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긴티 부인의 죽음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56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심윤옥 옮김 / 해문출판사 / 1988년 5월
평점 :
품절


  원제 - Mrs. McGinty's Dead, 1952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원래대로라면 ‘부부탐정’을 읽을 순서지만, 어쩐지 포와로가 보고 싶어져서 이 책을 먼저 골랐다.

 

  마을에서 파출부 일을 하는 맥긴티 부인이 살해당한다. 그녀의 집에 세 들어 살던 벤틀리 청년이 범인으로 지목되어 체포되었다. 모든 증거는 그에게 무척이나 불리했다. 특히 사교성이 없고 음울한 인상의 그를 본 배심원들은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를 체포했던 스펜서 총경은 모든 증거에도 불구하고 그가 살인범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는다. 결국 총경은 포와로를 찾아와 진범을 찾아달라고 부탁을 하는데…….

 

  전에도 느꼈지만, 크리스티의 소설 중에는 유전(遺傳, heredity)에 대해 다룬 것이 종종 있었다. 아마도 심리적인 면에서 범인을 추론하는 포와로나 미스 마플 같은 탐정이 나오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범인이나 피해자의 독특한 성격이나 기질은 아무래도 집안 내력인 경우가 있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그런 점이 제일 두드러진 것은 ‘크리스마스의 살인 Hercule Poirot's Christmas, 1938’이 아닐까 싶다. 거기서 포와로가 범인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에게서 아들에게 전해 내려오는 성격과 외모였다. 아, 그러고 보니 코난 도일 경의 ‘바스커빌의 개 The hound of the Baskervilles, 1901’에서도 그런 비슷한 부분이 나오긴 한다. 거기서도 셜록 홈즈가 집안에 걸린 초상화를 보고 범인과 피해자 가문의 연관성을 알아차린다.

 

  이 책에서도 그런 유전적인 요인이 중요하게 부각된다. 그러니까 ‘부모가 범죄자거나 출신이 좋지 않으면, 그 아이는 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느냐 마느냐’ 또는 ‘범죄자는 태어나는 것인가 아니면 만들어지는 가.’에 대한 것이다. 얼마 전에 본 영화 ‘체인드 Chained , 2012’나 윌리엄 마치의 소설 ‘배드 시드 The Bad Seed, 1954’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된 적이 있었다.

 

  사실 이 책에서는 뭐랄까, 그런 출신에 따른 유전을 너무 믿던 사람 때문에 모든 사건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아이의 부모가 범죄자라도 옆에서 잘 지도해주면 바르게 클 수 있다고 믿어야 할 텐데, 부모가 범죄자니까 아이도 그럴 거라는 편견을 가진 사람 때문에 비극이 시작되었다. 특히 그 사람이 꽤나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문제는 더 커진다.

 

  그렇다고 살인을 저지른 사람을 옹호하는 건 아니다. 언제나 범인들은 잡히고 나면 말한다. ‘그건 실수였어요.’ 그런데 이 책의 범인은 한 술 더 떠서 ‘제가 살인을 저지른 건 제 피가 나빠서 그래요. 그건 제 탓이 아니에요’라고 말인지 방구인지 모를 헛소리를 내뱉는다. 별 웃긴 소리를 다 들어보겠다.

 

  이번 이야기에서 올리버 부인이 나온다. 여전히 사과를 좋아하고 소설 쓰느라 정신이 없으며, ‘경찰청 고위 인사가 여자였으면…….’내지는 ‘여성의 직관력’ 같은 말을 하고 다닌다. 어떻게 보면 참 짜증날 거 같은데, 어쩐지 매력적으로 보이는 건 왜일까?

 

  그나저나 소설 첫 장에서 포와로가 하는 말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그의 생각 내 생각 똑같다. “제길, 사람은 하루에 세 끼밖에 식사를 할 수 없다니…….” 이러니 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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