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Wish Upon, 2017

  감독 - 존 R. 레오네티

  출연 - 조이 킹, 이기홍, 라이언 필립, 시드니 파크







  어린 시절, ‘클레어’는 엄마가 목을 매 자살한 것을 처음 발견한 트라우마가 있다. 청소년으로 성장한 그녀에게는 좋은 친구와 다정한 아빠가 있지만, 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아빠가 고물을 주워 파는 것 때문에 학교의 여왕벌과 그 일당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것, 짝사랑하는 남자애가 그 일당의 일원이라는 것 등등. 그러던 어느 날, 아빠가 고물을 줍다가 중국어가 잔뜩 쓰여 있는 골동품 상자 하나를 선물로 준다. 학교에서 배운 중국어 실력으로 겉에 적힌 글자를 읽어보니, 소원을 일곱 개 빌어보라는 내용 같았다. 아무 생각 없이 여왕벌이 다치면 좋겠다는 소원을 빈 클레어. 다음날, 그 바람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놀라워한다. 믿거나 말거나 하는 마음으로 연이어 상자에 소원을 비는데, 그게 이루어질 때마다 그녀도 모르는 사이에 주위의 누군가가 죽어 가는데…….



  영화는 깔끔했다. 내용의 흐름도 괜찮았고, 뮤직 박스가 열리면서 누군가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하는 분위기도 좋았다. 특히 두 사람을 후보에 놓고 누가 죽을지 계속 왔다갔다 보여주는 장면은, 어쩐지 영화 ‘데스티네이션 Final Destination, 2000’ 느낌이 나면서 긴장을 풀 수 없었다.



  다른 죽음들도 그렇지만, 일상생활에 얼마나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위기탈출 넘버 원’이 과장이 아니었다. 욕조가 너무 커도 문제고 너무 작아도 위험하다. 크면 익사할 것이고, 작으면 머리를 부딪쳐 죽을 테고……. 거기다 싱크대에 음식물 분쇄기가 붙어있을 때는 뭔가 걸리지 않게 조심해야한다. 거실에 양탄자가 있으면 발이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그 외에도 타이어 갈 때나 엘리베이터를 탈 때도 조심하고……. 아, 엘리베이터는 조심해도 어쩔 수가 없을까? 탈 때마다 건물 안전도를 측정할 수는 없으니까.



  주위에 사람들이 죽어 가는데도 영문을 몰라 하는 주인공 때문에 초반에는 좀 답답했다. 그렇게 눈치가 없을까? 그러다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다 호러스릴러추리 장르를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영화를 보니, 애들이 그런 걸 즐긴다는 내용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과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고의 연관성을 금방 알 수는 없었을 것이다. 언제나 말하지만, 그러니까 아이들에게 추리스릴러 장르를 의무적으로 접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사건사고가 일어날 때 아이들이 답답하게 굴다가 당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나저나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도 상자에 집착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문득 ‘골룸’이 떠올랐다. 물론 거기에는 반지의 마력도 어느 정도 작용하긴 했지만, 그는 반지에 집착하다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여기서도 비슷했다. 클레어는 뮤직 박스의 마력에 홀려 버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소원을 빌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다.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해하는 모습이 안쓰러우면서 저러다가 애가 정신 줄을 놓는 건 아닐지 걱정도 되었다.



  다른 영화들처럼 전형적으로 흘러가던 작품은 결말에서 놀라움을 주었다. 와, 그런 결말이라니……. 어떻게 보면 그러는 게 흐름 상 당연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마무리를 지을 줄은 몰랐다.



  아, 영화에서 문제가 되는 뮤직 박스가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나온다. 동양의 신비, 뭐 이런 건가? 그나저나 클레어의 친구 중에서 ‘시드니’ 배역, 캐릭터 설정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거침없이 말하고 어디서나 당당한 것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그런 성격이 주인공이었다면 어땠을까 궁금해졌다.








컨저링의 꼬마가 많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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