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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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로켓 #이케이도준 #인플루엔셜

 

P404. 쓰쿠다도 웃이며 답했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니까요. 꿈이 없는 일은 그냥 돈벌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는 재미없어요. 안 그렇습니까?”

 

변두리 작은 중소기업의 쓰쿠다 사장이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첫 번째 책에서 온갖 무시와 괄시를 받으면서도 쓰쿠다의 도전정신과 그를 지지하는 직원들의 애사심이 이뤄낸 로켓분야의 성공. 그에 안주하지 않고,(사실.. 안주할 수 없도록 주변에 많은 일들이 벌어 진다) 새롭게 도전하는 그의 열정을 보고 읽는다. 일명 가우디 프로젝트. 의료 분야에 대한 도전이다. 예전에 스페인 여행을 갔을 때 만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기억난다. 웅장함과 전문가의 손길, 아직도 지어지고 있는 그 성당의 이름이 붙은 프로젝트. 멋지다.

 

시리즈라고는 하나 첫 번째 이야기를 읽지 않아도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꼭 같이 읽어도 되는건 아니지만 같이 읽기를 추천한다. 그 만큼 이케이도 준의 스토리 전개는 빠르고, 재밌고, 흥미진진하다.

 

두 의사가 있다. 사람을 살리고자 의사가 되었지만, 권련과 명예에 물들어 중심을 잃어버린 의사와 그 의사의 제자였지만 미움을 사 좌천된 의사 둘이다. 대기업과 손을 잡고 힘으로 눌러 남이 가진 것을 뺏고, 실수나 실패에 대한 책임은 남에게 미루는 의사는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의 횡포에 쫓겨나고, 힘을 잃은 것 같은 두 교수의 삶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입장과 비슷해 보인다. 지금 현실에서도 만날 수 있는 입장 차이, 권력 다툼, 세력 다툼, 경쟁, 시기와 질투 등 쓰쿠다 사장의 앞길을 막는 수 많은 상황이 벌어지지만 그가 놓치지 않고 잊지 않고, 마음에 세긴 가치관과 직원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경영은 이겨낼 수 있도록 동기를 자극하고 힘을 내게 한다.

 

목적이 분명하다면 걷는 길이 힘들어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그 목적을 같이 할 사람들이 있고, 누군가에게 자극과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지지하고 돕는,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이다.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바탕으로 세상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중소 기업을 운영하는 쓰쿠다의 멋짐이 같이 힘을 내게 한다.

 

벌써 쓰쿠다의 다음 도전이 기다려진다.

 

p118. 개발 과정이 힘들더라도 그 물음의 답만 알고 있으면 헤매지 않는다. 그리고 그 답은 단순명쾌해야 한다.

 

P171. “세상에는 벽이 수없이 많아. 편하게 잘 풀리는 일은 드물지. 그렇다고 도망치면 실적이고 평가고 아무것도 남지 않다. 그걸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바로 쓰쿠다 고헤이라는 사람이야. 이 곤란한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부터 쓰쿠다제작소의 진면목이 발휘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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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SF #2
정세랑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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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무크지 #오늘의SF2#오늘의SF

#아르테 #arte

 

P5. SF 작가들은 반 이상의 리뷰가 “SF는 싫어하지만...”으로 시작되는 것에 유감을 가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단단히 다져야 한다.

 

아마 내가 SF에 대한 리뷰를 쓴다면 당연히 싫어하지만.. 으로 시작했을 것이다. 실제로 누가봐도 내가 SF하는 내용들.. 우주, 로봇.. 등등. 배경을 이해하기 위한 설명과 각자의 역할에 대한 설명 등.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 최근에도 그런 소설을 하나 읽었는데 여지없이 별로였다.

 

그 후 SF에 좀 더 마음을 열게 된 계기가 있는데, 정세랑 작가의 책을 만나고 나서 부터다. 자연스럽고, 일상적이며, 주변에서도 쉽게 받아들이는 그런 이야기들. 공상 과학 이야기지만, 일상을 담고 있는 그런 이야기들. 3권의 책을 읽고 정세랑 작가의 팬이 되었다.

 

이 책은 정세랑 작가의 강력한 인트로로 시작된다. SF에 대한 매거진 같은 역할을 하는데, SF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 에세이, 인터뷰, 칼럼 등이 실려 있고, 단편으로 된 SF 소설들이 몇 편 같이 실려 있다.

 

이제 SF는 흔한 장르가 되었다. 웨이브에 ‘SF8’ 이라는 드라마가 공개되자 30만이 돌파했고, 각종 시사회에 초청 된다고 하는걸 보면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그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들은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가졌는지 알 수 있는 글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부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이면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한권으로 만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이해가 넓어질 수 있으니 이런 종류의 무크지가 반가울 따름이다. 또한 아르테의 도전이 반갑다. 앞으로 3, 4호로 이어질 무크지를 기대하며 아직 읽지 않은 정세랑 작가 책을 꺼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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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할 일은 인생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일뿐이다 - 주광첸 산문집
주광첸 지음, 이에스더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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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있는 사고와 의미를 통해 인생과 아름다움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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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유전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강화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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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유전 #강화길 #arte #아르테

 

P58. 나는 아무도 아닙니다.

