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말하기 - 세련된 매너로 전하는 투박한 진심
김범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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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한 말씀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하는 말을 들을 때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변호사 출신이고 정치 경력도 있는데 어떻게 저리 눌변일까 하는 마음이었다.사실 그 점은 지금도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 대통령까지 되었은 이제 그 부분이 더 이상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는 것 같다.


정치인들이 번지르르하게 말을 하고 딴짓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의전과 권위, 형식에만 집착하며 국민에 대한 봉사는 뒷전인 상황을 겪으면서 우리는 다소 말을 못하더라도 진심으로 접근하는 사람 그리고 소탈하여 시민들에게 잘 다가가는 정치인을 기다리게 된 것이 아닐까.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그런 기대에 부합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이 책은 문재인 대통령의 어법을 분석하고 있다.나도 뉴스를 자주 보려고 노력하지만 당연히 문재인 대통령의 모든 발언을 챙겨서 듣지는 못한다.놓친 말들은 물론 그 취지만 이해하고 지나갔던 것들을 어법이라는 측면에서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되었고 배우는 점이 많았다.돌이켜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말은 대체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공감의 언어였다. 논리적인 옳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잘 결합되어 있었다.사연, 칭찬과 사과, 겸허함 등이 잘 베어있다.그럼에도 논리적 접근을 포기하지 않고 근거를 분명히 제시하거나 단호히 의견을 표할 때도 종종 있었다.


인간의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것이 이성보다는 감정, 심지어는 그 이전에 형성된 무의식이라는 주장이 강세인데 문재인 대통령의 어법은 그런 측면에서 설득력이 크다.대통령의 지도력이 가지는 영향력은 점차 감소하고 있고 사회적 갈등과 불신은 심한 상태에서 우선 정서적으로나마 통합력을 가지는 언어는 나름의 가치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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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 - 에릭 슈미트가 직접 공개하는 구글 방식의 모든 것
에릭 슈미트 & 조너선 로젠버그 & 앨런 이글 지음, 박병화 옮김 / 김영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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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 대한 이런저런 책과 정보가 넘쳐나지만 이 책은 무엇보다 구글의 경영진이 직접 쓴 것이라 구글 정신을 더 제대로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구글은 혁신과 창조의 대명사가 된지 오래이고 특히 좋은 근로조건의 상징이 되었다.이 책을 읽으면서 그것이 사실임은 물론 단순히 관대한 마음 이상의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재삼 깨달았다.

우리 사회 기존의 경영 관습은 물론 경영학을 배우면서 당연시했던 것들이 이 책에 딱 들어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 새로웠다.예컨대 직급 별로 업무 공간의 넓이를 달리 하는 우리나라 기업 및 공공기관 대부분의 모습과 달리 모두 같은 사이즈의 공간에서 같이 일을 하는 모습이나 또 소비자나 시장의 흐름을 파악해서 대처하는 기존의 마케팅 방법론이 (기술혁신에 비해) 덜 중요하다는 설명들이 그렇다.

 

중세시대 영국의 신학자인 오컴은 복잡한 것보다는 단순한 것이 더 우위에 있다면서 이런저런 잡다한 사항들을 고려사항에서 배제하는 오컴의 면도날 개념을 주장한 바가 있다.이 책을 읽으면서 그 개념이 잘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경영학 이론에 기반한 관리나 각종 계획보다는 그것들보다 상위에 있는 기초적인 원칙과 가치만 확립하고 나면 나머지는 전문성과 창의력을 가진 직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일을 추진하도록 내버려둔다는 것이다.전문성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들은 공식화되고 관료화된 것들보다는 자신이 세우는 계획에 따라 움직이기를 원한다.따라서 그들을 채용하고 또 그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100% 발휘할 수 있게 하려면 자율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품질관리 역시 세부적인 규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누군가가 문제를 제기하면 구글의 가치와 원칙에 맞는지를 처음부터 점검해본다고 한다.

이 자율은 근로시간과 관련해서도 적용된다.우리나라는 주당 근무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하여 논란이 됐는데 구글은 근무시간을 늘리라거나 줄이라고 지시하지 않는다.직원들이 일을 해가며 필요하면 늘리고 또 비교적 여유가 있으면 근무시간 중에도 아이들과 함께 놀러나갔다 오거나 아니면 (흔하다고 하는데) 아이들을 회사로 데려와서 같이 식사를 하며 놀기도 한다.우리나라는 공사 구분이라는 관념 때문에 회사에서 가족과 어울리기 힘든 나머지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지향점 때문에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을 축소하려 하지만 구글은 삶 자체가 일의 연속이고(가정에서 아이를 돌보는 것도 하나의 "일"이라는 의미) 회사에서도 가족과 함께 어울리며 일과 가정에서의 일을 본인의 스케줄에 따라 자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단순히 뛰어난 사람이 아닌 학습 능력이 있는 사람을 채용하라는 이야기나 서류상 드러난 자격이 아닌 면접이나 대화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보고 채용하는 것 모두 우리보다 한 발자국 앞서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에서 항상 논쟁거리가 되는 다양성과 평등주의과 실력주의와 어떻게 결합되는지 잘 알 수 있었다.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채용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더 나은 아이디어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며 데이터와 사실에 기반한 우수성 평가가 직급 등 기타 다른 요소보다 최우선한다고 하니 실력이 있다면 누구라도 배제되지 않는다.

