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를 타고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65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광용 옮김 / 해문출판사 / 1988년 11월
평점 :
품절


  원제 - Taken at the Flood, 1948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부유한 자산가 고든 클로드가 2차 대전 때 있던 런던 공습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 이제 남은 것은 엄청난 재산과 얼마 전에 결혼한 연하의 부인 로절린, 그리고 그의 돈으로 평생을 살아왔고 유산을 받을 거라 생각했던 친척들이다. 변변한 일자리도 없이 그의 뒷바라지로 살아왔던 친척들은 이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로절린의 죽음뿐이다. 그런데 죽은 줄 알았던 로절린의 첫 번째 남편이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친척들은 로절린과 클로드의 결혼이 무효가 될지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그런데 그 증거를 갖고 있다는 남자가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모든 증거는 로절린의 오빠인 데이비드를 가리킨다. 이때 포와로가 개입하는데…….

 

  읽으면서 무척이나 기분이 좋지 않은 책이었다. 이 놈이고 저 놈이고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포와로가 왜 이딴 인간 같지도 않은 것들을 상대해야하는지 기가 찼다.

 

  클로드의 친척들이 너무도 뻔뻔스럽고 재수가 없어서, 끝까지 읽기가 싫었다. 대충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 것이라는 게 눈에 보여서 더 싫었다. 평생 자기 힘으로 살아본 적이 없는 그들이 너무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들은 고든 클로드를 사랑하고 고마워한 게 아니라, 그의 돈이 고마웠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멍청하고 불쌍한 고든 클로드. 친척들이 그에게 잘해준 건, 그들에게 그가 생활비를 대주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아마 그들은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모든 돈을 로절린이 갖게 되자, 화가 났다. 게다가 로절린의 오빠 데이비드는 고든과 달리 그들에게 생활비를 대주지 않았다. 그러면 각자 알아서 살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들은 로절린이 죽기를 빌었다. 아주 그냥 개념이라고는 없는 족속들이었다. 진짜 짜증났다.

 

  게다가 그나마 쓸 만한 머리와 개념을 가졌다고 생각한 린마저 후반부에 가서는 이상한 여자가 되어버렸다. 그녀는 처음에 로절린에게 기대려는 친척들을 부끄러워했다. 스스로 뭔가 해보려고 노력을 했다. 그래서 '오, 얘가 가문을 일으키겠구나.'라고 생각하며 기대를 가졌다.

 

  그녀는 전쟁에 참가하고 제대를 한 여성이다. 그래서일까? 전쟁을 피해 시골에서 농장을 말아먹고 있는 사촌이자 약혼자인 롤리의 무사태평함과 무사안일주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는 약간 위험해 보이는 나쁜 남자 스타일의 데이비드에게 마음이 끌렸다. 그녀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걸 눈치 챈 롤리는 절대로 그녀를 뺏길 수 없다며, 그녀를 공격한다. 남에게 주느니 아무도 못 갖게 하겠다는 일념으로 그녀의 목을 조른다.

 

  그런데 포와로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 그녀는 내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대사를 롤리에게 내뱉는다. "난 그때야 비로소 내가 당신의 여자라는 걸 알았어요! 이제 나는 당신의 여자예요, 롤리!" 그 부분을 읽으면서 책을 집어던지고 싶었다. 이 집안은 어딘지 모르게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유전자가 흐르는 모양이다. 아니, 이 무슨 미친 X같은! 병신 같은 호구력도 그 집안의 유전인가보다. 설마 린은 SM 플레이를 좋아하는 여자였나? 맞으면서 흥분하고 쾌감을 느끼나? 그래서 그런 거야? 롤리의 목 조름이 엄청난 오르가즘을 느끼게 한 거야? 그래서 그런 거야? 응?

 

  게다가 사건의 해결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우연히 사고로 사람이 죽은 게 장난인가? 과실치사라는 게 그 당시는 없었나? 아니 왜 그 사람은 안 잡아가지? 뭔가 이상했다. 이건 크리스티가 공정성을 잃고 적은 책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살인만 죄는 아니잖아? 과실치사도 죄고, 사기공모도 죄잖아? 왜 그 사람만 잡아가는 건데!

 

  등장인물의 성격도 그렇고 사건의 진행도 그렇고, 무척이나 읽기 힘든 책이었다. 거기에 후반부에 나오는 린의 이해 불가능한 대사는 정점을 찍었다. 아, 너무 실망스럽고 화가 났다. 크리스티에게도 포와로에게도.

 

  그나마 건진 건, 포와로의 이 대사뿐이다.

  '강해지지 않으면 세상은 살기가 더욱 어려운 곳으로 변해가는 겁니다.' -p.202

 

 

 

  오타 발견

  64페이지 밑에서 네 번째 줄, '걱정하해요.' 걱정마세요라고 적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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