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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인원
나이절 섀드볼트.로저 햄프슨 지음, 김명주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초기 인류가 도구가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약 330만 년 전이다. 초기 인류가 불을 사용하기 시작하고, 화식을 통해 식사하는 시간과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절약하게 되고, 그 에너지로 뇌의 능력을 커졌다. 진화한 뇌의 능력으로 도구를 활발히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뇌는 더 진화하여 지금의 복잡한 뇌가 만들어졌고, 약 25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했다. 우리는 하루 일상 속은 거의 모든 시간 도구와 함께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친숙한 도구 중에 하나가 바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들이다. 도끼를 사용하며 진화한 우리는 이제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들을 사용한다.
이 책의 저자인 인공 지능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영국 최고 컴퓨터 과학자 나이절 섀드볼트와 영국 이론경제학자이자 사회 정책 분야 정부 관료인 로저 햄프슨은 처음으로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한 초기 유인원부터 로봇, 스마트폰, 페이스북을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기계와 사회 속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디지털 유인원’이 된 우리가 도구와 함께 어떻게 변화되어 왔고, 앞으로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과 함께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들은 위키피디아, 트립어드바이저, 픽스마이스트리스탓컴, 페이션스라이크미 같은 사회적 기계의 예시를 들어 디지털 발전의 순기능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금의 세계는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복잡하고 다양하며 거대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진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누구든지 자신의 지식과 정보를 등록할 수 있고, 또한 등록된 지식을 제3자가 수정과 보완이 가능하다. 한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가 아닌 인터넷의 기본적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식을 공유하고, 수정할 수 있는 집단적이고 자발적인 새로운 형태의 사전이다.
일상생활에서 로봇과의 개인적 관계의 급증의 예로 소개하고 있는 시리, 구글홈, 클로바, 같은 대화형 기기관리 로봇 겸 인터페이스인 인공지능(AI)은 우리에게 이미 친숙하다. 인터넷 검색이나 가정기기의 제어로 편리함을 줄 뿐 아니라 기초적인 대화도 가능한 이 인공지능 은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며, 점점 더 우리 생활에 깊숙이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발전은 우리에게 편리함과 더불어 두려움으로도 다가온다. 2016년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기사 이세돌의 대결에 많은 시선이 집중되었다. ‘연산’의 부분을 넘어서 ‘사고’의 부분에서도 인공지능이 학습하고 발전하고 있다는 점은, 인공지능이 진화한 끝에 인간과 대결을 한다는 SF영화나 소설에서 보았던 일이 현실에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만들었고, 그 가능성의 유,무에 대한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저자들이 디지털 발전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본다.
오히려 인공지능과 기계에 의한 통제보다 정부나 거대 기업 같은 소수의 집단에 의한 디지털 통제가 더 큰 위험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디지털이 거대한 짐승(정부, 거대 기술 기업)이 작은 동물(개인)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이다.
디지털의 발전은 우리 생활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 줄 것이지만, 그와 동시에 역기능 역시 증가할 것이다. 우리 생활에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깊숙이 들어온 디지털의 세계를 어떻게 수용하고 사용해야 할지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가 초기 도구를 발명한 게 아니라 도구가 우리를 발명했다. 우리의 뇌, 마음, 본능, 신경계, 손가락 모양, 팔 길이는 모두 도구 사용에 의해 생겨나 형성되었다.물론 진화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지만, 도구의 사용이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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