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오형제
사토 토야 감독, 스즈키 료헤이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원제 - Gatchaman , 2013

  감독 - 사토 토야

  출연 - 마츠자카 토오리, 아야노 고, 고리키 아야메, 하마다 타츠오미

 

 

 

 

 

  여자아이가 하나 끼어있고 백조나 부엉이 같은 다른 종류의 새도 같은 팀에 있는데, 왜 하필 대장의 상징인 독수리이고 남자를 뜻하는 오형제인지 아직도 모르겠는 만화영화가 있다. 다만 내 어린 시절에 동생과 함께 시간 맞춰서 보려고 노력했던 만화이고, 큰조카는 싸우는 걸 싫어해서 별로 안 좋아했지만, 둘째 조카와 막내 조카는 너무도 좋아했던 만화였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난 그 만화 영화를 띄엄띄엄 이라고 해도 적어도 네 번은 본 것이다. 그렇지만 결말은 절대로 생각나지 않는 그 만화가 바로 ‘독수리 오형제’이다.

 

  실사 버전이라고 해서, 처음에는 조금 기대를 했었다. 만능 해결책인 버드 미사일은 어떻게 표현되는지, 알렉터 군단과의 전투 장면은 발전된 CG 기술로 어떻게 묘사될지 궁금했었다. 거기에 그 당시 꽃미남이었던 1,2호와 꽃미녀 3호의 배역을 누가 맡을 것인지도 은근 기대가 되었다.

 

  하지만…….

 

  언젠가도 말했지만, 일본 작품을 보다보면 ‘악당에게도 사연이 있고, 알고 보면 무척 불쌍한 놈이다.’라는 인식을 강요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예를 들자면, 예전의 피해자나 그 관련자가 가해자로 나온다든지, 피해자가 죽어 마땅한 사람이라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범인은 구구절절 자신의 안타까운 사연을 풀어놓으며, 사람들의 동정을 산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것일까? 그런 점이 무척 거슬렸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런 부분이 무척 부각되면서, 어딘지 모르게 내 추억을 망가뜨린 기분이 들어서 화가 났다. 아니 왜! 부수적인 재미였던 팀원들 사이의 연애 감정을 극대화시키다 못해, 없던 과거 연애사까지 들먹여서 악당에게 동정의 여지를 남기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왜 주인공은 과거의 기억 때문에 힘들어해야하고, 혼자 죄책감을 지고 있어야하는지 모르겠다.

 

  난 그냥 어릴 적에 신나게 보았던 싸우는 장면을 기대했던 것이지, 인물의 심리극을 보고 싶었던 건 아니다. 과거 회상 장면 분량이 너무 많았던 건 아닐까하는 느낌이었다. 또한 이야기 진행이 너무 평범했다. 과거와 연결 지어 갈등을 유발시키려고 했는데, 그게 영화 진행의 발목을 잡은 분위기였다.

 

  게다가 악당 두목의 카리스마 부재도 문제였다. 왜 동정표를 유발하는 거람? 너희들이 날 버려서 내가 얼마나 슬펐는지 알아?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내가 이 길을 택한 거라고! 뭐 이런 식? 하지만 비슷한 상황에서도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캐리건은 카리스마가 철철 흘러넘치는 악당이었는데?

 

  그리고 나도 만화 속에서는 나름 꽃미남 꽃미녀였던 세 명이 다 미남미녀배우로 캐스팅된다는 게 힘들 것이라는 건 예상했다. 하지만 적어도 한 명은 그런 배우를 캐스팅해주는 게 상도가 아닐까? 관객의 추억을 이렇게 망가뜨리다니, 제작진 참 나쁜 사람이다. 아, ‘고리키 아야메’가 못생겼다는 말은 아니지만, 기억 속의 3호와는 분위기가 너무 달랐다.

 

  그나저나 영화에서 갤럭터 (옛날 내가 본 만화영화에서는 알렉터) 군단이 지구를 공격한 시기가 바로 올해, 2015년이다. 올해 무슨 마가 끼었나……. 사도가 나타나는 해도 2015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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