 

각종 집단에서 상사나 선배 등의 권위적이고 폐쇠적인 모습을(소위 "꼰대") 둘러싸고 많은 불평과 가열찬 논쟁이 벌어지고 있고, 근로자의 복지 측면 때문에 근로시간을 법으로 제한하는 문제가 있는 우리나라에서 읽어야 할 필요성이 많은 책이 아닐까.그리고 기술 발달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평등한 기회를 부여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책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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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지리학 - 소득을 결정하는 일자리의 새로운 지형
엔리코 모레티 지음, 송철복 옮김 / 김영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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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의 양극화, 자산의 양극화, (국내 혹은 국제적 전부)지역의 양극화, 정치의 양극화 등 양극화가 논쟁거리다.학력 및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와 확대되는 불평등 이슈가 있다.그리고 우리나라 헌법과 법률에서는 국토의 균형 발전을 요청하고 있는데 얼마 전 뉴스에서는 여당이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말해서 또 정쟁이 일었다.정치적으로는 정당 해산이나 대통령 탄핵 같은 극단적인 조치들이 지난 10년 내에만 각 1차례씩 있었다.

 

이 책은 미국의 경우를 다루고 있는데(물론 주요 선진국의 경우 같은 흐름이라고 한다.) 미국 역시 불평등이 큰 이슈다.지난 대선에서 자신을 사회(민주)주의자라고 공언한 버니 샌더스가 민주당에서 유력 후보였고, 오바마 정권 내내 부자들이 어느 정도의 책임을 져야하는지를 두고 치열하게 다투었다.소위 버핏세라 불리는 부자증세는 오바마가 정권 후반기에 제기한 큰 쟁점 사안이다.미국도 불평등 문제를 다룰 때 학력별, 성별 소득격차가 전통적인 문제였고 최근 고위 경영진들의 높은 임금도 문제로 다뤄졌다.

 

그런데 저자는 다름 아닌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우리는 흔히 정보통신 기술과 교통수단의 발달로 지역은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그리고 심지어는 이런 지역의 중요성이 증대될 것이라고 한다.또한 혁신적인 지역의 숙련된 노동자들은 비숙련 노동자는 물론 지역에서 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에게도 이로움을 준다.직업에 따른 소득 격차보다 더 큰 틀에서 그들이 지역 내에서는 상보적이고 혁신적인 지역과 전통적 산업의 쇠퇴와 그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역의 격차가 문제라는 것이다.이력서가 아닌 거주지가 급여를 결정짓는다는 이야기는 조금 충격적이기는 했지만 분명 맞는 말이었다.

 

혁신적인 산업단지들은 의도적으로 만들어내기 힘들지만 대신 한 번 만들어지면 이전도 어렵다.왜냐하면 산업단지 내의 지적 교류와 네트워크가 중요한데 개별 기업의 이전은 혁신의 감소만 불러올 뿐이고 이동하려면 생태계 전체가 같이 가야 하기 때문이다.지역적으로 자연적 이점은 없고 오히려 임대료만 비싼 지역에 대대적으로 산업단지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그런 이유다.두터운 노동시장, 전문적인 사업 인프라, 교류가 활달한 지적 네트워크라는 혁신단지의 조건들은 계속해서 특정 지역으로 집중하게끔 만든다.분산과 이전은 어려움을 낳는다.이로 인한 지역적 뭉침은 국가적인 번영을 이끌지만 대신 사회적 문제를 양산한다.그런 지역적 뭉침이 존재하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사이의 격차가 심대해지면서 덜 혁신적인 지역은 교육, 지역의 어려운 사람에 대한 도움, 가정의 안정성 모두 악화되고 교육의 부족과 지역에 대한 도움 부족은 다시 그 악화된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또한 지리적 분리는 정서적/정치적 분리로 이어져서 다른 지역이나 정치적 견해를 고려하지 않는 극단주의적 정치를 추동할 가능성도 크다.이 모든 것들이 결국 국가적인 통합을 저해한다.

