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플라이트
웨스 크레이븐 감독, 레이첼 맥아담스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원제 - Red-Eye, 2005

  감독 - 웨스 크레이븐

  출연 - 레이첼 맥아담스, 킬리언 머피, 브라이언 콕스, 제이마 메이스

 

 




 

 

 

  2005년도에 웨스 크레이븐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금까지는 2~3년에 작품 하나 만들까 말까 하더니만, 이 해에는 무려 2편이나 되는 영화를 만들었다. 하나는 ‘커스드 Cursed, 2005’이고 다른 하나는 지금 얘기하려는 ‘나이트 플라이트 Red-Eye, 2005’이다. 아! 이 영화는 한국 제목과 원제목이 다른데, 뜻은 둘 다 ‘야간비행’이라고 한다. 다음에서 ‘레드 아이’를 치면 2004년도에 개봉한 한국 영화가 나올 수도 있으니까 주의해야한다.


 

  호텔에서 일하는 리사는 할머니의 죽음으로 급하게 집으로 가게 된다. 악천후로 연착하는 비행기를 한참 기다리는 동안, 우연히 잭슨이라는 남자의 도움을 받게 된다. 유쾌하고 예의바른 잭슨에게 호감을 느낀 리사는, 그가 자신의 옆 좌석이라는 사실에 반가워한다. 여기까지 보면 어쩐지 영화 ‘비포 선 라이즈 Before Sunrise, 1995’의 비행기 판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잭슨의 태도가 돌변한다. 그는 리사가 일하는 호텔에 휴가 차 온 차관의 방을 바꾸지 않으면, 그녀의 아버지를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그러면서 잭슨은 비행기 타기 직전에 통화한 아버지의 지갑을 증거로 내민다. 어떻게든 자신이 처한 상황을 남에게 알리려고 하지만, 리사의 그런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다. 결국 리사는 테러리스트의 공격에 차관을 넘겨줄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막판 반격을 시도하는데…….

 


  배경은 좁은 비행기 안, 주로 대화를 나누는 사람은 리사와 잭슨뿐. 가끔 승무원이나 다른 승객들이 한두 마디 거들기도 하고, 리사와 전화하는 다른 호텔 직원이라든지 아빠, 차관 가족이 잠깐씩 등장하지만, 전반적으로 영화는 두 사람이 이끌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 영화, 눈을 뗄 수가 없다. 잠깐이라도 다른 곳을 보는 동안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까봐 조마조마하다. 단순히 책 하나만으로도 보는 이를 긴장하게 만들 정도다. 리사가 도움 요청을 책에 적어 다른 승객에게 빌려주는데, 나중에 보니 그것을 잭슨이 갖고 있다. 그가 어떻게? 뒷좌석의 그 승객은 자는 걸까 아니면 죽은 걸까? 그리고 화장실에 들어간 리사를 지켜보는 잭슨과 차례를 기다리는 꼬마 소녀. 설마 꼬마가 뭔가 보는 건 아니겠지? 그래서 잭슨이 그 꼬마까지 협박하는 건 아니겠지? 이런 걱정과 우려를 자꾸 하게 만든다. 책이나 볼펜같은 소품 하나도 허투루 보아 넘길 수가 없다.


 

  ‘커스드’와 똑같이 15세 관람가였지만, 피가 튀기거나 죽은 시체가 등장하지 않지만, 이 영화는 사람을 쥐락펴락하는 재미가 있었다. 한 시간 25분은 요즘 나오는 영화들과 비교해보면 짧은 시간이다. 엔딩 크레딧을 빼면 한 시간 17분 정도? 하지만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무척이나 알찬 요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공항에서 비행기, 집과 호텔로 연결되는 구성이 무척이나 자연스러웠고, 두 배우의 연기도 무척이나 좋았다. 깨알같이 등장하는 진상 고객들의 모습은 보는 재미를 더해줬다. 게다가 사건의 진행도 빠른 편이다. 그건 상영 시간이 짧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속도감도 느껴지고, 한눈을 팔 수 없게 만든다.

 

 

  다만 잭슨을 고용한 배후 집단이 누구인지 확실히 밝히지 않고 궁금증만을 남기며 끝이 난다. 해양 경찰의 수색을 따돌리고 로켓포를 숨길 정도의 배짱과 리사의 가족관계에 대해 알아내는 정보력과 행동력을 갖춘 조직이니 꽤 규모가 있을 것 같다. 2편이 나와서 그 궁금증을 풀어주길 기대했지만, 안타깝게도 감독님이 이 세상에 안 계시기 때문에……. 그걸 물어보려면 역시 영매를 불러서 손을 잡고 원탁에 둥그렇게 앉는 방법밖에 없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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