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2

애프터 2 - 이게 사랑일까
안나 토드 지음, 강효준 옮김 / 콤마 / 2018년 8월

테사와 하딘. 서로 맞지 않는 듯한 두 사람이 이제 점점 가까워지면서 서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기 시작해요. 하딘에게 끌리는 테사의 마음도, 누군가를 사랑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하딘의 마음도 분명 서로에게 향하고 있었죠.

하지만 사랑이란 게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죠. 테사의 남자친구인 노아가 있고. 아빠와의 상처로 인해 가족과 어울리지 못하는 하딘의 모습도 그렇고. 가까워진 듯 하면 다시 멀어지는 두 사람의 모습이 참 안타깝네요.

2권을 읽으면서 그래도 서서히 가까워지는 두 사람의 사랑을 격려하려는 찰나,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이 나타나요. 어렴풋이 혹시 그런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했지만 설마 했는데 그 설마가 사실로 드러나죠. 그러면서 소설은 3권으로 이어져요.

두 권으로 끝나는 줄 알았는데 3권으로 이어진다니. 다음 권에서는 본격적으로 두 사람의 엇갈린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데 기대가 되는 한편으론 드라마에서 많이 본 뻔한 이야기로 흘러갈까봐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 사실 어디선가 본 듯한 설정이라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소설 중간 중간에 나오는 에로틱한 장면들은 조금 마음에 걸리기도 했어요. 아마 동방예의지국에서 살아온 제게 그런 장면 묘사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장면들이 아니었나봐요. 물론 소설 전개에 꼭 필요한 내용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부담스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이게 사랑일까, 라는 부제가 도전적으로 다가온 내용이 아니었나 싶네요.

금요일 2

금요일 2 - 완결
배진수 글.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8월

공포물 마니아층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공포물은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익숙해지지가 않아요. 무서운 걸 워낙 싫어하는 성격 탓이기도 하지만 공포물 말고도 볼거리가 넘치는데 굳이 공포물을 봐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서이기도 해요.

처음에는 배진수 작가의 <금요일2 세상에 없던 공포>를 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어요. 괜시리 보고나서 후회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요. 그런 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보게 된 건 배진수 작가의 작품은 다르다는 주변의 평가 때문이었어요. 단순한 공포 이상의 것을 남긴다는 말들을 많이 들었거든요.

이 책은 2012년 10월 4일부터 2014년 9월 12일까지 매주 금요일에 연재되었던 웹툰 『금요일』의 완결편이에요. 5부에 걸쳐서 작가만의 독특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데 RULE, WISH, LIVES, CHOICE, RISK라는 제목 밑에 5-6편의 작품들이 실려있어요.

작품들을 보면서 든 첫 번째 생각. 정말 다르다는 거였어요. 이제까지 보아온 공포물과는 다른 작가만의 독특한 생각 혹은 사상이 담긴 이야기라 단순히 무섭다는 느낌으로 끝나는 게 아니었어요. 오히려 한 작품마다 깊은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그런 작품이었죠.

이런 느낌은 첫 작품 거래소에서부터 강렬하게 받게 되요. 수명을 담보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거래소 이야기인데 언뜻 보면 그렇게 무섭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아요. 하지만 마지막 장을 넘기고 잠시 호흡을 고르면서 생각해보면 정말 무서운 거에요. 만화 속 주인공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내 자신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요.

이처럼 각 작품마다 던지는 화두들이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그래서였을지도 몰라요. 1-2시간이면 다 읽을 줄 알았던 책을 몇 날 며칠이 지나도록 다 읽지 못했던 이유가요. 읽을수록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그래서 더 무서울지도 모르는 책, 바로 배진수 작가의 <금요일2>이에요. 1권은 아직 못 봤는데 마음이 조금 가라앉으면 꼭 읽어봐야겠어요.

