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学校の怪談 呪いの言霊 , 2014

  감독 - 오치아이 마사유키

  출연 - 코니시 아야노, 야마베 미유, 아라이 히토미, 나카에 유리

 

 

 

 

 

 

  인시디어스 3편 감상문에도 적었지만, 너무 남용되어 이미지 소모가 큰 이름들이 있다. 서양에 ‘제임스 완’, ‘컨저링’, 그리고 ‘마이클 베이’가 있다면 동양에는 ‘주온’과 ‘링’이 있다. 그 이름들의 소모가 크면 클수록, 영화에 대한 실망도 같이 커진다.

 

  이 영화의 포스터에는 ‘주온 감독’이라고 크게 적혀있다. 그래서 ‘어’?하고 반가움이 들었다. 주온 1편은 진짜 무서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온은 1편만 있는 게 아니었고, 사람 이름, 특히 일본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재미없는 주온 시리즈’라고 내가 이름을 붙인 편을 만든 사람이었다.

 

  영화는 세 개의 시각으로 동시에 진행된다. 우선 학교에서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분신사바라든지 괴담을 얘기하는 1학년 3반의 남녀학생들. 그 다음은 폐교에 페이크 심령 영화를 찍으러 온 대학생들. 마지막으로 철거될 모교를 기록하고자 찾아온 시오리.

 

  1학년 3반에서 몇몇은 분신사바를 하고, 또 일부는 4반이 폐쇄된 이유와 자기가 알고 있는 괴담을 이야기한다. 몇 년 전에 수업 시간에 가스가 누출되어 전원이 몰살당했다는 4반 괴담에 학생들은 오싹함을 느낀다. 교실 맨 뒤에 앉은 여학생은 벽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자 신경이 쓰인다. 체육시간에 비품을 넣어두는 곳에서 이상한 형체를 발견한 다른 소녀는 급기야 기절을 하고 만다. 양호실에서 눈뜬 그녀는 이상함을 느끼는데…….

 

  대학생들은 가짜 동영상을 찍기로 한다. 화장실에서 손짓하는 귀신을 성공적으로 촬영한 그들은, 자기들의 분장이 멋졌다고 좋아한다. 하지만 정작 귀신 분장을 한 친구는 다른 칸에 있었다고 한다.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폐교를 벗어나려고 하는 친구들. 하지만 아무리 다녀도 출구는 보이지 않고, 같은 곳을 빙빙 돈다거나 전혀 새로운 곳만 자꾸 나온다. 그런 그들은 학교에 남아있던 3반 학생들을 만나게 되는데…….

 

  시오리는 엄마의 일기장에서 1학년 4반 학생들이 돌연사한 날이 바로 엄마의 기일이자 오늘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1988년에 발행된 동전이 묘하게 움직이는 것을 본 그녀는, 백합꽃을 사들고 학교로 찾아와 사진을 찍는다. 우연히 들어간 방송실에서 비디오테이프를 발견한 시오리는 그 안에 찍힌 영상을 보게 되는데…….

 

  처음에는 연관이 없어 보이던 세 가지 이야기가 나중에 하나로 합쳐지면서, 1학년 4반 학생들의 죽음에 얽힌 진실이 밝혀진다. 그리고 그 와중에 여러 가지 괴담들, 예를 들면 거울 속에 갇힌 소녀라든지 여우의 창을 통해 보이는 다른 세계, 화장실에서 휴지를 달라는 손, 학교 비품실에 숨어있는 귀신, 양호실에 혼자 있을 때 나온다는 귀신 등등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것들이 등장인물들에게 현실화가 되어 다가온다.

 

  영화는 중반까지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사실 이미 알고 있는 괴담들이기에 어떻게 전개가 될 것인지는 뻔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일이 일어나기까지의 과정을 보는 기대감과 두근거림 그리고 긴장감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그 흐름은 무난하게 이어지면서, 다음 단계를 기대하게 만들었고 ‘온다!’라면서 두근거리게 했다. 몇몇 CG는 좀 티가 나긴 했지만, 그 정도야 뭐 그냥 넘어가자.

 

  하지만 그 긴장과 두근거림은 후반에 시오리가 방송실에서 독백하는 장면에서 박살이 나고 만다. 4반의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이 너무 길었다. 이미 눈치 채고 있는 마당엔 괜히 질질 끌고 신파조로 만들면서 그 전까지의 긴장감을 사라지게 했다. 아, 진짜 후반부를 보면서 너무 아쉬웠다. 그 부분만 잘 다듬었으면 꽤 좋은 평을 받았을 수 있었을 텐데. 감독이 후반에 가서 힘이 딸렸나보다. 뒷심이 많이 부족했다.

 

  그리고 포스터에 떡하니 그려진 여우의 창이 그리 두드러지지 않았다. 분신사바하는 장면은 다른 영화에서도 너무 많이 우려먹어서 다른 걸 특색으로 내세우고 싶었던 걸까? 여우의 창을 하는 장면보다 분신사바하는 오프닝이 더 인상적이었다.

 

  아, 진짜 초반까지 좋았는데……. 아쉽기만 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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