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게임: 판엠의 불꽃 (1disc)
게리 로스, 조쉬 허처슨 외 / 캔들미디어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원제 - The Hunger Games, 2012

  감독 - 게리 로스

  출연 - 제니퍼 로렌스, 조쉬 허처슨, 리암 헴스워스, 엘리자베스 뱅크스

 

 

 

 

 


  12개의 구역으로 이루어진 ‘판엠’. 그곳의 지배자들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게임을 개최한다. 이른바 ‘헝거 게임’이라는 것으로, 일정 나이가 된 소년소녀들을 각 구역마다 두 명씩 뽑아 목숨을 건 생존 경기를 시킨다. 다른 참가자들을 다 죽이고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사람은 우승자가 되어 부와 명예를 얻게 된다. 12구역의 ‘캣니스’는 추첨식에서 동생이 뽑히자, 대신 지원한다. 그리고 수도에서 보여준 그녀의 당당한 모습은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는다. 마침내 전 구역에 생중계가 되는 헝거 게임이 시작되고, 24명의 소년소녀들은 시작과 동시에 서로를 죽이기 시작하는데…….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각 지역에서 소년소녀를 뽑아 서로를 죽이는 것도 모자라, 수도에서는 단지 그것이 여흥거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불쾌했다. 참가자들은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걸고 살아남으려고 하는데, 그게 단지 구경거리에 불과하다고? 자기 자식들은 추첨될 리 없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니면 추첨이 되어도 자기 자식들은 살아남을 거라 믿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니, 영화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우선 1, 2 구역은 잘사는 구역이다. 그곳에서 온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온갖 훈련을 받는다. 하지만 10, 11, 12 구역은 못사는 구역으로 거기 아이들은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 예외적으로 캣니스는 사냥으로 식구들을 먹여 살렸기에 생존 능력이나 체력이 뛰어났다. 그렇지 않았으면, 그녀 역시 시작하자마자 1, 2 구역 아이들에게 살해당했을 것이다.

 

 

  문득 이 나라의 사회 구조가 떠올랐다. 있는 집 아이들은 선행 교육에 돈 걱정하지 않고 학교를 다닐 수 있다. 방학 때 어학연수라든지 취업에 관한 준비를 할 시간도 돈도 넉넉하다. 반면에 없는 집 아이들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학자금 대출을 받느라 바쁘다. 취업에 관한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마치 영화에서 1, 2 구역 아이들은 사람을 죽이고 살아남는 연습을 탄탄히 받아왔지만, 10, 11, 12 구역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끌려온 것과 비슷하다.

 


  1, 2 구역에서 우승자가 주로 나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가뭄에 콩 나듯이 다른 구역에서 우승자가 나오기도 하는데, 이건 희망 고문과 비슷한 느낌이다. 이번엔 아이들이 다 죽었지만, 몇 년 전에 우리 구역에서도 우승자가 나온 적이 있잖아. 이번엔 할 수 있을 거야. 이런 식으로 헛된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어쩌면 게임 기획자들의 조작이 아닐까하는 의문도 든다. 영화에서 보면 기획자들이 인위적으로 아이들에게 시련을 주기도 하고 도움도 주기도 하니. 우승자를 자기들 입맛에 맞는 아이로 고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추첨 역시 조작이 가능하다는 얘기인데?

 


  게임을 통해서 권력의 안정을 꾀한다는 지배자의 말이 이해가 갔다. 아무 희망도 없을 때는 잃을 것이 없기 때문에 이판사판으로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0.00001%라는 희박한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거기에 매달리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 자식들이 죽어나가는데 아무 반항도 하지 못한다. 아니, 하긴 한다. 자식이 죽어가는 것을 실시간으로 봐야한 부모는 그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고 울분을 표한다. 하지만 군대에 의해 금방 제압당하고 만다. 아마 다음 대회를 기다려보자는 회유정책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수법으로 지배계층은 효과적으로 12개의 구역을 억누를 수 있었다. 대회가 무려 70년이 넘게 이어졌으니 말이다.

 

 

  잠깐, 그러면 지금까지 몇 명의 아이들이 살해당한 걸까? 24명이 참가해 한 명만 우승하니, 거의 천 명이 넘는 아이들이 살해당했다. 그런 일이 매년 벌어져도 아무 문제없이 유지되다니……. 미디어를 통한 언론 조작, 정치이외의 것에 사람들을 집중시키고, 언젠가는 우리도 라는 희망 고문을 남기고, 저항은 군대와 경찰력을 이용해 확실히 제압하면서 사람들에게 패배의식과 무력감을 확실히 세뇌시킨 모양이다.

 


  영화의 설정을 보았을 때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매년 소년소녀들을 산 제물로 바쳐야했던 ‘미노스의 미궁’이 떠올랐었다. 하지만 끝까지 다 보고 나니, 어쩐지 어느 나라가 자꾸만 떠올랐다. 왜 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