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 살아있다(1disc) - 할인행사
숀 레비 감독, 벤 스틸러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원제 - Night at the Museum, 2006

  감독 - 숀 레비

  출연 - 벤 스틸러, 칼라 구기노, 딕 반 다이크, 미키 루니

 

 

 




 

  겨우 구한 직장인 자연사 박물관에서 야간 경비원으로 일을 시작한 래리. 그는 첫날부터 예상치 못한 놀라운 경험을 한다. 바로 박물관에 있는 모든 전시품들이 밤이 되자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영토 확장을 핑계로 싸우는 서부 개척시대 관과 로마 관, 뼈다귀 물어오는 걸 즐기는 뼈만 남은 티라노사우루스, 그를 잡아다 고문을 하겠다고 난리치는 훈족, 걸핏하면 열쇠를 갖고 도망치는 원숭이 등등. 만약 왁스모형이었던 루즈벨트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래리는 첫날부터 큰일을 당했을 것이다. 이집트 박물관에 새로 들어온 금판 때문에 밤만 되면 살아나는 전시품들. 래리는 이혼한 부인과 사는 아들 닉에게 놀라운 경험을 시켜주겠다고 결심한다. 그런데 닉을 데리고 온 바로 그 날, 박물관에 도둑이 들어 금판을 훔쳐 가는데…….

 


  아, 영화는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밤마다 박물관의 모든 것들이 살아 움직인다니! 상상만 해도 즐거울 것 같다. 도란도란 앉아서 그들이 살았던 과거 시대 얘기도 듣고, 현대 문물을 그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얼마나 신날까? 그전에 그들과 말이 통할까가 의문이지만.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동물들이 살아 움직인다면 으음……. 배경이 자연사 박물관이라 그런지 사자 같은 야생 동물들 박제가 많았다. 심지어 공룡 전신 골격 모형까지! 그러면 좀 문제가 심각할 것 같다. 아니면 밤이 되기 전에 그들이 나오지 못하게 잡아두는 방법을 생각해봐야겠다. 그래도 하루 종일 움직이지도 못하다가 밤에 겨우 움직이는데 그걸 못하게 하는 건 너무한 것 같기도 하고.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박물관의 개성 넘친 전시품들이 살아 움직이는 장면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로마 전사들과 미국 서부 시대 카우보이들의 전투는 미니어처간의 싸움이라 그런지 귀엽기만 했고, 거대한 모아이 석상의 사자후는 굉장했다. 제일 귀여웠던 것은 뭐니 뭐니 해도 티라노사우루스였다. 처음에 등장했을 때는 래리를 잡아먹는 게 아닐까, 만약 잡아먹으면 소화되지 못하고 공룡의 뼈 사이로 빠져나오는 걸까 하는 이상한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뼈다귀를 내려놓고 역시 골격만 남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장면에서는 ‘귀여워!’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나도 저런 애완동물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마구 들었다. 그리고 미이라로 등장한 이집트 파라오는 너무 착해서 쓰다듬을 해주고 싶었다. 걔가 너무 착해서 그의 무덤을 지키던 아누비스 석상들이 불쌍할 정도였다. 아, 애가 호구가 될까봐 지켰던 거였을까?

 


  영화는 자유와 책임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박물관의 전시품들은 밤만 되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한다. 하지만 그들의 자유는 무한이 아니었다. 아침 해가 뜨기 전에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으면 먼지가 되어 사라지고 만다. 야간 경비원은 그들이 위험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야간 경비원들만 아는 비밀 임무인 셈이다.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비밀을 아는 특권(?)을 가졌지만, 세상물정모르는 전시품들을 관리해야 한다.

 


  전시품들은 정신줄을 놓고 놀면 큰일이고, 야간 경비는 그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안 된다. 움직일 수 있는 자유와 남들이 모르는 비밀을 아는 특권도 좋지만, 그에 따른 책임도 막중하다. 자유를 누리고 싶으면, 그에 따른 책임을 느끼고 규칙을 지켜야 서로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쉬울 때 놀이를 끝내야 다음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는 것이다.


 

  웃으면서 영화를 보다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 나도 먼지가 되어 사라지기 전에 정신줄을 잡아야겠다. 헐, 그러고 보니 호러 영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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