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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스페셜 에디션 한정판)
하야마 아마리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必生卽死 必死卽生(필생즉사 필사즉생)
왜 이말이 떠올랐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죽을 정신으로 하면 못 할게 없다는. 물론 그럼에도 자살을 하는 사람들은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의 경우 OECD 가입국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특히 요즘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고 그로인해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리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죽음, 그중에서도 자살이란 것은 스스로 결정지을 수 있는 매력적인 유혹이 될 것이다. 누구나 살다보면
극한에 놓이게 되고, 자살이라는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개중에서 실제로 실행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막상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으려고 할때 과감히
단행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죽음에 직면한 순간 우리는 해서 실패한 일들보다는 망설이다
놓치고 해보지 못한 일들을 후회한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참담한 현실 앞(서른을 앞둔 시점, 신분이 불안정한 파견사원,
남자친구도 없고, 모아놓은 돈도 없으며, 아버지는 아프다, 그리고 3평 남짓한 원룸에서 하루 하루 근근히 살아간다.)에서 누구라도 자살이라는
유혹에 이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살을 옹호하고 비판하는 차원은 적지 않겠다. 다만 그녀의
상황이 불쌍하고 슬프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가 스스로에게 1년이라는 시한부 삶을 선고한다. 스물 아홉 쓸쓸한 생일날 편의점에서
산 싸구려 조각 케잌을 먹다가 자신의 처지가 너무 슬퍼 펑펑 울던 그녀는 우연히 TV속에 나오는 휘황찬란한 라스베이거스를 보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의 삶을 마감하기고 결심한다.
서른이 되는날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생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기로
결심한 그녀는 낮에는 파견사원으로 밤에는 호스티스 직원으로 이중생활을 해나간다. 그리고 사이 사이 누드모델로 활동하기도 한다. 그녀가 하루
4시간 정도의 잠을 자면서 악착같이 생활하는 것은 라스베이거스로 가는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처음 도저히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던 그녀는 그 맹목적인
꿈이 생기자 계획이 떠오르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자신감이 생기는 놀라운 변화를 스스로 경험하게 된다. 그렇게 그녀는 하루 하루 돈을
모아간다. 화려하지만 마지막일 서른을 위한 준비인 것이다.
그렇게해서 그녀는 예상보다는 적은 금액이지만 그돈으로
라스베이거스로 간다. 그녀는 과연 자신의 서른살 생일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그건 아직 읽지 않은 이들을 위해서 남겨 두겠다.
이 책을 찬찬히 읽다보면 왜 이 책이 2010년 '일본에 더
큰 감동을!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라디오 방송국과 출판사가 주최한 '제1회 일본감동대상' 대상 수상작에 선정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아마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고민해 봤을 문제들, 내가, 내 친구가 내 동생, 내 형제
자매가 겪고 있을지도 모를 문제들이라는 점에서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끝으로 스스로에게 시한부 인생을 선고한 아마리가
"라스베이거스"라는 구체적인 꿈이 생긴 후 맨처음 겪는 변화의 모습을 적으면서 이 글을 마무리하고 한다.
"그래 , 나는 지금 변화하고 있는
중이야."
이제 나에겐 계획이란 게 생겼고,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가 생긴 것이다.
계획, 목표 …… 그런 게 이토록 대단한 것이었나?
시야를 변화시키고 사람의 걸음걸이마저 확 바꿔 버릴 만큼
힘있는 것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