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Happy Death Day, 2017 

   감독 - 크리스토퍼 랜던

   출연 - 제시카 로스, 이스라엘 브루사드, 루비 모다인, 레이첼 매튜스





  ‘트리’는 낯선 곳에서 눈을 뜬다. 자신의 이름을 ‘카터’라 밝힌 남학생은 전날 파티에서 너무 취한 그녀를 자신의 기숙사 방으로 데리고 왔다고 설명한다. 자신의 기숙사로 돌아온 트리에게 룸메이트인 ‘로리’가 컵케이크를 주며 생일 축하를 해준다. 하지만 자신과 생일이 똑같았던 엄마가 사망한 후, 트리는 자신의 생일이 싫었다. 그날 저녁, 기숙사 파티에 가던 트리는 학교 마스코트 가면을 쓴 괴한에게 살해당한다. 그런데 눈을 뜨니, 아침에 있었던 일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었다. 카터의 자기소개, 카터 룸메이트의 난입, 기숙사 건물 앞에서 벌어지는 일까지! 처음에는 데쟈뷰라 생각했지만, 그녀는 알게 된다. 어째서인지는 모르지만, 계속해서 살해당하는 생일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기 위해, 트리는 매일을 반복한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 하루를 시작할 때마다, 범인에게 공격당할 때마다 자신의 몸이 약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마침내 그녀는 결정적인 단서를 얻는데…….



  영화는 무척이나 유쾌했다. 살인마가 나오고 주인공이 살해당하니 호러 영화가 맞지만, 고어 장면도 거의 없고 피가 철철 흐르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15세 관람가를 받은 이유는 뭘까 궁금했다. 설마 트리를 비롯한 학생들의 광란의 파티와 약간의 노출 장면때문인가? 그 외의 장면을 빼고, 영화는 거의 코믹으로 흘러갔다. 심지어 트리가 살해당하는 장면까지 웃음을 자아냈다. 어떻게 살인마가 트리가 숨어있는 장소를 알아내는지 의아했지만, 그녀가 어디에 있건 꼭 찾아낸다. 이건 뭐 ‘리암 니슨’도 아니고……. ‘네가 어디에 있건 널 찾아내 죽여 버리겠다.’ 이건가?



  또한 영화는 앞에서 슬쩍 언급된 떡밥까지 꼼꼼히 회수해서, 반전을 만들어냈다. 눈치 빠른 호러 마니아라면 중반이후에 짐작 가능한 반전이었지만, 그래도 막상 밝혀질 때는 유쾌한 놀라움을 주었다.



  사람이 괜찮은지 아닌지 알아보려면, 여러 번 만나봐야 한다고 말한다. 트리는 같은 하루를 여러 번 반복했기에, 사람의 진실성을 알아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비록 상대방은 기억못하지만 말이다. 반대로, 같은 날을 반복하면서 트리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기회를 가졌다. 지금까지 자신이 외면했거나 피하기만 했던 일, 옳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그냥 저질렀던 일 등에 대해 반성하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역시 사람은 시간이 남으면 생각을 한다는 말이 맞는 모양이다. 하여간 처음에는 비호감이었던 트리였는데, 갈수록 호감형으로 바뀌었다.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금발의 여왕벌 또는 그 옆에 빌붙어있는 스타일인데, 나중에는 너무도 사랑스러워서 고생했다고 머리를 쓰다듬해주고 싶었다. 내면이 변하면서 외면에까지 영향을 주는 건지, 아니면 계속 봐서 정이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혹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솔직한 모습일 보이기 때문일까?



  다만 어째서 트리가 하루를 반복하게 되었는지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어쩌면 이건 자신과 똑같은 딸을 남겨두고 하늘로 가버린 엄마의 사랑이 아니었을까? (방송 프로그램 ‘서프라이즈’ 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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