애프터 1

애프터 1 - 치명적인 남자
안나 토드 지음, 강효준 옮김 / 콤마 / 2018년 8월

사랑이란 걸 정말 알 수 없는 이유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사람이랑 사랑에 빠지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싶어요. 평소에는 정말 싫어하는 유형의 사람인데 어느 순간 그런 유형의 사람과 사랑에 빠져버린 자심의 모습을 보면서 당황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이런 사실에 공감하지 않을까 싶어요.

안나 토드의 <애프터>는 바로 그렇게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이야기에요. 로맨스 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는 편이지만 가끔 읽다보면 지나온 시간들이 기억나기도 하고, 왠지 모르게 사랑이라는 단어와 멀리 떨어져버린 듯한 지금의 제게 자극이 되기도 해서 가끔씩 읽곤 하는데 이 소설은 분명 제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었어요.

이 소설은 작가가 전자책 커뮤니티인 왓패드에 연재했던 내용을 책으로 출판한 작품인데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고 해요. 2019년에 영화로도 나올 예정이고요. 이 정도 내용만으로 이 소설이 가진 매력은 어느 정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이 작품은 모두 2권으로 출간되었는데 1권은 치명적인 남자에 대한 이야기에요. 우리에게 흔한 말로 다시 바꾸자면 나쁜 남자에 관한 이야기죠. 테사, 조그마한 소도시에 자란 그녀가 워싱턴센트럴대학교(WCU)에 입학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죠.

엄마의 못다 이룬 꿈을 대신해 워싱턴센트럴대학교에 입학한 테사는 기숙사에서 같이 지내게 된 룸메이트 스테프를 만나고, 그녀의 친구들인 네이트, 하딘과도 인사를 나누게 되요. 첫 만남이지만 자신을 소개하지도 않는 하딘에게 별로 좋지 못한 인상을 받은 테사는 스테프의 강압(?)에 못이겨 자신과는 어울리지도 않을 것 같은 파티에 참석하죠. 파티에서 술에 취한 스테프를 눕히기 위해 들어간 방이 하딘의 방이었지요. 방에서 나가달라는 하딘에게 테사는 점점 더 하딘을 안 좋게 생각하지요.

하지만 남녀 관계는 정말 알 수 없다는 말처럼 어느 순간 자신의 마음속에 하딘이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된 테사. 점차 남자친구 노아가 있음에도 하딘에게 빠지는 자신의 모습에 갈팡질팡하는 그녀에게 하딘은 술에 취해 이런 고백을 하죠. 너에게만은 좋은 남자가 되고 싶다고.

가볍게 읽기 시작한 책에 푹 빠져서 1권을 몇 시간 만에 다 읽었어요. 은근 두 사람의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그들이 어떤 연인이 될지도 궁금하기도 해서요. 2권에서 이어질 그들의 모습은 어떨지, 그들은 서로에게 정말 좋은 연인이 될지 무척 궁금하네요.

은수의 레퀴엠

은수의 레퀴엠 ㅣ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8월

장르 소설에 푹 빠지게 만든 작가가 여러 명 있어요.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등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작가들의 작품도 좋아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데 바로 나카야마 시치리에요.

이름만 들어서는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그의 작품을 들어보면 아, 그 사람이라고 할 만한 작가에요. 대표작으로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 <살인마 잭의 고백>, <속죄의 소나타> 등이 있어요. 그 밖에도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나카야마 시치리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 중에는 악덕 변호사 미코시바 레이지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들이 있지요. 이 작품 <은수의 레퀴엠>는 미코시바 레이지 시리즈 중 세 번째 작품이에요.

이번 작품은 어린 시절의 과거가 드러난 미코시바 레이지가 그의 은인인 이나미의 변호를 맡아 일련의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인데요, 첫 장면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이 소설은 배가 침몰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마치 세월호의 참상을 그려낸 듯한 느낌이 들어 기분이 그렇게 좋지는 않더라고요.