 

어려운 지역을 일으키거나 그 지역에 있는 사람들의 삶을 돕는 문제는 대단히 어렵고 아직은 실험적인 답을 낼 수밖에 없는데, 대규모로 지원해서 자생할 수 있도록 하거나 이주 바우처로 더 나은 기회를 찾아 이주하게 하는 방법 등을 제안한다.

우리나라도 자동차, 조선업은 분위기가 예전 같지 못하고 반도체, 판교it 밸리 등의 분위기는 비교적 좋은 편인데 미국은 이런 격차를 먼저 겪고있는 모양이다.

자유시장경제 사회에서 불평등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또 경쟁의 촉구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국가 공동체의 건강함을 해친다.그리고 위에 언급한 것처럼 여러 부작용을 낳는다.우리는 이를 조절하고 완화할 필요가 있는데 지역간의 균형 문제는 큰 문제지만 아직 새로운 혁신산업이 들어선 곳과 아닌 곳의 차이는 덜 부각되어 있는 상태이니 미리 고민해야 할 것이다.전통적인 불평등 이슈도 중요하지만 새롭게 닥칠 불평등 구조에 대해 사전적으로 해답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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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전병근 옮김 / 김영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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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이 2016년 1월 발표한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미래 일자리 변화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지금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의 65%가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직종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또한 2020년까지 710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고작 200만 개의 일자리만 창출되어 결국 5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도 한다.또한 우리나라의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17년 5월에 발표한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취약계층 및 전공별 영향>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10년 후 국내 일자리 두 개 가운데 하나는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1)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작년(2017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독일, 덴마크, 호주의 연구진은 공동연구에서 심지어 파리기후협정이 준수되어서 탄소배출량을 줄여도 온난화를 막기 힘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기술 발달과 기후변화는 우리 인류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빈곤, 불평등, 종교적 및 인종적 갈등, 핵 확산, 독재정치 등 우리가 해결해야 할 전통적 문제 외에도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 보호, 해양 산성화 방지 등 환경문제나 기술발달로 인한 실직 등 전 세계적 대응이 필요한 새로운 문제들이 늘어나고 있다.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 회장은 "주권국가는 다른 국가나 정부에 대한 권리뿐 아니라 의무도 가져야 한다는 식으로 정통성의 개념을 발전시키고 이런 인식이 널리 지지받아야 한다"며 국경선 외부에 사는 사람들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활동을 단지 국경선이 그어져 있고 그 내부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는 이유로 용인하기에 세계는 너무나 작고 아주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고 주장한다.그리고 이러한 개념을 주권적 의무라고 명명했다.2)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영국의 브렉시트, 미국의 자국우선주의 및 고립주의(관세 등을 통한 반자유무역 기조, tpp 탈퇴, 파리기후협정 탈퇴 유네스코 탈퇴, 이란 핵협정 파기), 유럽의 반유럽연합적 포퓰리즘 정당의 득세(그리스의 시리자, 프랑스의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 영국의 독립당),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등 국수주의적 바람은 강하게 불고 있다.세계화 과정에서 중국, 인도 등 신흥산업국의 발전으로 국가 간 불평등은 감소했지만 국가 내 불평등은 나아지지 않았고 세계화의 이득도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았다.특히 고소득 국가들의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었고 중하위층은 해당 국가의 고소득층이나 신흥산업국 국민들에 비해 소득 증가가 미진했다.3)이것이 반 세계화 물결이 이는 하나의 이유가 되었다.또한 푸틴이나 시진핑 같은 독재자는 물론이며 민주주의 국가의 리더인 트럼프나 마크롱마저도 민주주의 체제를 충분히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 받는다.트럼프는 자신에게 불리한 결정을 내린 판사를 비난하고, 인종 갈등을 적극적으로 규탄하지 않고, 비판적인 언론을 모두 적대시하는 모습을 보인다.마크롱은 의회의 축소와 함께 의회에서의 입법 절차를 거치지 않는 방법을 강구하여 비판받았다.기성 정치권을 개혁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대통령이 사법부나 입법부에 대해 기본적인 존중을 상실하게 되면 삼권분립에 기초한 민주주의가 위태해지지 않을까.

각국은 전 세계적 관점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고, 기존의 자유주의는 신뢰와 지지를 잃어간다.

이렇게 과제는 넘쳐나는데 협력은 요원해지고 기존 질서의 혼란만 과중되는 상황에서 유발 하라리는 미래와 관련된 21 개의 의제에 대해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는 이미 인류의 역사를 다룬 <사피엔스>와 비교적 먼 미래의 이야기까지 담은 <호모 데우스>를 써낸 바 있다.이번 책은 인류 3부작의 완결판이며, 미래를 다루기는 하지만 인류에게 당장 닥친 일들을 다룬다는 점에서 호모 데우스와는 차이가 있다.

