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니발
토머스 해리스 지음, 이창식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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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디 포스터와 안소니 홉킨스 주연의 <양들의 침묵>은 정말 굉장히 충격적인 영화였어요. 영화를 보고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릴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겼죠. 영화의 원작이 따로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막상 읽어보겠다는 엄두도 못낸 건 그런 이유 때문이었어요.


세월이 많이 지나가고 수많은 영화들이 또 다른 충격을 주면서 이제는 <양들의 침묵>을 책으로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 읽게 되었어요. <양들의 침묵>을 읽으면서 작가 토머스 해리스가 한니발 렉터를 주인공으로 쓴 후속작품들(<한니발>, <한니발 라이징>)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양들의 침묵> 바로 다음 작품인 <한니발>도 역시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저는 아직 못 봤어요. 이번에는 <양들의 침묵>과는 반대로 책으로 먼저 읽고 영화는 나중에 보게 되었네요.


작가는 멤피스 교도소에서 탈옥한 한니발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이번 작품 역시 <양들의 침묵>만큼 강렬하네요. 특히 클라리스 스탈링이 마약 범죄 조직을 소탕하는 첫 장면에서부터 독자를 놀라게 하네요.


스탈링에 대한 악의적인 여론, 한니발을 뒤쫓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하는 메이슨, 권력의 핵심에서 멀어지자 메이슨과 손을 잡고 한니발을 잡으려고 하는 파치 반장 등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이 보여주는 소설 속 장면들을 읽으면서 상상하는 재미가 정말 남다르네요.


7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소설이지만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기분이라 순식간에 다 읽었네요. 한니발 렉터라는 상상 그 이상의 인물을 만났다는 게 즐거움인지 두려움인지는 여전히 구별이 안 되지만 다음 작품 <한니발 라이징>이 기대된다는 것만큼은 분명해요. 렉터 박사의 매력(?)에서 벗어나기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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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
로지 월쉬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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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간의 인연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요? 특히 남자와 여자의 인연은 뭐라고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주변에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으니까 만나지 말라고 해도 둘의 인연이 이어져 사랑에 빠지면 그런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죠. 그저 사랑하게 된 그 사람만 바라보게 될 뿐.


에디와 사라의 만남도 그래요.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의 만남이었지만 운명이라고,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사라는 연락 없는 에디를 흘려보내지 못하죠.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란 확신에 차 친구들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에디에게 전화하고, 페이스북 등에 메시지를 남기고, 심지어는 에디의 친구들에게까지 연락하죠. 그러는 와중에 이상한 전화와 문자들을 받게 되죠.


소설이 중반을 넘어서면서 에디가 사라에게 연락하지 않은 이유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죠. 그들에게 있는 상처와 오해. 누군가를 위한 행동이 상상하지 못했던 슬픔과 비극으로 되면서 이들의 사랑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가슴 저미며 소설에 더 깊이 빠져들었어요.


‘과거를 놓아주고 새로운 로맨스를 시작할 수 있게 만든 놀라운 이야기’라는 추천사처럼 이 소설은 우리에게 사랑과 치유의 이야기를 들려줘요. <미 비포 유> 에디터가 뽑은 소설이라 그런지 처음부터 믿고 읽었는데 역시나 실망하지 않았어요. <미 비포 유>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추석 연휴에 한 번 읽어보시면서 달달한 로맨스에 빠져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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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노마드 - 이야기 나그네신학, 베드로서 희망의 가르침
배경락 지음 / 샘솟는기쁨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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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라는 용어를 처음 들은 건 이 책의 저자이신 배경락 목사님이 인용한 들뢰즈의 ‘노마디즘’이라는 철학을 접했을 때였어요. 그때는 이런 용어가 기독교인인 저와 그렇게 큰 연관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고요.


‘노마드’라는 표현 때문에 처음에는 철학적 관점에서만 생각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평소 우리 교회 목사님이 설교 시간에 자주 말씀하시는 나그네의 관점을 계속 떠올리며 저자가 설명하는 하나님의 말씀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어요.


저자는 4개 PART로 나누어 노마드(나그네)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설명해요. PART1에서는 성경, 특히 구약과 예수님, 바울을 중심으로 노마드의 개념을 설명한 후 저자가 노마드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선택한 베드로전서와 후서의 기본적인 내용을 PART2에서 다루고 있어요. PART 3과 4에서는 베드로전서, 베드로후서로 나누어 보다 세세하게 나그네 신앙에 대해 말씀을 전하세요.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는 말씀처럼 기독교인의 삶은 한 자리에 머물러 있는 삶이 아니에요. 하나님은 우리를 세상 곳곳으로 흩으시고 그 곳에서 선한 영적 영향력을 끼치며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이루는 삶을 살아가야 해요.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나그네의 삶이죠.


