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랭의 완벽한 종이접기 - 초급부터 고급까지 종이접기 뇌 운동 섹시한 두뇌계발 시리즈 9
로버트 J. 랭 지음, 김지원 옮김, 장용익 감수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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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종이접기를 좋아했다. 때론 재미로, 때론 소원을 빌 듯, 종이학, 거북이, 장미 같은 작품들을 매일 접곤 했다. 무척 열심히 접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 책의 소개를 보니 종이접기는 집중력, 인내심을 길러주는 것은 물론, 두뇌 계발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나도 모르게 즐겁게 뇌운동을 하고 있었던 듯 하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도안을 보다보니 왜 종이접기가 뇌세포를 키운다는 것인지 이해가 된다. 종이접기란 이렇게 복잡하고 난이도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었던가?

 

저자 로버트 J. 랭은 물리학자이자 공학자로 50년 넘게 활동을 하면서 700개 이상의 종이접기 도안을 고안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종이접기 작가이다.

공학자와 종이접기라니,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책 후반부로 갈수록 등장하는 복잡한 과정의 작품 도안을 보면 종이접기의 기하학적 패턴이나 대칭, 비율 같은 수학적 요소들로 인해 과학자, 공학자, 수학자들도 종이접기에 빠져있다는 사실이 이해되기도 한다.

 

책 속에는 간단한 종이접기부터 고급단계인 움직이는 부분이 포함된 정교한 종이접기까지 총 4단계에 걸쳐 37개의 도안을 소개하고 있다.

워밍업 단계로 오리, 백조, 독수리 같은 작품을 시작으로,

메뚜기, 페가수스 같은 좀 더 난이도 있는 본격적인 단계를 거쳐,

복엽비행기, 별 모양 육팔면체, 코끼리 등의 입체 종이접기,

바이올린 연주자, 뻐꾸기 시계 같은 움직이는 종이접기까지

단순한 작품부터 과연 종이로 이런 작품을 만드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 들 정도로 복잡한 작품까지 난이도 별로 배치되어 있다.

 

그림도안과 함께 과정별로 글로 설명하고 있어 초보자도 따라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자세한 설명과 그림을 따라가며 작품 만들기에 도전을 시작했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쉽지 않았다. 사용하는 종이의 종류나 크기, 모양도 다양하고, 첫 단계의 작품들조차 복잡한 과정이 포함되어 있어,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데도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꼭 도전해보고 싶은 [별 모양 육팔면체] 작품의 경우에는 종이 크기만 60센티미터 이상에다가, 만드는 과정에 대한 설명도 49회, 10페이지에 걸쳐 소개하고 있어서, 언제쯤에야 이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기대와 걱정이 함께 들었다.

 

오랜만에 종이접기를 해서인지 서툴고, 도안 보기도 어렵고, 막상 완성된 작품도 마음에 쏙 들지 않아 다시 만들고 싶어지는데도 불구하고, 한편으로 무척 즐겁고 성취감 있는 시간이었다. 오래도록 좋아하게 될 취미가 또 하나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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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인원
나이절 섀드볼트.로저 햄프슨 지음, 김명주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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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인류가 도구가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약 330만 년 전이다. 초기 인류가 불을 사용하기 시작하고, 화식을 통해 식사하는 시간과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절약하게 되고, 그 에너지로 뇌의 능력을 커졌다. 진화한 뇌의 능력으로 도구를 활발히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뇌는 더 진화하여 지금의 복잡한 뇌가 만들어졌고, 약 25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했다.

우리는 하루 일상 속은 거의 모든 시간 도구와 함께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친숙한 도구 중에 하나가 바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들이다. 도끼를 사용하며 진화한 우리는 이제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들을 사용한다.

이 책의 저자인 인공 지능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영국 최고 컴퓨터 과학자 나이절 섀드볼트와 영국 이론경제학자이자 사회 정책 분야 정부 관료인 로저 햄프슨은 처음으로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한 초기 유인원부터 로봇, 스마트폰, 페이스북을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기계와 사회 속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디지털 유인원’이 된 우리가 도구와 함께 어떻게 변화되어 왔고, 앞으로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과 함께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들은 위키피디아, 트립어드바이저, 픽스마이스트리스탓컴, 페이션스라이크미 같은 사회적 기계의 예시를 들어 디지털 발전의 순기능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금의 세계는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복잡하고 다양하며 거대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진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누구든지 자신의 지식과 정보를 등록할 수 있고, 또한 등록된 지식을 제3자가 수정과 보완이 가능하다. 한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가 아닌 인터넷의 기본적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식을 공유하고, 수정할 수 있는 집단적이고 자발적인 새로운 형태의 사전이다.

