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이디 Q.E.D 8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1월
평점 :
품절


  원제 - Q.E.D.證明終了

  작가 - 카토우 모토히로 (加藤元浩)

 

 

 

 

  오늘은 어쩐지 몸이 찌뿌듯하고 영 힘이 나지 않아, 읽던 소설책 읽기를 중단하고 만화책을 빌려왔다. 어디보자, 전에 이 책을 몇 권까지 봤더라? 무척이나 오랜만에 보는 기분이다.

 

  역시 이번에도 두 가지 이야기가 들어있다. ‘폴링 다운’과 ‘학원제 소동’. 앞의 이야기는 가나와 토마가 친구들과 놀러간 곳에서 일어난 추락 사고에 대한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고, 뒷이야기는 학교에서 학원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해프닝을 다루고 있다. 전자가 조금 무거운 분위기였다면, 후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폴링 다운’은 가나의 주도로 학교 친구들이 번지점프를 하러가면서 시작한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사고가 나서 잠시 폐쇄한다는 공지였다. 자살로 처리가 되었다지만 뭔가 석연찮은 점을 느낀 가나는 토마를 앞세워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10년 전 있었던 화재로 소방관인 아버지를 눈앞에서 잃은 소년과 그 소방관이 목숨과 바꿔 구출한 소년. 둘은 자라서 소방관이 되고 싶었지만, 한 명은 고소 공포증 때문에 탈락 위기에 처했고 다른 한 명은 어떻게 해서든지 그를 돕고 싶었다. 그리고 그 둘을 심사하는 조교가 죽은 채로 발견된 것이다. 과연 그의 죽음은 살인인가 사고인가?

 

  ‘학원제 소동’은 학원제가 열리기 전날, 우연찮게 이웃한 동아리끼리 말다툼을 벌이게 된다. 겨우 화해를 하고 각자 저녁을 먹으로 나갔는데, 어럽쇼? 모든 동아리 방이 엉망이 되어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아까 다퉜던 동아리의 소행이라 짐작하고 서로 싸우기 시작하는데, 과연 동아리방들을 엉망으로 만든 범인은?

 

  첫 번째 이야기는 뭐랄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그 꿈을 이룰 수 없게 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묻고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남 탓을 할 것인지 아니면 자기 책임으로 돌리며 다른 방안을 마련할 것인지, 만화는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에서 범인은 남 탓을 했기에 애꿎은 사람을 원망하고 살인까지 저질렀다. 자신의 꿈을 이루겠다는 욕심으로 문제의 근원을 찾아보지 않고, 그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을 없애버린 것이다.

 

  가끔 나도 그런 경우가 있다. 분명 내가 잘못한 것이지만, 그걸 누군가 지적하면 괜히 그 사람이 미워지는 것이다. ‘나도 아는데, 왜 굳이 지적질을 하는 거지?’라면서 말이다. ‘네가 뭔데?’라는 마음도 슬그머니 들기도 한다.

 

  내가 잘못한 것인데, 내 탓이라고 하기보다는 남 탓을 하기가 쉽다. 그러면 영원히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없고, 계속 그 자리에 머무르기만 할 뿐이다. 어쩌면 더 퇴보할 수도 있다. 이 만화에서는 그걸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비유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결국 남 탓만 한 사람은 자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인생까지 말아먹어버렸다.

 

  하아, 나도 이제 그런 나쁜 습관은 고쳐야겠다. 그렇다고 무조건 내 탓이라고 한다는 건 아니다. 내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선을 긋는다는 것이다. 그러자면 내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할 것이다.

 

  아! 그래서 소크라테스가 그런 말을 했나보다. 내 자신을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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