기술 발달에 대한 비판적 검토 및 경고, 정치적 분열이 심화되는 시대에 두려움을 떨쳐내고 지적 겸손함을 통해 위기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하며,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겪는 도덕적 딜레마와 가짜뉴스 논란으로 이는 탈진실 개념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실체와 허구를 구분해낼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이야기는 무엇인지 논의한다.

유발 하라리는 역사학자이고 서양 중세 전쟁사 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의 역사는 물론 기술이나 과학에 대해서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사회 문제나 미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접해봤을 주제들이다.유발 하라리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미래에 대해 꼭 생각해봐야 할 것들을 이야기한다.또한 의제마다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소개하고 있다.유발 하라리의 개인적 경험은 물론 비교적 추상적이지만 유발 하라리가 세계를 어떻게 보는지를 알 수 있는 7가지 질문도 포함되어 있다.

전문가들이 세분화된 자신의 전공 분야를 제외하고는 이야기하지 않는 시대에 역사학자가 자신의 학문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제언까지 한 것이 반갑다.또한 정치적 양극화가 심해지고 독선적인 태도가 솔직함이라는 이름 아래 퍽 쉽게 수용되는 상황인데 겸허함을 강조한 것도 정말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미래에는 단순한 지식의 암기가 아닌 정보의 탐색, 분별, 융합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 의미있는 무언가를 창출해내는 창의성이 중요하다.지난 역사를 달달 암기하는 것보다 이렇게 역사적 사실들을 엮어내고 그 위에서 자신의 의견을 펼치는 것이 역사학자의 중요한 소명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1):김혜양, 유재경 외 2인, <4차 산업혁명, 내 자리는 안전한가!>(틔움출판, 2018)
2):리처드 하스, 혼돈의 세계(매일경제신문사, 2017)
3):브랑코 밀라노비치,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21세기북스, 2017)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3/23/0200000000AKR20180323053900009.HTML?input=1195m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8/07/0200000000AKR20180807044800009.HTML?input=11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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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산사 순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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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선생이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그야말로 답사의 고전이다.시간적, 금전적 이유로 여행을 많이는 못 가지만 여행을 가게 되면 꼭 그 책을 읽고 난 후 떠난다.고전이 다 그렇듯 (부끄럽지만) 좋은 책이고 다 읽어야 한다고 여기면서도 아직 반절 조금 넘게밖에 읽지 못했다.청개구리 심리가 있는 것인지 국내 편도 다 못 읽은 주제에(...) 일본 편을 꺼내서 보는 일탈도 저지르곤 했다.

그런데 창비에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 산사 편만 모아서 썼다고 하니 아! 싶었다.산사 편이 따로 나왔다고 하니 그때야 유홍준 선생이 유독 산사를 좋아했었구나, 알고 보니 티를 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봐야지, 봐야지 하면서도 미뤄왔는데 새로 나온 산사 편부터라고 다시 읽기 시작할까 싶어서 보기 시작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우리 산사가 등재되었다는 기쁜 소식은 산사 편을 따로 추려내기 충분한 이유인 것 같다.우리 산사는 역사적으로 가치가 크거나 미학적 의미가 풍부한 유물이 있으면 물론이고 없더라도 자연과의 어울림과 편안함을 통해 깊은 감동을 준다.무엇보다 뉴욕 현대미술관 부관장 같은 외국의 예술 전문가로부터도 우리의 건축이 인정받았다는 것, 진입로부터 산사 건축이 시작된다는 것, 지곡서당의 청명 임창순 선생과의 대화에서 백파선사 비에 대한 비밀을 새로이 깨달았다는 것 등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단선적인 역사의 이면에 얼마나 많은 사연이 있었는지, 그리고 책으로 배우는 것도 좋지만 직접 가서 보고 들으며(특히 청도 운문사의 새벽 예불은 꼭 "들어야" 한다.) 느끼며 배우는 것이 얼마나 큰지, 내가 존경하는 유홍준 선생이 동료로 여기거나 선생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비춰볼 때 우리 나라에 깊은 식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들을 알게 되었다.

 

거대한 규모가 아니더라도, 거창한 역사적 의미가 없더라도 주변 풍경과의 조화, 오밀조밀한 모양새가 마음을 끌 수 있는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나와 있는, 특히 이 산사 편에 나온 대상들은 그렇다.그동안 그냥 지나치거나 제대로 알지 못해 피상적으로만 훑어봤던 절들이 새로 보이고 가보고 싶다.현실이 내 바람을 얼마나 허용해줄지 모르겠으나 이제 산사에 대한 애정은 예전 같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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