 

조선의 마지막 황녀였던 옹주의 모는 그녀의 태생을 강조하면서도 존재를 감출 수 밖에 없는 그녀의 삶에 대한 말을 먼저 가르쳤다. ‘나는 아무도 아닙니다..’ 옹주로서 이슈가 될 때마다 그녀가 외치고 또 외쳤던 말이다. 자신을 부정해야 했던 그녀의 삶에서 연결된 또 다른 그녀를 만난다. 가정 폭력으로 기댈 곳이 없던 소녀.

 

아주 작은 마을에 살던 민영은 그 마을을 떠나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방법으로 글짓기 대회에 꼭 참석해야 했다. 늘 괜찮다고 말하던 진영은 대학을 포기할 수 없다 말한다. 그리고 선영, 지우... 많은 이름과 그들의 삶이 그려진다.

 

책을 읽었다.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의 퍼즐이 딱 맞춰져 그들의 연결된 이야기 끝을 찾으며 열심히 읽어내려 갔다. 읽는 동안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저절로 몰입되는 책이었다. 하지만 내가 기대한.. 딱 맞는 퍼즐 같은 결말은 나오지 않았다. 작가의 말처럼 느슨하게 연결된 그들 사이의 가는 줄이 있을 뿐이었고, 그저 한사람.. 그들의 삶이자 삶이 아닌 이야기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P146. 친구는 괴로울 때마다 마음을 기록했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 자신만의 마음을 간직했다는 생각 덕분에 견딜 말해진다고 했다. 누구에게 맡겨놓은 마음이 아니니까. 그렇게 평안을 찾고 난 후, 그녀는 자신의 사랑을 향해 돌아가곤 했다. 천천히, 그러나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답을 내지 않고 천천히 내용을 받아들이니 그들이 보였다. 그들의 삶이자 글이 보였다. 아무도 마을을 떠나지 않을 때 처음 떠나는 사람은 큰 결심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 사람의 시작으로 뒤이어 떠나고자 하는 사람들은 거리낌이 없다. 그런 것 이다. 다정한 유전. 그렇게 한 사람으로부터 전해지는 다정함과 고통 그리고 위로. 한 사람의 글로 인해 시작된 고통과 그로 인한 깨달음은 다정한 유전으로 우리 곁에 연결되어 삶이 된다. 책을 다 읽고 하루가 지나서야 그 의미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다정하다라는 말을 좋아 한다. 고통의 글을 써내려가지만 그 글의 곁엔 위로의 사람들이 있다. 병실에서 사라진 지우를 끝까지 찾는 사람이 있음을.. 선아의 글을 읽고 엄마의 우울을 이해하려 했던 딸이 있음을.. 기억해내게 하는 다정함을 놓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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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연대기
기에르 굴릭센 지음, 정윤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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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연대기 #기에르굴릭센 #쌤엔파커스

 

존과 티미. 그들의 만남은 처음부터 떳떳하지 못했다. 떳떳함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읽으며 불편한 감정이 올라왔으니 나는 내 감정대로 판단한다. 그 불편한 감정이 이들의 만남의 과정과 끝을 예고해 주는거 같았다.

 

존이 티미의 입장을 대변하며 쓴 글이다. 사건과 상황에 대한 시간적 흐름과 함께 존과 티미의 대화와 감정의 변화도 같이 보여 진다. 책을 읽는 내내 두 부부는 연기를 하는 것 같았다. 물론 좋았던, 불타오르던 순간도 있었겠지만 감정을 숨기고, 솔직하지 못하고, 신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못한, 미숙한 어른 둘이 결혼 놀이를 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들이 변화하는 과정과 감정의 변화는 지극히 이기적이었고, 너무난 처절했다. 가정이라는 틀은 무시한 채, 감정이 가는대로 움직이는 어린아이 같았다. 특히 무모했던 존의 자신감과 방종, 결국엔 질투에 휩싸인 모습은 그를 더욱더 처절하게 만들었다. 이 둘을 통해 결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는건 불가능하다. 책임감과 의무감, 상대방의 대한 신뢰, 애정 등.. 그 어떤 것도 기대할 수 없는 두 사람에게 결혼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은 너무 무겁고 어렵다.

 

그럼에도 읽는 내내 감정의 처절함과 슬픔, 그들의 삶의 변화와 관계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해보게 만들었고 몰입해 읽을 수 있었다.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는 결혼 생활은 없어져 가야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준비가 되지 않는 결혼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P80. 언젠가 당신도 나처럼 똑같이 버림받기를 기도할게. 나를 무참히 버리고 떠난 것처럼 당신도 똑같이 버림받기를 내 온 마음을 당해서 간절히 기도하도 또 기도할 거야.

 

P134. 그녀가 집에 있고, 함께 같은 공간에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었다. 나는 티미에게 다른 남자에게 호감을 느끼는 건 위험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시켰다. 이번에 만난 남자에게도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하면 될 일이었다. 그렇게 사는 게 우리에게 어울리는 삶이라고도 말했다.

 

P256. 어떤 삶에서 벗어나 다른 삶으로 움직이는 것, 침대의 남은 빈틈으로 몸을 비집고 들어가는 건 생각보가 어렵지 않았다. 티미는 잠시 잠깐의 짜릿한 순간에서 한때 자신의 모든 존재였던 곳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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