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리 자니악 감독, 로즈 레슬리 외 출연 / 미디어로그(Media Log)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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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Honeymoon, 2014

  감독 - 리 자니악

  출연 - 로즈 레슬리, 해리 트레더웨이, 벤 후버

 

 

 

 




 

  포스터를 보면 ‘<컨저링>보다 무섭고 <애나벨>보다 소름끼치는 공포’라고 적혀있다. 전에는 이런 걸 보면 ‘오오~진짜?’라는 설렘이 있었지만, 요즘은 ‘또 시작이냐’라는 한숨만 나온다. 최근 들어, 그러니까 재작년부터였나? 한국에서 개봉하는 외국 공포영화는 거의 대부분 저 문구가 들어간다. 저 두 작품이 공포영화의 대표도 아닌데! 공포영화에 종류가 얼마나 많은데! 귀신, 악마, 외계인, 좀비, 살인마, 괴 생명체, 주술, 곤충 등등 소재가 얼마나 다양한데! 공포라고 하면 무조건 저 둘을 갖다 붙인다. 그래서 이젠 기대도 되지 않는다. 어쩌면 내세울게 없는 작품이기에 저런 문구를 내거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갓 결혼한 ‘폴’과 ‘베아’는 호수마을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베아가 어린 시절 자랐던 고향이기도 한 곳에서 둘은 마냥 행복해한다. 하지만 그 날 밤, 밝은 빛이 잠든 두 사람을 훑듯이 비춘다. 그리고 그 날 이후, 베아의 행동이 이상해지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한적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라고 예상했다. 그런 설정의 작품들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밤마다 부부를 비추는 빛을 보면서 ‘설마?’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베아가 밤에 몽유병환자처럼 숲을 배회하고, 몸에 이상한 상처가 있는 걸 보고는 거의 확신을 가졌다. 아, 이건 그게 나오는 영화구나. (뭐가 나오는지는 말하지 않겠다. 스포일러니까.)

 


  하지만 이 영화는 그리 무섭다거나 소름끼치지는 않았다. 그냥 마음이 아프고 슬펐다. 서로를 너무나 사랑했고 평생 같이 있고 싶어 했던 것뿐인데, 어쩌다 저렇게 되었는지 안타깝기만 했다.

 

 

  숨기기만 하려는 베아와 그걸 지켜보면서 불안해하는 폴의 모습에 답답해서 화도 났다. 왜 숨기냐고! 그리고 또 그걸 보고만 있냐! 막 이러면서 말이다. 보호하기 위해서라지만, 그게 과연 진정으로 상대방을 보호하는 길일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무조건 감춘다고, 아무 것도 모르게 한다고 보호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어떤 상황인지 알고 대처할 수 있게 하는 게 진짜 보호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영화에서는 계속해서 한 명은 숨기고 다른 한명은 의심하기만 한다. 그러다 결국 쌓인 게 펑 터지면서 영화는 절정을 지나 비극적인 결말을 예고한다.

 


  상대방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가득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하지 않았다. 어쩌면 너무도 심각했기에 말하기 두려웠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을 다 말하는 것도 두렵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도 문제가 되고……. 뭐든지 적당한 게 좋다는 건가?

 


  영화는 무척이나 개운치 않은 느낌을 주고 끝이 났다.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았는데 그게 옷에 묻은 느낌? 아니면 과음을 하고 토를 했는데 그게 얼굴에 튄 느낌? 하여간 상당히 더러운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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