일상생활에서 로봇과의 개인적 관계의 급증의 예로 소개하고 있는 시리, 구글홈, 클로바, 같은 대화형 기기관리 로봇 겸 인터페이스인 인공지능(AI)은 우리에게 이미 친숙하다. 인터넷 검색이나 가정기기의 제어로 편리함을 줄 뿐 아니라 기초적인 대화도 가능한 이 인공지능 은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며, 점점 더 우리 생활에 깊숙이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발전은 우리에게 편리함과 더불어 두려움으로도 다가온다.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기사 이세돌의 대결에 많은 시선이 집중되었다. ‘연산’의 부분을 넘어서 ‘사고’의 부분에서도 인공지능이 학습하고 발전하고 있다는 점은, 인공지능이 진화한 끝에 인간과 대결을 한다는 SF영화나 소설에서 보았던 일이 현실에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만들었고, 그 가능성의 유,무에 대한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저자들이 디지털 발전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본다.

오히려 인공지능과 기계에 의한 통제보다 정부나 거대 기업 같은 소수의 집단에 의한 디지털 통제가 더 큰 위험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디지털이 거대한 짐승(정부, 거대 기술 기업)이 작은 동물(개인)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이다.

디지털의 발전은 우리 생활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 줄 것이지만, 그와 동시에 역기능 역시 증가할 것이다. 우리 생활에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깊숙이 들어온 디지털의 세계를 어떻게 수용하고 사용해야 할지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가 초기 도구를 발명한 게 아니라 도구가 우리를 발명했다.
우리의 뇌, 마음, 본능, 신경계, 손가락 모양, 팔 길이는 모두 도구 사용에 의해 생겨나 형성되었다.물론 진화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지만, 도구의 사용이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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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빨강머리 앤 : 에이번리 이야기 (오디오북) 오디오북 빨강머리 앤 시리즈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엄진현 옮김, 이지혜 낭독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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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빨강머리 앤은 나의 좋은 친구였다. 솔직하고, 감성이 풍부하고, 고집도 센, 그래서 인지 사건사고도 많은. 그런 앤과 함께 웃고 슬퍼하고 두근거렸던 시간이 무척 행복했다. 그래서 일까. 성인이 된 지금도 빨강머리 앤을 접할 때마다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나는 기분이 든다.

빨강머리 앤이 태어난 지 벌써 100여년이 지났지만, 책, 관련 에세이, 영화, 드라마 등으로 지금도 우리 곁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앤은 오디오북을 통해서였다.

오디오북이란 신기하다. TV와도 오디오와도 책과도 어딘가 다른 감성으로 다가온다.

책을 읽을 때 종이 냄새,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종이 넘기는 촉감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처음 오디오북을 접했을 때 과연 읽어주는 책이란 어떤 느낌일까 하는 기대감과 함께 어색함도 조금 있었다.

그런 나에게 오디오북의 즐거움을 알려준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에서 사랑손님과 어머니’를 즐겁게 들려주었던 ‘이지혜 배우님의 목소리로 만나는 빨강머리 앤과 에이번리 사람들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기대감에 마음이 설랬다.

이미 여러 번 읽은 이야기인데도 처음 만나는 것 같은 기대감이라니.

오디오북 빨강머리 앤은 음성파일을 담은 USB와 종이책이 함께 구성되어 있어, 한 가지 이야기를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다. 오디오북은 USB를 통해 음성파일을 PC, 스마트폰 등으로 복사해서 다양한 장소, 이동 중에도 쉽게 감상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번 [빨강머리 앤-에이번리 이야기]는 [초록지붕 집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앤의 두 번째 이야기이다. 매슈 아저씨가 돌아가신 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에이번리의 학교 교사가 되는 열일곱 살의 앤의 하루하루가, 다양한 사건사고들이 쉴 새 없이 펼쳐져 34개의 음성파일, 총 14시간이 넘는 분량이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는 시간, 평소처럼 책을 읽는 대신 오디오북을 들어보았다.

학교 선생님으로 부임하는 앤의 설렘과 두려움, 앤이 가르치는 학생들이 보낸 귀여운 편지들, 앤과 다이애나, 제인과 프리실라 네 사람의 즐거운 봄 소풍, 소중한 친구 다이애나와의 우정과 점점 더 멋진 남자가 되어가는 길버트, 자상한 마릴라 아주머니와 모든 일에 관심이 많은 린드 부인, 화난 목소리로 첫 등장한 개성있고 아이들을 좋아하는 해리슨씨, 귀여운 쌍둥이 도라와 데이비, 앤의 영혼의 친구가 되는 폴 어빙과 애네타 벨, 앤서니 파이 등 귀여운 앤의 학생들과의 학교 생활.

