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하는 철학
로제 폴 드르와 지음, 박언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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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Une Breve Histoire De La Philosophie (2008년)

  저자 - 로제 폴 드르와



  고등학교 다닐 때, 철학자들에 대해 대충 외운 기억이 난다. 그 때는 그냥 시험을 잘 보기 위해 몇 세기, 누구, 무슨 주장 이런 식으로 머리에 입력시키느라 바빴다. 그래서 시험이 끝나면, 자연스레 포맷에 되면서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철학자와 철학의 역사가 제일 싫은 암기 과목 부분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인지, 아니면 학교를 졸업하면 공부가 재미있어진다는 이상한 법칙 때문인지 모르지만, 좀 더 철학에 대해 알아보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그렇지만 그 때의 악몽 같은 기억 때문에, 맘처럼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가끔 철학 관련 서적을 읽을 때, 외웠던 것이 조금 생각나면서 '그게 이거구나'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게 다였다.


  그래서 이 책을 보는 순간, 호기심이 생겼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바라진 않을 것이고, '예전에 외웠던 기억을 되살리는 데 도움을 주려나?' 라는 편한 마음가짐으로 읽기 시작했다.


  제목답게 이 책은 철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고대부터 대표적인 철학자의 간략한 일생과 기본 사상에 대해 간략하게, 하지만 충실하게 설명하고 있다. 우선 시대별로, 가장 많이 논의했던 주제를 소제목으로 하여 간략하게 내용을 정리한다. 총 5부로 되어있다.


  이어서 논할 철학자의 출신지나 살았던 곳에 대해 서너 줄로 정리해놓고, 그가 어떤 활동을 했는지 연표로 적어두었다. 또한 그가 주장했던 개념과 명언, 그리고 철학사적 위상에 대해 한 페이지 빼곡히 적었다.


  이후 그의 사상이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 활동은 어떠했는지, 그의 사상에 대한 간단하지만 핵심적인 내용을 설명한다. 분량이 그리 많지 않다. 한 명당 열 장을 넘지 않는다.



왼쪽이 철학가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적힌 첫 장

오른쪽이 마지막 장



  마지막 장에는 그에 대해 처음 접하면 좋은 책과 좀 더 알고 싶을 때 도움이 될 책이 적혀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의 사상에 대한 총정리와 이후 다음에 이어 소개될 사람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짧게 서술한다.


  이 마지막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함으로 그들이 어떤 생각의 흐름으로 사상을 발전시켰는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현대로 가까워올수록 이게 뭔 말이냐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아, 이런 식으로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었구나.'라고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어쩌면 철학자들은 남들이 보지 않는 다른 방향으로 발상의 전환을 해서 고생을 사서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잠시 해봤다. 좋게 표현하면 창의력이 뛰어난 것이다. 거기에 그 생각을 이론적으로 확립시킬 수 있는 지식과 논리력도 있는 것이고.


  현대 철학 부분은 다시 한 번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왜 굳이 그런 생각을 발전시켰는지 알 수는 없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묘한 생각이 들었다.


  아, 현대라고 해도 니체에서 끝이 난다. 나중에 이 책이 다시 나올 때, 20세기 중후반은 어떤 소제목으로 누가 목록에 들어있을지 궁금하다.


  324쪽 세 번째 줄. '이러 식으로 만들어진 진리는'은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진리는'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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