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는 용기 - 실존적 정신분석학자 이승욱의 ‘서툰 삶 직면하기’
이승욱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부제 - 실존적 정신분석학자 이승욱의 ‘서툰 삶 직면하기’

  저자 - 이승욱

 

 


  이 리뷰를 쓰기 전에, 이 책의 저자가 진행하는 팟캐스트를 한번 들어보았다. 그런데 음, 책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들어서 조금 놀랐다. 책은 조곤조곤 사례를 들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펼치고 있는데, 팟캐스트는 다른 방식이었다. 난 책이 더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의 목적은 첫 장을 펼치자마자 프롤로그에 굵은 글씨로 적혀있다.

 

  ‘적절한 시기의 올바른 포기는 인생을 얼마나 편하게 만드는지 모릅니다.’

 

  이 문장을 보는 순간, 머릿속에서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들락날락했다. 우선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만화 ‘슬램덩크’의 명장면을 패러디한 컷이었고, 적절한 시기란 무엇인지 올바른 포기는 또 뭐란 말인지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욕망과 집착을 줄이라는 내용일지도 모른다는 상상과 추측까지 해보았다.

 

  이 책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총 네 개의 장에 구체적인 사례를 곁들여 저자의 의견을 펼치고 있다.

 

  1장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여기서는 자신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 예를 들면, 왜 남의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지, 내가 직면한 문제의 원인은 집착 때문인가 욕망 때문인가, 내가 남에게 인정받을 만한 것은 무엇이 있는지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2장 나는 누구로 사는가?

  이 장에서는 내 존재를 어떻게 누구를 통해 증명할 수 있는지, 무엇을 얻고자 노력하는지 말하고 있다. 자기연민과 자기혐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3장 나는 왜 불안한가?

  사람이 불안한 이유는 남에게 평가받는 것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미지의 것, 예를 들면 죽음 때문에 현재를 불안해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선택이 문제가 아니라, 그에 따른 책임을 지기 싫어서 두려워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4장 나는 타인에게 무엇을 원하는가?

  제목 그대로, 내가 남에게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진정한 나 자신이 없기 때문에, 남에게서 그 빈 공간을 채우거나 자신을 찾기 위해 그렇다고 저자는 얘기한다.

 

  책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가는 대목도 있고 아니다싶어 고개를 갸웃거리는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공감하는 부분이 더 많았다.

 

  결국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건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와 비슷한 문제 같다. 어릴 적에 받은 트라우마 때문에 커서 자식에게 집착하고 왜곡된 상을 주입시킨 부모 때문에 또다시 상처받은 아이가 태어난다.

 

  상처받은 상태로, 그것을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두었기 때문에 속으로 곪고 짓무르면서 고름과 피를 철철 흘리는 어른이 되어버렸다. 그런 자신이 싫어서 자기 자신을 또 상처주고 경멸하며, 누가 이런 자기 속마음을 알까봐 불안해하는 동시에 누군가 상처를 치료해주길 바란다. 이런 모순 때문에 사람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기고, 집착을 하거나 강요받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여 놓아버리라고 충고한다. 자기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지나친 욕망은 버리라고 말한다.

 

  음, 하지만 요즘같이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남들과 다르면 어쩐지 뒤처지거나 루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무언가를 놓아버리라는 건 글쎄……. 지나친 욕망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사회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최소한의 몸부림일 수도 있을 텐데.

 

  게다가 저자는 자신을 인정하기 위한 과정에는 세상에 알리거나 타인의 확인이 필요 없다고 하지만, 인간에게는 사회적 인정을 바라는 욕구가 있다고 배웠다. 그걸 버리라는 건가?

 

  이런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일어났다. 그러니까 내가 바라는 게 욕망인지 아니면 내 능력 안의 일인지 어떻게 알 수 있담? 그러자면 자기 자신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는 게 우선이 아닌가?

 

  아, 그렇구나. 이제야 알 거 같다. 소크라테스가 왜 “너 자신을 알라.”고 말했는지, 그가 왜 시공간을 초월해서 추앙을 받는지 알 거 같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라는 요구는, 타인을 평가하는 잣대를 자신에게 적용하니 스스로 보기에도 별 볼 일 없고 사랑할 수 없더라는 자기 고백에 다름 아닙니다. -p.59

 

  타인이 당신과 똑같은 존재이길, 똑같은 감정표현 방식과 관계 방식을 갖기를 기대하지 않길 바랍니다. 만약 당신에게 그걸 요구하는 누군가가 주변에 있다면 그에게 싫다고 정중히 말하십시오. 그리고 그것에 반응하는 상대방의 감정을 지나치게 개인적으로 받아들여 상처받지 마십시오.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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