에이번리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지혜 배우님의 생동감 넘치는 목소리를 통해 피곤한 아침을 즐겁게 열어주었다.

지친 저녁 방에 조명을 모두 꺼놓고 듣는 앤의 이야기는 복잡한 생각들에서 멀어지게 만들어준다. 왜 빨강머리 앤이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즐거운 사실은 3편 레이번드 이야기부터 8편 릴라 이야기까지 오디오북 빨강머리 앤 출간예정이 잡혀있어, 앞으로도 이지혜 배우님의 목소리로 점점 성장하는 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앤과 길버트의 대학생활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제일 좋고 행복한 날은," 앤이 언젠가 마릴라에게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

"대단히 멋지거나 놀라운 일, 신나는 일이 벌어진 날이 아니라

단순하고 사소한 즐거움이 실에 꿴 진주알처럼 한 알씩 미끄러지는 것처럼

하나둘씩 자연스럽게 생기는 날인 것 같아요."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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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절을 만나러 청두에 갑니다 - 두보와 대나무 숲, 판다와 마라탕이 있는 문화와 미식의 도시 쓰촨성 청두 여행 Comm In Lifestyle Travel Series 1
김송은 지음 / 컴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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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가 아니라 청두? 표기가 잘못된 걸까?

청두라는 지명을 들었을 때 처음 들었던 생각이다. ‘칭따오’로 익숙한 청도(靑島)가 아닌 어딘가 낯선 느낌의 도시 청두(成都).

 

좋은 울림이 느껴지는 책 제목에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듯한 비 내린 후의 대나무길이 인상적인 표지는 책을 펼치기도 전에 청두라는 도시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자극시킨다.

근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몇 번 등장했다는 청두를 소개하는 여러 가지 키워드를 보면 생소했던 도시 이름과는 달리 평소 익숙한 단어들이 많이 보인다. 

 

중국 쓰촨성에 위치한 청두라는 도시는 [삼국지]의 유비가 세운 촉나라의 수도이며, 제갈량의 출사표가 있는 무후사가 있는 곳. 중국을 대표하는 시인 중 한명인 두보가 머물렀던 ‘두보초당’과 사랑스러운 팬더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있는 ‘마라’, ‘훠궈’로 대표되는 사천요리의 본산지이며 ‘마파두부’의 고향이기도 하다.

 

TRAVEL 여행자가 사랑하는 청두 / FOOD 청두의 맛

TEA ROOM 청두의 찻집 / BOOKS 청두의 서점

CAFE 청두의 카페 / LOCAL 청두가 사랑하는 청두


 

총 6챕터로 다양한 방향에서 청두를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중국의 지도와 맛집 검색에 유용한 어플, 교통수단 검색, 이용방법부터 방문하기 좋은 장소, 음식 등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어 아직 여행정보가 많지 않은 청두라는 도시를 방문할 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들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은 여행책자라기보다는 에세이다. 반년 동안 머무르는 동안 저자가 직접 느낀 도시에 대한 감상, 관광지보다는 거의 매주 방문하던 단골 카페, 그 지역의 감성이 담긴 찻집, 좋아하는 서점, 공원과 길 같은 소소한 장소들에 대한 기억과 느낌을 솔직하고 포근하게 이야기해나가고 있다.

차를 마실 때 자주 이용하는 ‘개완’이라는 뚜껑과 받침이 있는 찻잔을 이용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개완 암호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오래된 찻집에서는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는 암호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청두의 어느 오래된 찻집에서 개완 암호에 대한 기억을 힘들게 더듬어가며 주예칭이라 불리는 차를 마시고, 맵다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한 훠궈와 촨촨을 땀을 흘리며 먹고 있는 자신을 상상을 해보게 된다.

동생과 방문한 판다사육기지에 대한 추억을 읽고 있다보면, 판다사육기지에 가서 대나무를 먹고, 낮잠을 자고, 나무를 타는 판다를 지칠 때까지 보고 싶고, 어느 순간 비오는 날 두보초당에서 가만히 빗소리를 들으며 마음속의 여유를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청두가 왜 느긋함과 여유의 장소인지, 저자가 이 도시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청두는 저자에게는 물론 나에게도 좋은 시절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도시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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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린님의 작품은 언제 다시봐도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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