잠시 동안 기분이 좀 그랬지만 사건을 풀어가는 작가의 탁월한 글솜씨에 빠져 어느새 첫 느낌은 사라지고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었어요. 간략하게 사건을 풀어보자면 요양원에서 지내던 이나미씨가 어느 날 요양보호사를 꽃병으로 살해해요. 자신의 아버지로 여기는 은인이 살인사건에 휘말리자 미코시바는 여러 편법을 써가며 그의 변호인이 되죠.

문제는 이나미가 자신의 범죄를 시인한 후 합당한 벌을 받겠다고 나서면서부터 점차 복잡해지기 시작해요. 미코시바는 그런 이나미를 구하기 위해 피해자 도치노의 행적과 요양원에 거주하는 다른 노인들을 추적하기 시작하고 사건은 이나미의 진술과는 다르다는 것이 서서히 밝혀지죠.

작가는 이나미를 통해 진정한 속죄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독자에게 물어보는데 답을 찾는 게 그렇게 쉽지는 않더라고요. 전적으로 이나미의 행동을 옹호하기도 그렇고, 반대하기도 그렇고요.

속죄의 의미를 끊임없이 찾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미코시바라는 인물을 통해 계속해서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 한편이 즐거워져요. 분명 선한 인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뭔지 모를 매력을 발산하는 미코시바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말이죠. 속죄의 의미에 대한 깊은 사색이 주는 즐거움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요. 다음 작품,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하루 만에 대박 주식 찾는 워렌 버핏의 재무제표 파헤치기

하루 만에 대박 주식 찾는 워렌 버핏의 재무제표 파헤치기
전인구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18년 8월

주식투자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이름 중 하나가 바로 워렌 버핏일거에요. 저 역시 그의 투자 성공담을 들으면서 주식이라는 생소한 시장에 뛰어들 생각을 하게 됐어요. 하지만 그의 투자 방식이나 투자 방법에 대해서는 사실 제대로 알지 못했죠.

그 후 여러 책들을 보면서 나름대로 주식 투자의 정석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제대로 된 저만의 투자 방법을 세우는 게 그렇게 쉽지는 않더라고요. 그러다 연평균 30%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저자 전인구의 <하루 만에 대박 주식 찾는 워렌 버핏의 재무제표 파헤치기>라는 책을 보게 되었죠.

제목이 참 거창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루 만에 대박 주식을 찾을 수 있다면 매일 매일이 대박이라는 얘긴데 그런 일이 진짜로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과장된 표현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방법이 있다면 꼭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죠.

1장에서는 워렌 버핏의 투자 철학에 대해 설명하는데 다른 것들은 대부분 이전에 다른 책에서 읽은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았어요. 다만 한 가지, 분산 투자보다 집중 투자를 하라는 내용만 빼고요. 이게 무슨 말이지 싶었어요. 대부분 한 바구니에 계란을 모두 담지 말라고 하면서 분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저자는 정반대로 얘기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2페이지 분량으로 설명한 집중 투자와 분산 투자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읽으면서 제가 해왔던 투자방식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워렌 버핏의 투자 생각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고요.

2장과 3장은 이 책의 핵심이라고 할 재무제표에 관한 내용들이에요. 손익계산서, 재무상태표, 현금흐름표 등을 먼저 설명한 후 워렌 버핏처럼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의 어떤 부분을 보아야하는지를 설명해요. 어느 정도 기본기를 갖춘 분이라면 3장을 가장 유념해서 보면 좋을 것 같아요.

4장에서는 적정 주가를 산정하는 방법과 필승 투자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마지막 5장은 우리나라 주식 시장의 업종별 대표 기업 두 군데를 비교분석하면서 어떤 투자 방식을 추구하는 게 좋을지 저자 나름의 해답을 제시해요.

투자는 결국 자기 자신의 선택이지요. 자신의 선택이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수많은 검증을 거쳐야겠죠. 그 중심에 기업의 재무제표가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어요. 워렌 버핏처럼 기업을 바라보는 방법도 배웠고요. 그렇다면 이제 연 30% 수익률에 도전해볼 수 있을까요? 그건 아직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