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객전도 - 멀쩡한 사람도 흡입하게 만드는 주당 부부의 술집 탐방기
오승훈 지음, 현이씨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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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는 책을 낸 김정운 교수 이후 이처럼 간 큰 남자를 또 보게 되다니. 한겨레 신문사의 오승훈 기자는 자신의 아내의 주사와 지인들의 술자리 에피소드들을 주당일지 적듯이 세상에 낱낱이 까발려 놓았다. 정말 이래? 이대로가 맞아? 싶을 정도로 시트콤 같은 그들의 매일매일. 웃기다 못해 무섭기까지 한 술을 사랑하는 부부의 일상.

 

이쯤되면 아내에 대한 사랑이 흐려질만도 한데 이럼에도 불구하고 이 남편 부인을 케어하며 알콩달콩하게 산다. 입으로는 '이 여자 술 더 못마시게 확 임신시켜 버릴까?'하면서도 '그래, 오바이트도 좋다! 거실에 똥만 싸지마'라고 말하며 술취한 아내를 데리러가고 술자리에 함께하곤 한다. 부부의 술 사랑이 비슷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참 자알~ 만났다 싶다. 이부부-.

 

 

p6  우리 부부는 여전히 술을 먹고 있습니다

 

 

보통 남편이 꽐라꽐라가 되면 아내는 혀를 차고 이혼하자며 덤비는데 반해 이들 부부는 아내가 만취에 숙취 상태이고 남편은 이런 아내와 함께 술 즐기기 바쁘다. <한겨레 21>에 'x기자 부부의 주객전도'라는 이름으로 연재되었다는 '부부 주폭 칼럼'은 그 제목도 특이하지만 내용이 너무 유쾌하고 코믹해서 웃다가 몇번이나 뒤집어 지곤 했다. 천하주당 커플의 주변에는 그들과 비슷한 친구들만 가득한 것일까.

 

박지성을 빼다 박았다는 소팔이와 엘레강스하게 와인잔 부딪히다가 머리끄댕이 잡고 싸운 사건, 차력남과의 술자리에서 벌어진 아이들끼리의 '우리 아빠 고추가 더 커~' 사건, 심형래를 닮은 인간 개쓰뤠기 초등학교 동창인 심비홍, 독재자 모임인지 동창회인지 모를 돈틀러와 전두환과의 술자리 를 비롯하여 독자 팬들과 함께 떠난 x기자 부부의 킬링 캠핑까지. 이보다 더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에서 그보다 더 더더 한 에피소드들이 줄을 이으니 배꼽잡고 웃으면서 앞장으로 돌아가 보고 또 보고 얼마나 웃어제꼈는지......! 근래에 이렇게 많이 웃은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정신 줄 놓고 웃고 또 웃고.

 

처음에는 주당 부부가 추천해주는 맛집들이 궁금했더랬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맛집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그들이 그 음식점에서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에 두 눈이 벌게져 읽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입맛이 쩝쩝 다셔지는 것이 아닐 목젖이 목구멍 안으로 기어들어가 버리는 기상천외한 일을 '주객전도'는 일으켜버렸다.

 

책이 출판되었다고 해서 변했을 리 없다. 이들 부부는 여전히 어딘가에서 술을 먹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재미난 지인들과 함께. 여전히 이런저런 사고들을 쳐가면서. 완전 환호하게 만드는 이들의 이야기. 드라마화 되어도 전국민을 웃길 수 있지 않을까. 완전 강추!!!!이런 부부가 이웃에 살고 있다면 얼마나 즐거울까. 우울할 틈이 없을 것 같다.

 

이정도되면 '국민 주당부부'에 올라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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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2-10 0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하게 술마시고 취하는거면 좋은데 삐딱해서 늘 술이 밥이야..하면 싫을듯.ㅎㅎㅎ 유쾌한 놀이는 놀이까지만.이유모르는 이웃은 그저 소란일 거라는..아쉬움이 ..무대도 아니고..그쵸?!한때 그만큼 술 좀 사랑해 줘 봤던 한 사람으로..애주가들이여.건강히 애주하라..

마법사의도시 2015-02-10 19:56   좋아요 1 | URL
건강히 애주하라...ㅋㅋㅋ애주도 한때인 것 같아요. 보통의 사람들이겐. 이들 부부는 좀 특별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같구요~ 하지만 정말 책의 내용은 잼있었답니다. 시트콤처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