이 말씀이 꼭 선교자로서의 삶을 얘기하는 건 아니에요. 우리 주변에 있는 믿지 않는 이들에게 나아가는 삶의 여정도 역시 나그네의 삶이니까요. 우리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그들에게 다가가서 세상의 질서와 가치관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삶, 그를 통해 하나님 나라 공동체를 이루는 삶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죠.


나그네로서의 삶을 잊어버린 제게 이 책은 분명한 길을 보여주었어요. 제가 지금 있는 바로 이 자리에서 나그네로서 살아가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었고요. 저자 배경락 목사님의 말씀처럼 어떤 공간이든지 그곳을 말씀으로 새롭게 만들고 함께 더불어 살며 사랑을 나누고, 시간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고, 신앙을 나누겠다는 그런 결심을 말이죠. 물론 이 모든 건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제게 주시는 능력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그 말씀을 믿으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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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방향을 알려주는 책속의 처방전 200 - 마음을 토닥이는 책속의 명언들
최영환 지음 / 리텍콘텐츠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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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에 관한 책을 자주 읽는 편은 아닌데 이번에 <내 인생의 방향을 알려주는 책속의 처방전 200>이라는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든 건 책속의 처방전이라는 제목에 살짝 가슴이 설레었기 때문이에요. 너무나 많은 책들이 범람하는 시대라 어떤 책을 읽어야할지 판단하기가 때때로 어렵다고 느끼던 중이라 다른 사람들이 읽고 깊은 감동을 받은 책을 소개받아 읽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저자는 살면서 사람들이 대부분 비슷하게 느끼는 고민들을 8가지 증상으로 나눠 각각의 증상을 간략하게 설명한 후 각 증상마다 세부적으로 다시 구분해 총 200개의 처방전을 내리고 있어요. 저자가 읽은 수많은 책들 중에서 추린 처방전에 저자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한 페이지에 담고 있어서 하나의 처방전을 읽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아요. 물론 책속의 처방전과 저자의 조언을 곱씹는 데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지만요.


저자가 처방전을 찾아낸 책들은 제 생각과는 많이 달랐어요. 책속에서 추려낸 조언들이라면 왠지 고전에서 뽑아낸 문장일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저한테는 저자가 소개한 대부분의 책들이 상당히 생소했어요. 어쩌면 평소에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지 않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저자가 소개한 책들이 낯설다고 해서 그 속에 담긴 조언들이 낯설지는 않았어요. 어쩌면 살면서 누군가한테 한 번쯤 들어보았던 조언들이기도 하고, 평소에 개인적으로 많이 생각했던 부분들이기도 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로 이 책은 10대, 20대 초반의 독자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저자의 말대로 살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고민들에 대한 답을 찾아야하는 시기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조언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에요. 인생의 방향을 찾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깊은 고민에 빠진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꼭 찾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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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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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마더. 책 제목을 본 후 완벽한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지 돌아보았어요. 지금은 아니지만 처음 딸아기가 태어났을 때 이 아이에게 정말 완벽한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나면서 쓴 웃음을 지었어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바람이 아닌가 싶어서요.


에이미 몰로이의 장편소설 <퍼펙트 마더>에 나오는 엄마들도 모두가 그런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도, 다른 사람의 눈에도, 또한 자기 자신에게도 스스로가 완벽한 엄마가 되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게요. 그렇지만 완벽한 엄마라는 건 먼저 자신이 온전히 세워질 수 있을 때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어요. 마음속에 다른 생각을 품고 있다면 아이에게 완벽한 엄마가 될 수는 없을 테니까요.


‘맘동네’라는 육아 사이트에서 만난 엄마들. 출산 이전부터 함께 서로를 격려하고 조언도 해주면서 친분을 쌓던 그들이 아이를 난 후 함께 모여 육아의 현장에서 일탈하기로 한 그 날.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지죠. 모임에 나온 엄마 중 한 명인 위니의 아이가 사라지고 만 거에요. 위니가 다른 엄마들과 함께 술집에서 있던 그 시간 베이비시터 알마가 돌보던 위니의 아이 마이더스는 공중으로 떠올하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듯 어느 순간 침대에서 감쪽같이 사라지죠.


사라진 아이를 찾기 위한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위니의 과거가 밝혀지는데 그녀는 왕년에 잘나갔던 하이틴 스타였어요. 모두가 부러워하는 집안에서 태어난 금수저였고요. 모든 것을 가진 듯한 그녀지만 그녀의 모습은 무언가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처럼 보였고요. 위니의 과거도 문제지만 그날 모임을 가졌던 엄마들이 술을 마셨다는 사실이 또 하나의 문제로 떠오르죠.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꾼 그녀들의 모습이 뭐라고 꼭 집어서 말하기는 힘들지만 이해가 되면서도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한 개인인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보다는 엄마라면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5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이지만 너무나 흥미진진해서 한숨에 다 읽었어요.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이 있어도 되나, 생각하면서요. 무더운 여름날, 어쩌면 무거운 주제이기도 하지만 짜릿한 즐거움을 주는 소설이라 모두에게 한 번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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