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터는 너무 징그러워서 패스




  원제 - The Human Centipede (First Sequence), 2009

  감독 - 탐 식스

  출연 - 디터 라서, 애슐리 C. 윌리엄스, 애슐린 예니, 키타무라 아키히로

 

 



 

 

   몇 년 전에 인터넷에 올라온 설정만 읽고도 '어떤 약을 먹으면 이런 변태스러운 미친 생각을 할 수 있을까?'하고 넘겨버린 영화가 있었다. 그런데 꽤 인기가 있었는지 아니면 감독의 고집 때문인지 3편까지 나왔다. 그 시리즈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도대체 어떤 미친 변태들이 자꾸 돈을 대주는 거야?'라고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 바로 지금 소개할, 제목부터 징그럽고 비호감인 '인간 지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를 보면서 떠오른 생각은 '아, 이거 만든 사람 진짜 미친 변태 X끼네'였다. 요즘 흔히 사용되는 인터넷 용어에 '약빨았다'는 표현이 있다. ' 기승전병맛이'이나 '병병병병'으로 이루어진 구성 내지는 보통 평범함과 거리가 동떨어진 내용을 표현하는 말이다. 이 영화는 그냥 약빨았다고 표현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대체 약을 몇 개나 섞은 거냐고 물어보는 게 어울릴 것이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지금까지 딱 세 편의 작품을 찍었는데, 그게 바로 '인간 지네 1,2,3'이다. 음, 어쩌면 약 그 자체라고 해야 할까?

 

 

  두 명의 미국인 여성들이 유럽으로 여행을 떠난다. 독일의 어느 숲에서 차가 고장 나고, 둘은 숲을 헤맨다. 겨우 발견한 외딴 저택에 도움을 청하자, 그곳의 주인은 둘을 따뜻하게 맞이하며 흔쾌히 도와주겠노라 얘기한다. 자신을 저명한 샴쌍둥이 분리 전문의라 밝힌 그에게는 남모를 계획이 있었다. 지금까지 분리를 해왔으니, 반대로 합체를 성공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시킬 수술을 시도하는데…….

 

 

  요약한 줄거리만 봐도 주인공인 의사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곱게 미쳐도 봐줄까 말까한데 변태이기까지 하니 답이 없다. 멀쩡한 남녀 세 사람의 입과 항문을 연결시켜 하나로 엮을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수술이 끝나자 그 모습이 심히 보기 좋다고 감탄하는 그 희열에 찬 표정이, 그들을 자신의 애완동물로 길들이겠다고 훈련시키겠다는 발상은, 그가 미친 변태가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다.

 

 

  한 남자와 두 여자가 옷을 벗고 하나가 되어있다고 하면 에로틱한 장면이 나와야하는데, 여기서는 야하기는커녕 역겹기만 하다. 특히 앞에 있는 남자가 음식을 먹은 다음에 벌어지는 일들은……. 썼다가 지웠다. 영화를 본 내가 기분이 더러웠다고 이 리뷰를 읽는 사람들의 기분까지 더럽게 만들 필요는 없다.

 

 

  어쩌면 미친 변태 영화의 최고는 이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인간의 상상력은 끝이 없다지만, 이런 방향으로의 상상력 확장은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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