 이주민들의 이기주의, 자원이 풍부한 지역을 차지하려는 영국인들의 탐욕이 이야기의 배후에 깔려 있기에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다.

 

심지어 정부의 돈을 바라고 아이들을 강제로 끌고 가거나 납치해 갔으며 심한 노동을 시키고 이누이트 정신을 바꾸려 했다는 이야기에는 울분이 치솟는다.

침략자, 탐험가들의 욕망에 이누이트들이 받았을 고통의 무게를 생각해본다.

아직도 이누이트들은 고통 속에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역사, 미화해서 배운 역사들이 얼마나 많을까.

나쁜 학교, 나쁜 선생님이 없는 세상을 꿈꾼다.

 

이 책은 며느리가 글을 쓰고 시어머니가 그림을 그린 책이다. 이누이트 출신인 시어머니의 이야기를 며느리가 글로 담아낸 특이한 동화다.

iBbY 어너리스트 수상작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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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페파 2013-11-18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보고갑니다!

비로그인 2013-12-11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리뷰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