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Ghostbusters, 2016

  감독 - 폴 페이그

  출연 - 멜리사 맥카시, 크리스튼 위그, 케이트 맥키넌, 레슬리 존스

 

 

 

  영화를 다 보고 든 생각은, 서툰 영어로나마 감독에게 편지를 보내서 2편을 만들어달라고 해야 하나였다. 아니면 이렇게 멋진 영화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그냥 고민만 했다. 실행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도입부에서 주제가가 나왔을 때랑, 후반부에 멤버 중의 한 명이 쌍권총을 들고 멋진 액션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훌쩍이고 말았다. 도대체 왜 귀신 잡는 코미디 영화를 보면서 쓸데없이 눈물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종신교수가 되길 바라는 물리학 교수 ‘에린’은 자신이 운영하는 건물에서 유령이 나왔다며 도움을 청하는 사람을 만난다. 그런 쪽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거절하려하는데, 뜻밖에도 그가 내민 것은 그녀가 예전에 적었던 ‘과학과 유령’에 대한 책이었다. 오래 전에 다 없앴다고 생각했던 책의 등장에 그녀는 공동 저자이자 어린 시절 친구인 ‘에비’를 찾아간다. 그녀는 에린과 달리 유령의 존재를 믿고 그것을 증명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에린은 엉겁결에 에비와 그녀의 동료 과학자 ‘홀츠먼’과 함께 유령이 나온다는 건물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들은 진짜로 유령을 목격하고, 의기투합해서 본격적으로 연구하기로 한다.

 

 

  한편 지하철에서 근무하는 ‘패티’는 선로에서 의문의 물체를 보고 그들에게 의뢰를 하게 된다. 조사를 하던 셋은 누군가 봉인되어있는 유령을 풀어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유머러스한 대사는 계속해서 빵빵 터졌고, CG로 표현된 유령들의 모습은 약간 오싹하면서도 멋졌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확실하게 잡혀있었고, 누구 하나 구멍이 없었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배역에 녹아들어서, 그 배우 이외의 다른 사람은 상상할 수 없었다. 거기에 카메오로 출연하는 예전 ‘고스트버스터즈’의 출연진들 모습을 찾는 것도 무척 재미있었다. 예전에는 유령을 잡던 사람이 유령을 믿지 않는 사람으로 나온다거나, 유령 따위 무섭지 않다고 도망가는 모습은 너무 웃겼다.

 

 

  영화는 마냥 웃기면서 귀신 잡는 것으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이 작품은 꿈과 친구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 유령을 본 경험 때문에 친구가 된 에린과 에비. 하지만 크면서 에린은 그것을 부정하고 일반적인 과학자가 되려고 노력했고, 에비는 홀츠먼과 함께 유령에 대해 연구를 계속했다. 결국 에린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외면했던 마음속의 열정을 되찾는다. 그 때 그녀의 모습은 무척 행복해보였다. 학교에 있을 때는 불편해 보이는 정장 치마 차림으로 매사에 조심하면서 지냈는데, 고스트버스터즈로 활동하면서는 청소복을 입고 영구차를 타고 다녀도 즐거워보였다. 물론 그건 비록 일은 못하지만 외모는 출중한 비서의 존재도 거들었을 지도 모른다.

 

 

  홀츠먼은 좋아하는 기계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 행복해했다. 계속해서 더 나은 장비를 만들면서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에비는 미친 짓이라고 손가락질 받던 유령에 대한 자신의 이론이 사실로 증명되면서, 행복해한다. 패티는 지하철에서 일하며 소외감을 느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지만 돌아오는 것은 차가운 시선뿐이었다. 하지만 고스트버스터즈로 일하면서, 그녀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를 얻었다.

 

 

  자신이 믿고 의지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영화는 그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보여주고 있었다.

 

 

  굳이 옥에 티를 꼽자면, 리메이크된 주제가 정도……?

 

 

  또 옥에 티를 고르자면, 한국의 대형 배급사와 멀티플렉스 상영관의 XX같은 상영 시간표 설정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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