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가르쳐 준 거짓말
제임스 W. 로웬 지음, 이현주 옮김 / 평민사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원제 - Lies My Teacher Told Me: Everything Your American History Textbook Got Wrong

  저자 - 제임스 W. 로웬

 

 




 

  우연이라도 이 책을 제목을 보면 놀랄 것이다. 세상에, 선생님이 거짓말을 하다니! 아이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해야 할 선생님이 진짜로? 물론 우리나라 얘기가 아니라 미국의 일이라 다행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세계 제일이라는 미국에서도 그러는데 하물며…….’라는 불안감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헐, 자기들 잘났다고 맨날 남의 나라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더니만, 뒤로는 이런 짓을 하고 있었군.’ 이런 생각만 들었다. 그리고 휘리릭 대충 앞부분에 있는 조작된 역사에 관한 부분만 읽고 넘겼다. 거기가 제일 관심 있는 부분이었으니까.

 

  예를 들면, 헬렌 켈러가 대학을 졸업한 다음에 어떻게 살았는지 왜 위인전에서는 다루지 않는 건지, 민족 자결주의를 내세웠던 윌슨 대통령은 사실 지독한 인종차별 주의자였다는 사실 등등.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읽은 헬렌 켈러 위인전은 예전과 조금 달라졌다. 그 책이 재작년인가에 나왔는데, 지금까지 어디서도 보여주지 않던 그녀의 인생 후반기까지 다루고 있었다. 그녀는 여성과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차별 정책에 반대하여 시위도 많이 하고 그랬다.

 

  다시 책 얘기로 돌아와서, 그런 특별한 몇몇 경우를 빼놓고는 이 책의 존재에 대해 거의 잊고 있었다. 그러다가 요즘 사회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떠올랐다. 이번에는 저번에 넘어갔던 뒷부분에 있는 얘기까지 꼼꼼하게 읽었다. 특히 ‘역사를 왜 이렇게 가르치는가?’ 와 ‘역사를 이렇게 가르친 결과는 무엇인가?’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역사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이유가 많은데, 그 중의 하나는 ‘교과서가 확실성의 수사학’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교과서란 검정을 받고, 외부의 압력을 받기 때문에 교사가 자유롭게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역사 공부란, 교사가 통제하는 정보의 전달에 국한된다고 말한다. ‘사적 대담에서는 생기발랄하고 생각이 넓고 많은 지식을 가진 교사가 수업시간에는 편협하고 단조롭고 엄격한 교사’로 변한다고 지적한다. 교과서의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해도, 어떻게 그들이 힘 있는 출판업자나 후원화된 저자의 기획물과 경쟁할 수 있겠냐고 반문한다.

 

  미국의 수업도 그렇지만, 한국의 역사 시간도 비슷할 것이다. 교과서에 반하는 것은 가르칠 수가 없다. 교과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지침서이다. 그래서 그것을 선정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또한 저자는 역사에 재미를 붙이는 방법으로, 학생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역사를 제시해보라고 제안한다. 그냥 활자로만 존재하는, 죽어있는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삶과 가치관 형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난 우리 역사 가운데서도 특히 근현대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우리 상황과 가장 가깝게 연결이 되어있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교과서를 제대로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과 ‘모르는 것이 약이다.’라는 말이 계속 떠올랐다. 아무것도 모르고 학교와 사회에서 하라는 대로만 하면서 살면 마음은 편할 것이다. 이것저것 골치 아프게 생각하거나 걱정할 거 없고, 모든 것은 잘 아는 위에서 알아 처리해줄 테니까.

 

  하지만 지금까지 자신이 시키는 대로 했던 것이 옳은 것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면, 이후 삶은 머리가 아파진다. 반대 의사를 하게 되고 저항을 시작하면, 아마 살기 고달파질 것이다.

 

  어디서 읽은 것인지 확실히 기억은 안 나는데, 거짓으로 가득한 세상은 평안하다는, 그런 비슷한 뉘앙스의 구절이 생각난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한다. 이왕이면 편안하게 별다른 고민 없이 살아가는 것도 좋고. 책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아니,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 이 책은 현재 절판되었고, 2010년 휴머니스트 출판사에서 개정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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